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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데자뷰’ 남규리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발행일 : 2018-05-31 14:22:19

고경민 감독의 <데자뷰(DEJA VU)>는 영화 초반 1분, 3분, 10분 내에 얼마나 강렬하게 영화의 정서를 구축하는지를 보여준 작품이다. 본격적인 공포 영화 못지않게 공포스러움을 인정하게 만드는 점이 눈에 띈다.
 
신지민 역의 남규리는 전체적인 영화의 정서를 이끌면서 감정선의 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연기를 펼치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영화 보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 영화 초반 1분, 3분, 10분 내의 강렬함
 
<데자뷰>는 영화 초반 1분, 3분, 10분 내에 영화의 기본 정서를 어떻게 강렬하게 구축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관객을 어디에 데려다 놓고 시작할지, 영화가 앞으로 어떤 톤으로 갈지 분명하게 알려준다.
 
정서를 서서히 쌓아가며 미스터리와 스릴러로 들어가기 전에, 공포 영화적인 요소가 강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영화의 장르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돼있기 때문에 만약 영화 후반부에 ‘공포’가 부각됐으면 관객은 이야기가 잘 가다가 톤이 바뀌며 장르의 혼선이 왔다고 생각하거나, ‘미스터리, 스릴러’로 몰입됐던 감정이 ‘공포’로 배신당했다고 느끼며 허탈해 했을 수도 있다.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그런데 <데자뷰>는 영화 초반부터 본격적인 공포 영화 못지않게 공포스럽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든다. 영화관에 팝콘을 사들고 들어간 관객은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 대비하지 못하고 놀라며 팝콘을 쏟기도 하고, 팝콘을 한동안 먹지 못하고 긴장하며 영화에 집중하게 될 수도 있다.
 
◇ 영화의 정서를 끌고 간 남규리! 영화를 찍으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데자뷰>는 세 명의 질주하는 남자 이천희(차인태 역), 이규한(선우진 역), 조한선(주도식 역)과 혼자 감당하고 있는 한 명의 여자 남규리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세 명의 남자는 각기 다른 스타일로 질주하는데, 모두 다 남규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는 존재이다.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이천희, 이규한, 조한선도 <데자뷰>에서 연기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절대 편할 수 없지만, 세 명이 비중을 나누기 때문에 심리적 피로감은 상대적으로 덜 축적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남규리는 완전히 공유하며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 사건적인 면을 제외하고 정서적인 면만 집중해 관람한다면, 남규리는 거의 1인극처럼 영화의 정서와 감정선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차제이 역의 정은성 또한 심리적으로 힘든 여자 역할이긴 하지만, 영화의 내용상 남규리와 감정을 공유할 수는 없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남규리가 가장 힘들 수밖에 없다.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영화 속에서 힘들더라도 프로이고 연기자니까 당연히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그 사람이 돼 몰입하고 감정이입했을 경우 상처도 진짜 그 사람처럼 받는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남규리는 교통사고 후의 환청과 환영을 표현할 때, 표정 변화를 크게 보이지 않으면서 온몸으로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남규리에 감정이입한 관객은 얼굴을 찡그리며 괴로움을 공유할 수도 있지만, 공포를 온몸으로 받을 수도 있다.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정말 두렵고 공포스러운데, 그렇다고 실제로 절대 움직이지 못 할 정도로 동결 반응을 보이면 촬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해야 할 연기는 해야 한다.
 
숨어버리고 싶은데 숨을 데가 없을 때의 마음과 그 마음이 담겨 있는 기억은 신지민 캐릭터에 국한돼 있지 않고 남규리에게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실제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데자뷰’ 스틸사진.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원픽쳐스 제공>

영화 초반 남규리는 사건 트라우마(쇼크 트라우마)를 겪은 인물을 연기한다고 볼 수 있는데, 더 과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면에서 수위를 조절한 이유를 영화 마지막에 알게 되면 관객은 더욱 감탄할 수 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남규리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도 안전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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