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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한옥콘서트 산조 ‘대금 김선호’ 몰입한 채로 빠져나오지 않는 35분 동안의 울림과 떨림

발행일 : 2018-06-09 14:43:57

서울특별시 주최, 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주관, 한옥콘서트 산조 <대금 김선호>가 6월 7일 남산골한옥마을 민씨가옥에서 개최됐다. 5월 10일 <해금 김용하>, 5월 24일 <아쟁 윤서경>에 이은 공연으로, 6월 21일 <거문고 김준영>으로 이어진다.
 
<대금 김선호>에는 서울시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 고법 전수자이자 KBS 국악한마당 전속반주단 음악감독, 민속악회 수리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김선호가 대금을 연주했다.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제43회 전국난계국악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인 가야금 연주자 연지은,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인 고수 김태영이 협연자로 함께 했으며, 평론가 윤중강이 깜짝 사회자로 등장해 산조를 흥미롭게 안내하며 연주자들을 친근하게 소개했다.
 
◇ 35분 동안 이어진 김선호의 ‘원장현류 대금산조’
 
김선호는 연주를 하기 전에 아버지가 대금 연주자이셨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민속악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자신의 과거 연주 경험을 소개하며, 관객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한가락 한가락에 감정을 넣어 연주한다고 밝혔다.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고즈넉한 전통가옥에서 라이브로 듣는 대금 산조는 더욱 뜻깊게 전달됐는데, 김선호는 악보도 없이 외워서 연주하면서 울림과 떨림을 전달했다. 눈을 감고 몰입해서 연주하기도 했는데, 35분 동안 몰입한 채로 빠져나오지 않고 연주하면서 점점 강도를 높여가며 축적된 정서를 발산했다.
 
연주를 마친 후 김선호는 본인이 만든 대금으로 성심성의껏 첫 연주를 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연주 시간 내내 김선호에게 정직과 성실이 느껴졌다. 김선호의 연주를 들으면 기교로 승부하기보다는 정면돌파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된다.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 빠르게 조율하는 모습부터 인상적인 연지은의 ‘최옥산류 가야금산조’
 
‘최옥산류 가야금산조’ 무대에 오른 연지은은 빠르게 가야금을 조율하는 모습부터 인상적이었다. 완급 조절이 뛰어난 연주자로 표정 변화 없이 연주에 몰입했다. 손놀림에 힘과 절도가 있으면서도 리듬을 탈 때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가야금을 연주하면서도 조율하는 모습은 호기심을 자아냈는데, 음악적 디테일과 완성도를 추구하면서 빠른 판단과 실행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지은이 메인이 된 한옥콘서트가 만들어진다면 독주자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 대금과 가야금 산조병주 ‘꽃산조’
 
대금과 가야금이 같이 연주하는 산조인 산조병주는 많지 않다고 김선호는 알려줬는데, <대금 김선호>에서 연주된 대금과 가야금 산조병주 ‘꽃산조’는 원장현의 ‘춤산조’를 기본으로 만든 곡이다.
 
대금과 가야금 산조병주를 들어본 관객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꽃산조’는 ‘따로 또 같이’라는 문구를 떠오르게 했는데, 대금만 연주하는 시간, 가야금만 연주하는 시간, 대금과 가야금이 같이 연주하는 시간을 통해 산조를 느끼는 시간을 제공했다.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첫 곡부터 앙코르곡까지 고수 김태영은 김선호와 연지은에게 맞추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세 사람의 음악적인 소통은 훌륭한 선율 못지않게 아름답게 느껴졌다.
 
◇ 날카로운 감각과 정확한 안목으로, 풍류를 흥겹게 전달하면서도 따뜻함과 애정을 보여준 평론가 윤중강
 
<대금 김선호>에서 사회를 본 평론가 윤중강은 김선호를 ‘상남자 대금’이라고 표현해 공연 시작 시의 정서를 제시했고, 관객이 앙코르곡을 들을 수 있도록 마지막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대금 김선호’ 공연사진. 사진=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날카로운 감각과 정확한 안목을 가진 평론가로 알려진 윤중강은 이날 공연에서 연주자와 연주곡을 설명하면서 흥겹고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는데, 그의 표현을 잘 들어보면 연주자와 국악에 대한 따뜻함과 애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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