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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창작무용극 ‘카르멘’ 서울시무용단에서도 보여준 제임스 전의 마력

발행일 : 2018-05-10 17:31:32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극 <카르멘>이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BMW 7 시리즈와 함께하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공연이자, 서울시무용단의 ‘문학과의 만남’ 시리즈의 일환으로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프랑스 소설이 원작인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Carmen)>의 대본을 바탕으로 제임스 전이 경쾌한 춤극으로 안무 및 연출한 작품이다.
 
첫날 공연에서 오정윤, 이진영, 최태헌 등 서울시무용단 단원들과 에스카미요 역으로 출연한 무용수 정운식(서울발레시어터 지도위원)은,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감정을 축적했다가 발산하기를 반복하는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여줬다. 제임스 전의 빠르고 밝고 경쾌함과 서울시무용단의 표현력이 만난 감동스러운 시간이었다.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빠르고 경쾌한 공연, 서울시무용단에서도 보여준 제임스 전의 마력
 
<카르멘>은 관객석 불이 꺼지기 전에 음악이 먼저 공연을 시작한다. 카르멘(오정윤, 김지은 분)의 정열적인 빨간색의 이미지가 경쾌하고 빠른 회전의 안무 속에서 빛났는데, 오페라에서 느껴지는 우울하고 음산한 분위기가 아닌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전환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오페라에서 카르멘이 팜 파탈이었다면, 서울시무용단의 <카르멘>에서 카르멘은 말괄량이 아가씨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무용 공연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화려함 속에 돈 호세(최태헌 분), 미카엘라(이진영, 윤서희 분), 에스카미요(정운식 분) 역시 가볍게 움직일 수 있도록 캐릭터가 설정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제임스 전은 발레 중에서도 모던 발레 작품을 주로 안무했고, <현존(Being)>처럼 뮤지컬을 연상하는 만들면서도 연기자가 아닌 발레 무용수가 보여주는 안무의 수준 높음을 표현하는데 뛰어남을 발휘해왔다.
 
이번 <카르멘>에서도 제임스 전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에서 25개의 곡을 가져오면서도 원곡을 그대로 사용하지만은 않고 로디온 셰드린의 편곡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안무 또한 오페라 안무에 얽매이지 않고 제임스 전 특유의 속도감과 경쾌함을 서울시무용단과의 호흡을 통해 신선하게 펼쳤다.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원작 오페라를 잘 알고 있는 관객은 이번 <카르멘>을 기존 오페라의 스토리텔링에 맞춰 이해하고 해석할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게 진행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 오페라와는 다르게 정서를 변환하다
 
서울시무용단의 <카르멘>은 오페라와는 정서가 다르다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오페라에서 여자 주인공인 카르멘은 소프라노가 맡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메조소프라노가 맡는다.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오페라에서 카르멘이 추는 플라멩고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려한 플라멩고인 스페인 플라멩고가 아닌, 다소 투박한 느낌을 주는 집시 플라멩고이다. 당연히 카르멘의 춤은 업바운스의 춤이 아닌 다운바운스의 춤이 위주를 이룬다.
 
이번 <카르멘>에서는 카르멘이 팜 파탈이라기보다는 질투심 강한 말괄량이 같은 느낌을 주면서, 춤 또한 다운바운스가 아닌 빠르고 화려한 발레 동작을 활용하는 업바운스의 춤을 춘다.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만약 설정이 변화된 오페라나 연극, 뮤지컬이었다면 카르멘의 기본 정서를 훼손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무용극으로 창작했기 때문에 그런 정서적 제약을 준수하지 않아도 새롭고 신선하게 표현할 수 있고, 제임스 전과 서울시무용단은 그런 면을 잘 살리고 있다.
 
여자들끼리의 집단 난투극을 벌이거나 남녀 모두 질투의 화신들로 표현된 점은 발레적 안무의 업바운스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서울시무용단의 단원들이 그런 발레적 안무를 정말 멋지게 표현했기에 더욱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오케스트라 피트를 활용한 안무는 연극적인 친밀함을 선사했고, 측면 조명과 함께 펼쳐지는 안무는 오페라 속 안무와는 다른 연출법이었다. 에스카미요의 두 다리 사이로 들어가는 안무를 카르멘은 반복하는데, 돈 호세와 만날 때는 돈 호세가 카르멘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안무를 소화한다는 점은 각 인물 간의 관계와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제3막에서는 인간 투우의 모습을 빨간 천을 이용한 안무로 표현한다. <카르멘>는 원작 오페라의 스토리텔링을 알지 못해도,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 해도 충분히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무용단 ‘카르멘’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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