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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 샤갈의 이미지에 대한 기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발행일 : 2018-06-16 12:50:08

디커뮤니케이션 주최/기회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이 6월 5일부터 9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5,6전시실에서 전시 중이다. ‘국립 이스라엘 미술관 샤갈 컬렉션展’ 아시아 최초 공개로 2015년, 2016년 이탈리아의 로마와 카타니아에 이은 공개이다.
 
마르크 샤갈과 그의 딸 이다가 직접 기증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는데, ‘색채의 마술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샤갈의 또 다른 면을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샤갈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전시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는 갈리고 있는데 기존의 이미지를 만끽하기를 원하는 관객과 또 다른 면에 감동하는 관객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 ‘연인들, 1954-55, 종이에 과슈, 먹, 와시, 수채. 530×470mm’
 
‘연인들, 1954-55, 종이에 과슈, 먹, 와시, 수채. 530×470mm’(이하 ‘연인들’)은 먹을 사용했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수채화의 느낌을 주면서도 먹 특유의 표현력이 눈에 띈다.

[ET-ENT 갤러리]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 샤갈의 이미지에 대한 기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그림에서 두 사람의 얼굴을 제외하고 바라보면, 구체적인 공간과 현상의 모습을 먹의 질감을 이용해 추상적인 공간처럼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인들’에서 그림을 바라보며 오른쪽 위와 아래에 여인의 입술색과 같은 빨간색 동그라미의 표현이 있는데, 직접적으로 표현된 공간 뒤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표현했거나, 그림 왼쪽에 있는 여인이 거쳐 갔던 자리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만약 빨간색의 흔적이 그림 왼쪽에 있었던 연인들이 있었던 자리라면, ‘연인들’은 한순간, 한 시점의 작품이 아닌 시간의 경과를 계속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 카메라 장노출로 사진을 찍었을 때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연인들’에서 왼쪽 사람은 눈을 뜨고 오른쪽 사람을 바라보는데, 오른쪽 사람은 수줍은 듯 직접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이마를 마주 대고 있는 두 사람의 경계는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공유하고 닮아가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연인들’은 정면에서 볼 때보다 그림을 바라보며 오른쪽에 초근접해 측면 시야로 그림 왼쪽 방향으로 바라볼 때 먹의 느낌이 훨씬 강렬하게 느껴지며 더욱 감동적으로 와닿는다. 전시장에 직접 가서 관람할 경우 정면에서의 안정적인 시야만 고집하지 않고, 측면 등 다양한 시선으로 그림을 바라볼 경우 새로운 느낌이 확 와닿는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 1949, 컬러 리소그래피, 649×481mm’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 1949, 컬러 리소그래피, 649×481mm’(이하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은 샤갈이 표현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을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다. 몸의 일부분은 실제 비율에 근접하지만 다른 일부분은 확대해 늘려 표현하는 것인데,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확장적 느낌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ET-ENT 갤러리]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 샤갈의 이미지에 대한 기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발레를 할 때 팔과 다리를 평상시의 움직임보다 훨씬 길게 사용하는 것처럼, 샤갈의 그림 속 사람들은 팔과 다리가 길게 표현된 경우가 많다.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에서 여인은 마치 꽃병에서 나온 한 송이 꽃처럼 연결해 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을 전체적으로 보면 화사하고 아름다운 작품인데, 그림을 바라보며 왼쪽과 밑의 대각선 영역만 집중해 바라볼 경우 하나하나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 생명력이 느껴진다.
 
파란색과 초록색의 영역은 밝은 기운의 생명력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불안을 이성으로 억제하고 있는 모습처럼 느껴지지도 한다. 이 작품에서 파란색과 초록색은 얼핏 보면 안정감을 주지만, 불안해서 움츠린 듯한 정서도 찾을 수 있다.
 
불안과 긴장이라는 시선으로 보면 꽃병의 꽃도 안정적이라기보다는 불타는 화려한 불꽃같이 역동성이 있고, 꽃병의 격자무늬는 원형 입체가 아닌 평면적으로 표현돼 창살로 막힌 문처럼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 관객에 따라 이번 전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는 7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초상화(Portraits), 나의 인생(My Life). 연인들(Theme of the Lovers), 성서(Bible), 죽은 혼(Dead Souls), 라퐁텐의 우화(The Fables of La Fontaine), 벨라의 책(Books of Bella Chagall)이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호불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판화 작품들일 것이다. 판화에서의 샤갈은 다른 표현 수단에서의 샤갈과 다른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사람을 길게 늘려 그린 것처럼 의지를 표현하기보다는, 내면의 감추어진 감정을 그대로 하나씩 꺼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장르의 그림은 복제품, 모조작이 아닌 경우 재생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데, 판화는 반복 생산이 가능하다. 계속 재생산할 수 있는 판화에서 샤갈은 오히려 내면의 감정에 더 솔직한 것으로 보인다.
 
관객의 성향에 따라 이런 샤갈의 판화 작품은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샤갈의 내면 발견과 공감의 기쁨을 줄 수도 있다. 샤갈의 판화는 관람객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각 개인의 내면을 건드릴 수 있는데, 이번 전시의 제목이 <샤갈 : 색채의 마술사展>이 아닌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샤갈에 대해 이전에 잘 모르고 있던 관람객들이나 샤갈에게 원하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가지고 있지 않았던 관객들이 이번 <샤갈 : 러브 앤 라이프展>을 더욱 만끽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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