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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믿고 보는 창작집단 LAS 이기쁨 연출, “줄리엣과 줄리엣이 사랑에 빠지다?”

발행일 : 2018-07-10 14:01:42

▷ 반짝반짝 빛나는 혜성 같은 창작집단 LAS, <줄리엣과 줄리엣>으로 돌아오다
▷ 어디 가도 찾기 힘든 재밌는 연극, 창작집단 LAS에서 찾다
 
요즘 연극을 본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믿·보·라’라는 말이 있다. ‘믿고 보는 창작집단 LAS’(이하 믿보라)라는 뜻으로 탄탄한 스토리, 섬세한 연출력 등 공연의 완성도가 높은 창작집단 LAS의 공연은 고민 없이 관람해도 된다는 의미에서 탄생한 줄임말이다. 창작집단 LAS에 대해서 들어보고자 대표이자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이기쁨 연출을 만났다.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Q1. 이름 ‘LAS’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산스크리트어로 LAS는 ‘반짝임, 갑작스러운 나타남, 활활 타오름, 놀이, 무엇에 몰두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났지만 공연의 즐거움이 넘쳐나고 집단의 창작 욕구가 끊임없이 활활 타올라 공연계에서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정하게 됐습니다.

창작집단 LAS 로고.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창작집단 LAS 로고.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Q2. 연극이 즐거운 놀이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제가 연극을 시작하게 된 건 ‘사람들끼리 모여서 얘기하고 노는 것’이 좋아서였어요. 그 때 들었던 말이 ‘Play is play’라는 거였죠. 그 말이 제 머리를 ‘딩-’하고 울렸어요.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이 즐겁지 않으면 보는 사람도 즐거울 수가 없는 거 같아요. 배우들이 힘들면 연기할 때 티가 나요. 마음이 불편하면 그 불편한 마음이 연기에 고스란히 드러나죠. 그러면 그 장면은 좋기가 어려워요.
 
연극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작업이잖아요. 작가와 연출, 작가와 배우, 연출과 배우, 배우와 배우, 배우와 스텝, 배우와 관객이 만나는 것이니, 그 사람들의 마음이 비틀어지면 정말 쉽지 않죠. 그래서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즐겁게 놀다보면, 즐겁게 토론하다보면, 즐겁게 싸워나가다 보면, 분명히 좋은 연극이 만들어진다고 믿어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지금껏 우리 극단을 끌어가려고 하는 중입니다.
 
Q3. 산울림 고전극장에 올해로 세 번째 참여중인데,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3년 째 새해를 <산울림 고전극장>과 함께 맞이하고 있네요. 대본 쓰고 연습하면서 1년에 한 번씩 신작을 선보인다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되지만, 하다 보니 이 패턴에 익숙해져버린 거 같기도 하고... <산울림 고전극장>을 통해서 창작집단 LAS의 대표작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많은 애정을 가지고 매년 즐겁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Q4. 각색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산울림 고전극장>에 참여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원작의 큰 틀을 지키면서 우리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겠다는 나름의 규칙을 세웠어요. 그래서 원작의 구조를 유지시키면서 우리의 이야기에 맞는 갈등을 찾아내야 했죠. 또한 셰익스피어의 대사들을 적극적으로 살려보자는 것도 또 하나의 규칙이었어요.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경우에는 완전한 현대어로 풀어냈고, <헤카베> 역시 희랍극의 대사를 많이 버렸죠. 하지만 이번에는 그 아름다운 대사들을 지켜내고 싶었어요. 그 문학적인 언어들을 평소 하는 말처럼 해낼 수 있길 바랐죠. 우리 극단의 배우들이 창작극, 현대극에 훨씬 익숙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모두에게 공부하며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어요.
 
