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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①, ② 관악기 소리를 통해 서정성을 구축한 드뷔시

발행일 : 2018-07-20 11:53:04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가 7월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윤 메르클 지휘, 니콜라이 데미덴코 피아노 협연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드뷔시의 ‘백과 흑’ 및 ‘관현악을 위한 영상(이미지), L. 122’,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F단조, Op. 21’을 연주한다.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현악기가 전체적인 정서를 이끌고 관악기와 타악기는 웅장함을 표현하는데 주로 사용된다면, 드뷔시의 곡은 관악기 소리를 통해 서정성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반적인 오케스트라에서 현악기는 대부분 평균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관악기와 타악기의 앙상블에서 실력 차이를 크게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악기와 타악기 또한 수준급인 서울시향의 연주로 드뷔시의 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경험이다.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클로드 드뷔시, ‘백과 흑’
 
<쇼팽과 드뷔시>의 첫 곡은 ‘백과 흑’이다. 1915년 클로드 드뷔시 작곡, 2002년 로빈 홀로웨이 편곡으로, 이번에 오케스트라 버전 아시아 초연됐다. 이 작품은 제1곡 ‘분노를 가지고’, 제2곡 ‘느리고 어둡게’, 제3곡 ‘스케르찬도’로 구성됐다.
 
제1곡은 불안감과 위태로움, 거칠고 다양함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제2곡은 첼로의 연주로 시작하는데 낮으면서도 불안한 정서가 먼저 제시된다. 관악기가 맑은 소리를 내고 현악기가 불안감을 조성하는 대비는 흥미롭다.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제3곡은 춤곡과 행진곡풍의 악상이 뒤섞인 곡인데 고음으로 갈수록 불안감을 조성한다. 롯데콘서트홀에서의 명확하고 웅장한 연주를 기대했다면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곡을 작곡했을 때 드뷔시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니면 홀로웨이의 편곡 스타일인가? 그것도 아니면 오케스트라 버전 아시아 초연으로 연주한 서울시향이의 표현법이거나 지휘자의 해석인가? 이런 의문은 인터미션 후에 이어진 드뷔시의 또 다른 곡에서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 프레데리크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 F단조, Op. 21’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F단조, Op. 21’은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데미덴코가 협연했다. 데미덴코는 손의 위치 변경이 경쾌하고 빠른 연주자로 부드럽게 피아노를 연주했다. 피아노 연주가 없는 시간에 데미덴코는 마치 무대 위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점잖은 관객처럼 보이기도 했다.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마지막에 웅장한 마무리로 큰 박수를 받은 데미덴코는 관객들의 환호에 스카를라티의 ‘소나타 D장조’와 ‘소나타 c단조’, 두 곡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했다. 앙코르곡 연주 때 지휘자는 퇴장하지만, 무대 위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그대로 자리를 유지한다.
 
단원들이 쇼팽의 곡을 연주할 때는 공동 주인공이다가 피아니스트의 앙코르곡에서는 관객의 위치가 되는 것이다. 연주자에 정말 가까운 위치, 같은 높이에서 라이브로 듣는 피아노곡의 느낌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하우스콘서트와 같이 작은 공간에서 가깝게 듣는 것이 아니라, 롯데콘서트홀과 같이 큰 공간에서 가깝게 듣는 것은 또 다른 신선함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우스콘서트의 경험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무대 위에서 관객이 되어 듣는 정말 웬만한 사람은 꿈꿀 수도 없는 자리에서 음악을 듣는 기분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연주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정자세로 있지만, 그들의 내면은 피아노의 리듬에 맞춰 같이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측면을 고려하면, 서울시향의 연주 전 프리렉처를 서울시향의 단원 중 한 사람이 진행한다면 정말 몰입감이 높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 클로드 드뷔시, ‘관현악을 위한 영상(이미지), L. 122’
 
인터미션 후 이어진 ‘관현악을 위한 영상(이미지), L. 122’를 들으면서 드뷔시는 관악기를 아름답게 표현해, 관악기 소리를 통한 서정성 구축을 하려고 했다고 느껴졌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것이 현악기 파트인데, 오케스트라의 수준과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현악기 파트보다는 관악기 파트와 타악기 파트일 수 있다. 일반적인 오케스트라에서 현악기 파트는 대부분 일정 수준을 충족하는 연주를 한다. 그렇지만, 관악기와 타악기의 앙상블은 오케스트라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다양한 단체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어본 사람은 깊이 공감할 것이다.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 공연사진, 사진=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관현악을 위한 영상(이미지), L. 122’는 관악기 파트의 실력과 디테일이 어떠냐에 따라 정말 다르게 들릴 수 있는 곡이다. 관악기로 웅장함과 씩씩함만 표현한다면 드뷔시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관현악을 위한 영상(이미지), L. 122’는 제1곡 ‘지그’, 제2곡 ‘이베리아’, 제3곡 ‘봄의 론도’로 구성된다. 곡마다 특징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관악기가 서정적인 디테일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어떤 관악기가 어떤 뉘앙스를 만드는지까지 알지는 못하더라도 관악기 소리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이 곡을 듣는 행복감은 배가될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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