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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서울시뮤지컬단 ‘브라보 마이 러브’ 김형석의 감성이 주크박스 뮤지컬로, 그러나

발행일 : 2018-05-09 01:40:01

서울시뮤지컬단의 <브라보 마이 러브>가 5월 4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스테디셀러 작곡가 김형석의 노래들을 아름다운 뮤지컬로 탄생시킨 주크박스 뮤지컬로 한진섭 연출, 오리라 극본으로 만들어졌다.
 
스토리텔링,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력, 디테일과 분위기를 살린 안무,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서를 잘 표현한 무대 디자인, 김형석의 훌륭한 원곡이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는데, 기악과 성악의 부조화, 건반을 비롯한 악기의 볼륨 조절 실패와 윙윙거림은 감성 돋을 수 있는 뮤지컬의 정서를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게 여겨졌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한 가지만 빼고는 정말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주크박스 뮤지컬
 
<브라보 마이 러브>에서 열 살 때 해외입양으로 한국을 떠난 지 27년만에 세계적인 플루티스트 제니 브라운(유미 분)은 월드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다. 제니는 어릴 때 천사원에서 같이 자란 이요한(신대성, 한일경 분)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고, 제니의 성공 스토리를 담을 책의 한국판권 계약에 성공한 중소 출판사 은하수의 조정희 대표(권명현, 이신미 분)는 집필 작가인 에드워드(정선영, 허도영 분)의 한국 취재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무대 막에 펼쳐지는 영상과 함께 공항으로 예상되는 비행기와 안내 방송 소리가 들리면서 관객의 정서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알려주는데, 이 작품의 스토리텔링은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노래를 활용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서울시뮤지컬단 단원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
 
<브라보 마이 러브>는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모창으로 부르지 않고, 뮤지컬 배우의 발성법으로 불렀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가요에서 가져왔지만 뮤지컬에 맞는 정서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자(김범준 분)의 넘버 ‘늑대와 함께 춤을’에 맞춰 앙상블이 펼치는 안무는 참신한데, 앙상블 단원들이 각기 파트를 나눠 마치 이기자의 분신인 것처럼 각기 다른 소절의 안무를 함께 하는 모습은 율동감과 리듬감을 전달한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칼군무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통일성과 조화를 잘 이루는 안무는 인상적인데, 대극장 뮤지컬 안무로도 전혀 손색이 없도록 디테일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너무 어렵지 않기에 노래를 부르면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이요한 역의 신대성, 에드워드 역의 정선영은 이중창을 부를 때 남남 케미를 발휘하는데, 경쟁 관계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로 설정됐다는 점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신대성이 부드럽고 감미롭게 노래를 부를 때 유미는 맑고 시원시원하게 노래를 불러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도 했다. 매니저 아리아나 역 임승연은 연기와 발성 좋아 상황을 정리하며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부모로부터 두 번 버림받는 아픔, 세계적인 플루티스트의 예술혼을 만든 결핍은 엄마의 빈자리
 
<브라보 마이 러브>는 마음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상황을 전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본다는 점이 돋보인다.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함 부모는 스스로에게 용서받지 못할 정도의 죄책감을 느끼고, 상처가 많은 아이는 말이 없다.
 
제니 브라운은 입양됐다가 피양 되는 아픔을 겪는데, 서로 다른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통을 두 번 겪는 것이다. 세상이 다 없어지는 것 같은 멸절의 고통을 한 번도 아닌 두 번 겪은 것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제니가 완벽주의자가 된 것은 어릴 적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인데, 그 결핍은 엄마의 빈자리였던 것이다. 유명해지는 것은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것인데, 그렇지만 엄마는 나를 알아보지 못 한다는 제니의 말은 관객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헤어진 애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성공하겠다는 결심과 노력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 그런 아픔을 겪고 결심을 하는 게 아니라 의지할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한 어린 시절에 의지할 곳 없이 힘들게 버텨내면서 마음의 결심과 결단을 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엄마가 되는 것이 두려워 결혼을 피했던 제니의 마음을 이해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세종문화회관 40주년 기념 이벤트처럼 연이어 펼쳐지는 기악과 성악의 부조화
 
<브라보 마이 러브> 본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분명히 좋은 면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별로 감동이 크지 않다는 아이러니를 느꼈을 것이다. 정말 훌륭한 요소가 많은 작품인데, 기악과 성악의 볼륨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안타까움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에 이어 서울시뮤지컬단의 <브라보 마이 러브>까지 세종문화회관의 자체 공연들은 연이어 기악과 성악의 볼륨을 맞추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서울시오페라단과 서울시뮤지컬단이 기본과 기초를 못 맞춘다는 것은 실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분명 성의의 문제이다. 전속 단체가 늘 하던 공연장에서 이런 실수를 계속한다는 점은, 마치 세종문화회관 40주년 기념 깜짝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는 기악이 성악에 비해 너무 컸는데, 건반과 드럼, 특히 건반은 가사를 편하게 들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건반은 단지 볼륨이 큰 것뿐만 아니라 윙윙거리면서 소음처럼 들렸다는 점은 공연 내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얼마나 가사가 중요한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체적인 조화도 고려하지 않은 연주는 원곡의 서정성을 훼손한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게 여겨진다. 5월 4일(금)에 첫 공연을 시작해 네 번째 공연인데도 계속 이렇게 연주했다는 것인데, 중요한 점은 이런 문제점을 전혀 인지하지 않고 개선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브라보 마이 러브’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이기자 역의 김범준은 극중 캐릭터를 위해 본인의 가창력을 다 발휘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기악과 성악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가창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느낀 관객도 있을 것이다. 기악과 성악의 조화가 이뤄졌다면 정말 잘 부르는 배우가 디테일한 연기력을 발휘한 것이라는 점을 관객들이 알았을 것이고, 그 장면에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연 내내 기악과 성악의 부조화를 <브라보 마이 러브>가 펼친 상황에서도 유미는 뛰어난 가창력을 발휘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미는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른 것인가 감탄하게 된다. 만약 성악과 기악이 조화를 이뤘다면 유미의 노래에 관객의 환호와 탄성이 끊이질 않았을 것이라는 점은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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