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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도와준다면?

발행일 : 2018-07-03 00:37:27

시멘 알스빅 감독의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Elias og Storegaps Hemmelighet, Anchors Up)>(이하 <꼬마 보트 토토>)는 토토를 비롯한 배들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이다.
 
정말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누군가 나를 구해준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려주는 작품이다. 자신이 얼마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인지 모르고 있던 토토처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게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감정이입해 관람하다 보면 내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 정말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나를 구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꼬마 보트 토토>에서 작은 마을 코지 만을 지키는 꼬마 보트 토토는 폭풍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화물선 비니를 구해 일약 스타가 된다. 그냥 제3자의 시야로 보면 토토가 유명세를 얻게 되는 좋은 계기라고 볼 수 있는데, 감정이입해서 관람하면 정말 위급한 순간에 나를 구해준 은인인 것이다. 혹은 나 또한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다른 이를 구하겠다는 선택과 행동을 한 것이다.
 
정말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누군가 나를 도와준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진짜 위급했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두 가지 경험을 모두 가진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만 중요하게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결정적인 순간에 누구를 도와줬을 수도 있고, 충분히 그럴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의 가치를 <꼬마 보트 토토>은 알려주는데, 애니메이션에서의 교육적 가치 또한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갈등구조가 엄청나게 부각되지는 않기 때문에 그런 측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관객에게는 아쉬운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텔링을 원하는 관객들은 명쾌하게 볼 수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 자신이 가진 게 뭔지 모른다
 
<꼬마 보트 토토>에서 토토가 가진 장점과 가능성을 토토는 스스로 모른다. 빅 항구의 어떤 배보다도 빠르고 신속하게 다른 배를 구조할 수 있는 장점을 토토는 가지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처음에 그걸 잘 모르고 여왕 퀸이 이야기해주고 난 후에야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인다.
 
이것도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할 수도 있지만, 감정이입해 관람하면 이런 성향도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점을 추론할 수도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자존감이 부족한, 자존감 부족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자존감을 채울만한 알맹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존감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본인이 가진 게 뭔지 모르기 때문에 자존감이 부족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내가 스스로 나의 가치를 알아서 자존감을 높이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꼬마 보트 토토>에서 토토의 가치를 알아준 여왕 퀸처럼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의미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 내가 그런 대상을 찾아야 하겠지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그런 대상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의미 있는 관계 사이에서는 서로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 동물이 아닌 사물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
 
<꼬마 보트 토토>는 동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배(보트)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다. 토토를 비롯한 배는 의인화돼 표현된다. 눈, 코, 입 등은 의인화돼 표현되지만 배의 기본 모습은 유지된다.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3D 애니메이션에서 동물의 털, 머리카락, 파도와 같은 물의 흐름, 불꽃, 흔들리는 수풀 등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기술력이 필요하다. <꼬마 보트 토토>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물의 흐름, 구름의 이동 등은 3D 애니메이션의 첨단 표현기법 사용하면서도, 보트로 대표되는 캐릭터는 TV 애니메이션처럼 단순화된 캐릭터를 선택한다. 등대는 수염을 가지고 있고 그 수염은 디테일 있게 표현돼 있지만,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3D 애니메이션이 기술집약적이자 노동집약적인 작품이면서, 2D 애니메이션이 가졌던 전통적인 애니적 감성을 보완해야 하는 장르인데, <꼬마 보트 토토>는 배를 의인화해서 애니적 감성을 가진 캐릭터로 만들고 바다를 비롯한 배경은 기술력 있게 표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꼬마 보트 토토: 타요 타요 배 타요’ 스틸사진, 사진=안다미로 제공>

<꼬마 보트 토토>는 토토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캐릭터 인형으로 가지고 싶게 만들 정도로 귀엽게 만들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사 영화에서 영화의 스토리텔링보다 배우에게 초집중하는 관객이 있는 것처럼,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에 초집중하는 관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캐릭터의 귀여움은 긍정적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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