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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오페라]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 아리아로 이루어진 신나고 감동적인 주크박스 오페라

발행일 : 2018-06-26 11:59:30

아트앤아티스트 주최, 김정호 제작, 서희정 극본, 김진경 연출의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가 6월 24일부터 7월 1일까지 여의도 KBS홀에서 공연 중이다. ‘The Taming of Casanova’라는 부제로 뮤지컬보다 재미있는 오페라를 표방하고 있는데, 실제로 관람하면 오페라의 감동과 연극/뮤지컬에서의 대사처럼 깨알 같은 재미와 웃음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작품이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 오페라 아리아로 이루어진 오페라 콜라주, 주크박스 오페라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신나고 웅장한 음악으로 시작한다. 구노, 도니제티, 모차르트, 헨델, 푸치니, 토마, 로시니, 베르디, 비제의 오페라 속 노래인 아리아와 베토벤의 ‘아! 못 믿을 이여’가 작품 속 성악곡으로 활용되는 오페라 콜라주이다.
 
오페라 콜라주는 여러 유명 오페라에서 발췌한 잘 알려진 아리아, 듀엣, 앙상블, 합창곡을 모아 하나의 새로운 스토리로 재구성한 새로운 형태의 오페라 공연을 뜻한다. 주크박스는 음악상자를 뜻하는데. 왕년의 인기를 누린 대중음악을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로 재활용하여 만든 뮤지컬인 주크박스 뮤지컬처럼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주크박스 오페라라고 볼 수도 있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KBS홀에서 열리고 있는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듣는 즐거움이 충족되는 시간이다. 원래 훌륭한 아리아로 구성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향을 잘 잡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오페라 전용극장이 아니고 마이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선명하게 잘 들리고 감동이 충분히 전달된다. 오페라 전용극장이 아니고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에 의한 전통적인 자연음향 공연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감동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관람 전 살짝 염려되기도 했는데, 실제 무대에서는 그런 면을 더욱 긍정적으로 승화해 수준 높은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오페라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리아의 감동과 마이크를 사용한 갈라 콘서트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선명하고 생생한 절절함이 동시에 전달되는데, 정말 신경 써서 음향을 잡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재구성돼 재창작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사건의 진행보다는 내면의 변화가 스토리텔링에서 더욱 돋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갈라콘서트처럼 그냥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 속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관객의 몰입과 감정이입에 도움이 된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 뮤지컬을 연상하게 만드는 무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대사
 
오페라 전용극장이 아닌 공개방송홀로 더 익숙한 공간이 주는 색다름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대사로 인해 더욱 어울림을 선사한다. 진지한 코미디에 관객들의 웃음 또한 끊이지 않는다.
 
무대 소품과 그림, 영상이 동화적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영상, 특히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등장인물의 내면을 표현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영상 속 등장인물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문구를 보여주는 점은 SNS 시대의 관객들에게 친숙함을 준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동화 같은 뮤지컬을 연상하게 만드는 무대에서 영상 활용방법 또한 뮤지컬을 연상하게 만든다. 실사 영상과 애니메이션 영상의 조화를 이루는데, 반가림막을 이용해 영상 속 장면과 무대 위 등장인물을 오버랩 돼 무대 위 등장인물이 영상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연출하기 때문에 영상과 무대의 분리를 막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대규모의 합창단 없이 5명의 성악가로 KBS홀을 모두 채운다는 점이 주목된다. 8명의 무용수들은 무용수의 역할과 단역의 역할을 같이 한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영화감독이자 카사노바인 준(바리톤 김주택, 조병익 분), 영화 조감독인 지민(테너 김현수, 정필립, 조민규 분)은 주도권을 주고받는데, 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아리아를 돋보이게 하는데도 좋은 설정이라고 생각된다.
 
연기자인 안나(소프라노 박하나, 정혜욱 분)와 구두 디자이너인 수지(소프라노 김신혜, 장유리 분) 또한 스토리텔링상 대립을 하기도 하고 동조를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아리아를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파악하면 작은 재미를 추가할 수 있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오페라는 1명의 사고 치는 테너와 1명의 동조하는 소프라노, 그리고 그들을 조율하거나 제압하는 바리톤 1명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카사노바 길들이기>는 남녀 각각 2:2의 구도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신부님(베이스 손태진, 한태인, 고우림 분)이 조율과 완충, 윤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일은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많은 환호와 갈채를 받았는데, 특히 김주택과 정필립의 연기력, 박하나의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아리아 표현력이 돋보였다. 김신혜와 한태인도 아리아를 부른 후에 열렬한 탄성과 박수를 받았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 <카사노바 길들이기>에서 말한 카사노바가 되기 위한 비법을, 대상관계이론 심리학자 하인즈 코헛의 ‘자기대상’ 개념에 대입하면?
 
<카사노바 길들이기>에서는 카사노바가 되기 위한 비법을 공개한다. “그녀의 마음을 사라”라는 것과 “내가 왕자가 아니어도 그녀를 공주로 만들어주면 된다”이다. 중요한 포인트이지만 실제적으로 적용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관객이 있을 수 있는데,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 심리학자 하인즈 코헛(Heinz Kohut)의 ‘자기대상(self object)’의 개념을 적용해 구체화할 수 있다.
 
코헛은 자기를 세우기 위해서는 항상 자기와 연결된 외적 대상이 필요하고, 그 대상들과의 지속적인 자기대상 경험 속에서 자기가 강화되고 유지된다. ‘자기대상’은 ‘자기의 일부로 경험되는 대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자기대상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거울 자기대상(mirroring self object), 힘없는 자기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힘이 있고 완벽하고 전능한 이미지와 융합하려고 찾는 이상화 자기대상(idealizing self object), 부모와 유사하거나 동일하다는 느끼길 원하는 쌍둥이 자기대상(twinship self object)이다.
 
<카사노바 길들이기>에서 “그녀의 마음을 사라”라는 것은 “이상화 자기대상이 되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녀의 이상형이 되라는 오페라 속 표현과 연결된다. 완벽하고 전능한 이미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이상형이 된다는 것과 무척 부합되기 때문이다.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카사노바 길들이기’ 공연사진, 사진=SihoonKim 제공>

“내가 왕자가 아니어도 그녀를 공주로 만들어주면 된다”라는 것은 “거울 자기대상이 되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거울 자기대상이 되어 칭찬과 인정을 통해 그녀의 아름다움과 가치, 매력을 진정성 있게 표현할 경우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카사노바 길들이기>에서 카사노바의 시각과 카사노바를 길들이는 시각의 대비 또한 재미를 준다. 극 중 영화 조감독인 지민이 수지에게 어필하기 위해 만든 영상 속 멘트인 ‘당신은 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이 영화는 엔딩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는 인상적이다. 관객은 마치 자신에게 한 말인 것 같은 뉘앙스를 여운으로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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