그런데 사실 위의 말한 것들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건, 사건과 인물들을 표현해나가는 방식이었어요. ‘퀴어’들이 주인공이고, 그들과 그들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너무나 조심스러웠죠.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고, 알지 못하는 세계를 아는 ‘척’하면 안 되잖아요. 바라는 이상과 현실의 어려움 사이에서 우리가 내야 하는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만들었던 어떤 작품보다 정말 많이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Q5. 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기쁨 : 사랑이란,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거 같아요. 사랑의 모양은 너무나 여러 가지고, 내가 믿던 사랑의 형태도 자꾸만 달라져요. ‘지금은 내 마음과 몸이 반응하는 그 순간’인 거 같아요.
한송희 : 당신이 행복해야 내가 더 행복해지는 것.
조용경 : 사랑은 ‘이해, 배려,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희연 :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매번 다시 새로 알게 되는 것. 매번 낯설고 아름다운 것.
이강우 : 사랑이란 끝없는 믿음. 어떤 순간이든 서로 믿고 감싸주는 것.
조영규 : 사랑은 그냥 ‘사랑’이지요.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김하리 : 순간을 공유하고 진심으로 공감하려는 노력!
장세환 : 으아, 사랑이 뭔지 정말 잘 모르겠어요. 말로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죠. 사랑이 없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고, 내 안의 어떤 이야기도, 어떤 추억도 없을 테니, 사랑은 나의 모든 것인 것 같아요.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Q6. <줄리엣과 줄리엣> 관객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나 이 부분을 꼭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이 있나요?
 
글쎄요. 공연이라는 것은 보는 사람마다 모두의 감상이 다르잖아요. 각자의 가치관과 취향대로 느끼는 것이니까요. 어떤 부분을 알아주세요. 라는 건 너무 변명하는 것 같이 느껴져요. 공연 외적으로 그렇게 설명해야할 만큼이라면 우리의 표현이 미숙한 탓일 테니까요.
 
그래도 말해본다면, 우리는 어느 한 순간도 대충 대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변화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 최선을 다해 이 공연을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Q7. <줄리엣과 줄리엣>의 가장 큰 매력은?
 
‘퀴어’에 대한 이야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 이야기에서 얘기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줄리엣과 줄리엣이 그려내는 성장 드라마인 거죠. 굉장히 소수의 이야기이지만,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어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 그게 큰 매력이지 않을까요?
 
Q8. 올해 상반기에 <줄리엣과 줄리엣> 초연을 비롯해서 여섯 작품을 기획했던 <라스낭독극장>까지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 중에 하나인데요. 하반기에는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이신지?
 
창작집단 LAS의 하반기 일정은 신명민 연출의 <우리별>이 9월 6일부터 16일까지 한양레퍼토리극장에서 올라갑니다. 서울문화재단 ‘뉴스테이지’에서 선보였던 작품인데, 올해 다시 한 번 올리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투입되어 또 다른 에너지를 느끼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또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아리예술극장에서 제가 연출하는 <산책하는 침략자>가 공연됩니다. <라스낭독극장>의 마지막 작품이었는데, 다시 관객님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대가 돼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11월 21일,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공연되고요. 당분간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를 공연할 계획이 없어서 헤.아.아 팬들께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2018년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오... 연말까지 바쁜 18년이군요!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Q9. 창작집단 LAS 팀원 분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기준으로 단원을 뽑는지(정기/객원 등), 현재 총 몇 명인지, 어떻게 LAS라는 집단을 만들게 되었는지 등 창작집단 LAS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창작집단 LAS는 2009년에 창단을 했습니다. 저와 음악을 하던 홍보람 연출, 영화 연출을 하는 정하린 프로듀서, 그리고 배우 한송희. 이렇게 4명으로 시작을 했어요. 공연을 하고 싶어서 우리끼리 뭐라도 해보자, 해서 모였는데 지원금을 받으려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세무서에 가서 10분 만에 사업자등록증을 받아들고 나왔어요. 아무 것도 몰랐던 20대 중반에 저지른, 가장 패기 넘치는 일이었던 거죠.
 
창단 공연을 올린 후에, 기왕 만든 거 무조건 1년에 두 작품은 올리겠다는 목표로 쉬지 않고 달렸어요. 알바를 해서 제작비를 모아 소소하게 공연을 올리면서 버티다보니 뜻이 맞는 친구들, 선후배들이 조금씩 모여들게 되더라고요.
 
현재는 연출부, 기획부, 음악, 음향, 그래픽/영상, 배우 포함해서 총 22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많은 극단들이 그렇겠지만, 우리는 매일 출근을 하거나 워크숍이나 정기 모임을 하지는 않고 프로젝트에 따라 움직여요. 극단에서 제작하는 각각의 공연에 단원들을 우선 캐스팅 하는 거죠. 그리고 내부적으로 캐스팅이 되지 않은 역할에 외부 배우들을 캐스팅을 하게 되요.
 
