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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음악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의 호흡

발행일 : 2018-05-12 14:27:40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가 5월 1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개최됐다. 바이올리니스트 현해은(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현악 챔버 앙상블의 공연으로, 현해은은 제2부 공연에서 악장으로 직접 연주에 참여했다.
 
조정현의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홍종화, 피호영, 함지민, 첼리스트 조재형이 협연했는데, 익숙한 선율에 대한 감동적인 연주는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같은 협연자와 함께 하늠챔버앙상블의 연주를 IBK챔버홀이 아닌 콘서트홀에서 들었으면 더욱 강한 울림을 느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 조정현의 지휘로, 홍종화, 피호영, 함지민, 조재형의 협연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는 슈베르트의 ‘마왕’으로 시작했다. 두 번째 곡인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는 바이올리니스트 함지민의 협연으로 연주됐는데, 지휘자 조정현은 협연자가 무대에 오르자 왼손 지휘 동작은 작게 하는 배려를 보여줬다.
 
드보르작의 ‘슬라브 춤곡 O.72 제2번’의 협연자인 바이올리니스트 홍종화는 여유 있으면서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콘서트홀에서도 멋있었을 연주를 IBK챔버홀에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영광스러운 시간을 선사했다.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에서 피호영은 바이올린과 커플댄스를 추는 것처럼 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줬는데, 왼발 뒤쪽에 중심을 두고 연주를 시작하다가 오른발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동적 리듬감을 전달했다.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빨간 셔츠를 입고 등장한 첼리스트 조재형은 히나스테라의 ‘팜페아나 제2번’을 연주하기 위해 무대에 들어올 때는 팬들의 환호에 수줍고 미소로 답하며 들어왔는데, 연주 의자에 앉으면서 엄숙하고 진지하게 연주에 임했다.
 
조재형은 첼로를 연주하면서 저음에서는 콘트라베이스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고 활시위를 당기는 마지막음은 바이올린처럼 가볍게 표현하기도 했는데, 하나의 악기로 음역을 넘나드는 듯한 표현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협연자다운 유니크함과 포스, 독주 파트에서의 시각적 강렬함, 지휘자를 보면서 지휘자에게 맞추는 여유를 모두 보여줬는데, 첼로 연주를 하지 않는 시간에서도 음악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모습이 돋보였다.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 하늠챔버앙상블의 매력을 발산한 보로딘의 ‘팜페아나 제2번’과 두 번의 앙코르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에서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현해은이 악장으로 참여한 보로딘의 ‘현악 4중주 제2번’은 하늠챔버앙상블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시간이었다.
 
음악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의 호흡이 얼마나 아름다운 연주를 만들어내는지를 들려줬는데, 조정현은 정확하게 지휘하면서도 역동적인 리듬감을 발휘해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특히 제3악장은 현악기들만의 화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게 만들었는데, 좋은 연주를 들었을 때의 기쁨과 힐링은 클래식이 주는 묘미이다. 각자가 솔리스트이거나 솔리스트의 역량을 갖춘 연주자가 모여서 더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은 훌륭한 앙상블이 주는 선물이다.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 리허설사진. 사진=하늠챔버앙상블 제공>

<하늠챔버앙상블 제22회 정기연주회>는 선곡 또한 훌륭했다고 생각되는데, 어느 정도 들은 적이 있지만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과도하게 긴장하며 듣지 않아도 되는 곡들로 이뤄져 관객들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의도적으로 집중하지 않고 연주의 감성에 그대로 마음을 던질 수 있도록 짜인 이번 공연의 선곡은 긍정적이라고 여겨진다.
 
앙코르곡은 드로브작의 ‘유모레스크’와 몬티의 ‘차르다시’가 연주됐는데, ‘유모레스크’에서 관객들은 마치 이벤트 시간이 것처럼 즐거움을 표현했다. 헝가리의 민속 무곡에 바탕을 둔 ‘차르다시’는 현란한 스텝을 밟으며 빠르게 움직이는 안무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협연자가 많은 공연에서 지휘자 조정현은 빠르게 진행하는 연출력을 발휘했는데, 마지막 앙코르곡 마지막 연주에서 지휘자의 지휘봉과 모든 현악 연주자들의 활시위를 하늘로 보내는 듯한 퍼포먼스는 공연의 여운과 함께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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