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서울메이트 <Triple Bach>는 2018 대한민국발레축제의 기획공연으로 5월 31일과 6월 1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됐다. 스페인국립무용단 예술감독 호제 마티네스(전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왈)가 이제 막 프로 무용수를 시작하는 무용단원을 위한 안무를 스페인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인 김세연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 발레의 초심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Triple Bach>는 무대에 놓인 발레바와 무용수로 시작한다. 초심자의 과정과 마음을 표현한 안무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초심자도 공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발레바는 마치 연습 과정이 이럴 것이라고 상상하게 만든다. 발레 무용수가 아닐지라도,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언제부터 인생의 바를 잡지 않고 균형을 잡기 시작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은 성장해서 스스로 서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지난날 언젠가 <Triple Bach>의 초반처럼 저런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 초심을 각성하게 만드는 안무를 보고 있으면, 그럼 발레의 초심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발레 리뷰를 쓰지만 발레를 직접 배워본 적도 발레 이론도 발레를 보는 법도 배워본 적도 없는 필자가 발레의 초심을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발레의 기본과 핵심에 대한 탐구일 수도 있다.
<Triple Bach>은 공연 후반부로 가면서 화려하고 기교 넘치며 아름다운 커플무가 펼쳐지는데, 작품 속 안무의 강도 변화와 스토리텔링은, 시도하고 도전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의 다양성, 김세연의 <Triple Bach>의 다양성
<Triple Bach>는 바흐(J.S.Bach)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Brandenburg Concerto No.2,3,4,6)’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17·18세기 바로크 음악의 협주곡 중에서도 음악의 다양성을 가장 크게 구현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Triple Bach>를 직접 관람하면 발레바가 있는 공연 초반에는 단순한 기본 동작으로 안무가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초반에 등장한 8명의 무용수는 한 번에 같은 동작을 하기도 하지만, 각자 혹은 2명씩 서로 다른 디테일의 안무를 보여준다.
깔끔한 클래식 동작부터 화려한 파트너링까지 다양한 안무가 펼쳐지는데, 바흐의 음악과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안무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한 국내외 각기 다른 무용단의 주역 무용수들이 보여주는 표현력 또한 김세연의 안무, 바흐의 음악과 함께 <Triple Bach>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은 관람하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