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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니키 드 생팔展’(3) 페미니즘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시야로 관람하기를 바라며

발행일 : 2018-07-04 01:49:33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 제2전시실에서 6월 30일부터 9월 25일까지 <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렉션(Niki de Saint Phalle works from the Masuda collection)>(이하 <니키 드 생팔展>)이 전시 중이다.
 
니키 드 생팔의 작품을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많은 부분이 축소되거나 생략될 위험성도 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시야로, 억압받았던 한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며 관람할 경우 니키의 작품을 더욱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 ‘당신은 나의 용, 실크스크린/수제 종이에 오프셋 인쇄, 40×60cm, 1968’
 
‘당신은 나의 용, 실크스크린/수제 종이에 오프셋 인쇄, 40×60cm, 1968’은 <니키 드 생팔展>)의 ‘Ⅲ. 대중을 위로하는 상징’ 섹션에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의 용은 무서워 보이기도 하지만 겁먹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겁먹었기 때문에 오히려 무섭게 보이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림의 용은 두 다리와 꼬리, 머리부터 이어지는 몸통을 가지고 있는데, 두 다리와 꼬리는 삼각대의 세 다리처럼 안정된 구도를 만들고 있다. 용이 넘어지거나 구를 경우 머리부터 이어지는 몸통이 또 다른 다리 역할을 해 바로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점은 흥미롭다.
 
‘당신은 나의 용’은 제목부터 그림 속 용에 감정이입하고 마음을 투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당신이라는 용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용’을 긍정적이지 않은 이미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과 교류가 많았던 니키는 ‘용’을 긍정적 이미지로 사용했을 수도 있고,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로 모두 해석할 수 있도록 사용했을 수도 있다.
 
◇ ‘영혼의 자화상, 석고에 비닐 페인트, 철사와 플라스틱, 100×40×50cm, 1982’
 
‘영혼의 자화상, 석고에 비닐 페인트, 철사와 플라스틱, 100×40×50cm, 1982’은 머릿속 생각이 머리를 뚫고 나와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뚜껑이 열렸다’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지 생각하게 하는 시각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영혼의 자화상, 석고에 비닐 페인트, 철사와 플라스틱, 100×40×50cm, 1982’.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영혼의 자화상, 석고에 비닐 페인트, 철사와 플라스틱, 100×40×50cm, 1982’.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사람 얼굴과 목에는 글자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영혼의 사고, 영혼의 정신세계가 표출된 것일 수도 있고, 어느 순간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만화나 삽화로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을 조형물로 표현해 입체감을 높이면서 작가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데, 머리 위로 튀어나온 부분을 부드럽게 눌러서 머리 안으로 다시 넣을 수 있다면 영혼의 통합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 ‘해골, 폴리에스터에 스테인드글라스, 거울, 돌과 세라믹, 120×100×130cm, 2000’
 
‘해골, 폴리에스터에 스테인드글라스, 거울, 돌과 세라믹, 120×100×130cm, 2000’은 제목부터 섬뜩한 작지 않은 크기의 작품인데. 떨어져서 보면 정말 무섭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근접하거나 초근접하면 느낌은 완전히 달라진다.

‘해골, 폴리에스터에 스테인드글라스, 거울, 돌과 세라믹, 120×100×130cm, 2000’.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해골, 폴리에스터에 스테인드글라스, 거울, 돌과 세라믹, 120×100×130cm, 2000’.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각 부분에 표현된 스테인드글라스, 거울, 돌, 세라믹의 질감과 색감은 찬란할 정도로 아름답게 보인다. 무섭고 섬뜩하지만, 각도와 거리, 높이를 달리하면 영롱하고 아름다울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것은 <니키 드 생팔展> 작품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니키는 평생 이런 상반된 마음과 생각, 느낌을 가지면서 살았을 것이다. 예술가가 아닌 한 인간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작품으로 인정받으면서는 행복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는데, 외적인 환대와 내면에 남아 있는 아픔 사이의 간극은 오히려 더 크게 느꼈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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