극단 공연에 참여하지 않을 때는 각자 활동을 하죠. 따로 또 같이, 생활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권동호 배우! 요즘 개인 작품이 너무 많아서 같이 작업한 게 까마득해요... (동호야. 언제 극단 공연 할 수 있니? 하하ㅠ)
 
단원을 뽑는 것에 대해서 많이들 질문을 하시는데, 우리 극단은 정기적으로 단원을 뽑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함께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에 대한 책임도 커지잖아요. 그 단원들이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저와 단원들은 지금 현재가 가장 적절한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라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서 공연이 쉴 틈 없이 돌아간다면, 함께 움직일 식구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죠. 그때가 되면 다시 고민을 해보려고 해요. 아, 단원을 뽑을 때 나름의 규칙은 있어요. 반드시 창작집단 LAS의 제작공연에 1회 이상 참여를 한 사람일 것. 그리고 극단원 전원의 찬반투표에서 80% 이상의 입단 찬성표를 받아야할 것. 밖에서 보는 우리 극단과 내부에서 직접 만나보는 건 아마도 상당히 다를 거예요. 서로를 좀 더 알아본 후, 서로의 마음이 잘 맞는지를 판단해보자는 거죠.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줄리엣과 줄리엣’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제공>

Q10. 단체를 운영하거나 현재까지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좋았던 점/뿌듯했던 경험/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송희 : 올해로 창단 9주년인데 그 동안 있었던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괴롭고 힘든 적도 많았고 그 순간들이 모두 기쁨이고 즐거움이었어요. 이제 뭔가 알 것 같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어려움들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매 순간이 어렵고 매 순간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김희연 : 얼마 전에 <라스낭독극장>을 올렸었는데 그게 기억에 남아요. 낭독이라 약식의 공연일거라 생각하고 충분히 할 수 있다 자신했는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작품을 해내야 하는 거 자체가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배우로서의 피로보다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의 부담이 컸어요. ‘이거 불가능한 거 아닐까...?’ 싶었는데,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 있었어요. 어렵고 위태롭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그런 든든함을 구체적으로 느꼈습니다, 얼마 전에. 사실 저희에겐 흘려버릴 순간이 없어요. 모든 공연이 절박하게 찾아옵니다. 매달릴 수밖에 없어요, 저희는. 그 모든 순간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나온 어제들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습니다.
 
김하리 : 여느 극단이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나 라스는 개개인의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 것 같아요. 개개인이 각자 맡은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서 책임을 지려하다보니 기획이나 무대, 연출, 연기의 균형이 잘 이루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우리 라스를 지탱해주는 큰 힘인 것 같아요.
 
이강우 : 작업 중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는 나를 발견할 때 힘들지요. 근데 또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부딪히며 할 수밖에 없는 작업인 만큼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는구나, 마음을 서로 열었구나, 느끼게 되는 순간 뿌듯하고 기분 좋죠. 따뜻해지고. 이런 게 우리 극단 작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요.
 
조용경 : 극단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이 없습니다. 항상 함께 있으면 즐겁고 좋습니다. 그냥 계속해서 함께 좋은 공연 올리며 살고 싶습니다.
 
장세환 : 힘들었던 건 기억도 잘 안날만큼 좋고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너무 많아요. 꾸준하게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매일 단원들을 만나고 얼굴을 보는 것 그 자체가 일상의 아주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특별하게 감사한 일은 우리가 만든 공연이 관객 분들께 좋은 평을 받고, 그로인해 재공연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어떤 한 공연이 관객의 사랑을 받아서 재공연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렇게 <줄리엣과 줄리엣>도 다시 공연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기쁨 : 2019년이 창단 10주년인데, 최근 2~3년간 정말 쉼 없이 달렸던 것 같아요. 사실 9년 동안 쉰 적이 없었죠. 그리고 단원들 개개인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해요. 그런 개인들이 모여서 하나의 팀으로 묶이고, 그 팀을 이끌어야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리고 첫 질문에서 얘기한 ‘연극은 놀이다.’를 지킨다는 것도 어떤 순간에 굉장히 어려워지고. 세월이 흐를수록 갈수록 어렵네요. 아... 내년은 10주년을 맞이해서 안식년으로 해야 할까 봐요... 라고 얘기해보지만, 아마도, 어렵게 또 즐겁게 무언가를 하고 있겠죠...?
 
Q11. 마지막으로 관객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집 안에 앉아 손가락 하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 극장이라는 곳을 ‘굳이’ 찾아와서 공연을 본다는 것은 상당한 의지와 마음의 투자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찾아와주시는 관객 분들이 한 분 한 분 소중할 수밖에 없죠. 관객 분들께서 그러한 노력을 해주시는 만큼, 우리도 한 회 한 회 소중한 마음으로 공연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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