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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슈츠’ 자기대상(3) 고성희에게 박형식은 거울 자기대상이자 이상화 자기대상이다

발행일 : 2018-06-14 00:21:20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 심리학자 하인즈 코헛(Heinz Kohut)의 ‘자기대상(self object)’의 개념을 KBS2 수목드라마 <슈츠>의 박형식(고연우 역)과 고성희(김지나 역)에게 적용하면 두 사람이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면서 돕는 것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
 
최귀화(채근식 역)가 채정안(홍다함 역)에게 하는 행동을 단순히 지분거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채정안이 최귀화의 이상화 자기대상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최귀화는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최귀화가 장동건(최강석 역)에게 못되게 구는 것은 최귀화의 찌질함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장동건이 최귀화의 이상화 자기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최귀화가 자신에게 할 학대를 장동건에게 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도 있다.
 
◇ 고성희에게 박형식은 거울 자기대상이자 이상화 자기대상이다
 
<슈츠>에서 법무법인 강&함의 법률보조 사무 주임인 고성희에게 박형식은 거울 자기대상이자 이상화 자기대상이다. 변호사 시험을 준비했었지만 시험을 앞두면 과하게 긴장해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고성희에게, 박형식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하고 시험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스스로를 바라보는데 두려워한 고성희는 박형식이 거울 자기대상의 역할을 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자신의 감정에도 충실하게 된다. 박형식의 업무를 도와주면서 자신의 능력을 확인받아 기분이 좋은데, 아직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고성희가 변호사의 성과를 낼 수 있게 만든 박형식은 고성희의 이상화 자기대상이기도 하다. 이는 장동건이 박형식의 이상화 자기대상인 이유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슈츠>에서 채정안이 장동건을 이상화 자기대상으로 여기면서 흠모한 것처럼, 고성희도 박형식을 이상화 자기대상으로 여기면서 흠모한다. 남자에게서 존경하고 싶은 매력을 발견한 후 사랑하게 될 때의 관계성의 한 예이다.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 박형식에게 고성희는 거울 자기대상이다
 
고성희는 박형식에게 거울 자기대상의 역할을 한다. 박형식에 대한 호감에서 나오는 칭찬이라고 볼 수도 있는 칭찬과 격려, 인정을 드라마 속 고성희는 박형식에게 하는데, 그 칭찬을 들은 박형식은 더욱 일을 잘하게 된다.
 
만약 박형식의 직속상관이자 모든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장동건만 박형식의 자기대상이 되었다면 박형식은 불안했을 수도 있다. 장동건이 마음과 태도를 바꿀 경우 박형식에게는 아예 반영 받을 대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그런데 고성희 또한 박형식의 자기대상이 되면서 박형식의 자존감은 높아진다. 드라마 속에서 박형식이 장동건에게 언제부터 더 강하고 소신 있게 말했는지 살펴보면, 고성희가 거울 자기대상이 되고 난 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최귀화에게 장동건은 이상화 자기대상이다
 
<슈츠>에서 장동건은 최귀화가 자신을 경쟁자로 삼는 행동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학창시절부터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최귀화는 스스로 장동건을 라이벌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행동하는 것을 보면 이상화 자기대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장동건과 최귀화를 최변(최 변호사)과 채변(채 변호사)으로 헛갈리게 한 이유는, 제작진이 실제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채변의 이상화 자기대상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 최귀화에게 채정안은 이상화 자기대상이다
 
<슈츠>에서 최귀화는 채정안에게 단순 호감이 있거나 아니면 지분거리는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최귀화에게 없는 게 채정안에게 있다.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드라마 속에서 최귀화는 술을 못 마시는데, 채정안은 술도 잘 마시고 놀 줄도 안다. 채정안은 뮤지컬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채정안과 함께 뮤지컬을 봐야 뮤지컬 관람이 완벽해진다고 최귀화는 느낀다.
 
채정안과 함께 공연 관람 후 와인까지 한잔하면 모든 것이 완성된다고 최귀화는 생각하는데, 술도 못 마시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채정안이 자신의 존재를 완벽하게 만들어줄 이상화 자기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슈츠’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즉, <슈츠>에서 최귀화는 장동건과 채정안 두 사람을 이상화 자기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두 이상화 자기대상이 같은 사무실에서 변호사와 법률비서로 같이 일한다. 최귀화의 관심이 장동건과 채정안에게 집중된 이유와, 그 사이에 새로 합류한 박형식에게도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기대상의 개념을 적용해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대상이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잘난 사람들이 스스로 잘남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깊은 나락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자기대상이 어떤 누구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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