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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스테이지]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 ‘똥방이와 리나’(1) 어른 남자 기자의 눈으로 본 창작 발레극

발행일 : 2018-07-23 08:23:51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의 첫 작품인 <똥방이와 리나>가 7월 20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물체놀이극 <평강공주와 온달바보>은 7월 31일부터 8월 12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 덴마크 인형극 <빅토리아의 100번째 생일>은 8월 14일부터 26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 일본 인형극 <피노키오>는 8월 23일부터 9월 2일까지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안무가 유회웅의 어린이를 위한 창작 발레극 <똥방이와 리나>는 예술의전당 주최, 유회웅리버티홀 주관으로 열렸는데, 밥 잘 먹고 편식 안 하고 인사 잘 하고 싶게 만드는 공연 속 이야기는 관객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발레와 비보잉을 비롯한 춤이 어린이 관객을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본지는 어른 남자 기자의 눈과 초등학교 및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의 눈으로 본 <똥방이와 리나>에 대한 리뷰를 2회에 걸쳐 공유한다.

‘똥방이와 리나’.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똥방이와 리나’.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밥 잘 먹고 편식 안 하고, 인사 잘 하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
 
<똥방이와 리나>는 똥방이와 뿌직이가 하얀 변기에서 세상으로 나온 어느 날, 발레 학원에서 연습하던 리나를 발견하고 함께 공연을 하기로 마음을 모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똥방이와 뿌직이의 반복된 대비를 통해 밥 잘 먹고 편식 안 하고, 인사 잘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는데, 스토리텔링을 통한 교훈적인 이야기의 전달은 관객들이 그렇게 하고 싶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척 긍정적이다.
 
◇ 신나는 춤으로 커튼콜을 채우는 창작 발레극
 
커튼콜에서는 공연 중 가장 하이라이트를 앙코르로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똥방이와 리나>는 커튼콜에서도 발레와 비보잉, 태권 동작 등 춤을 보여주는 창작 발레극이다. 발레리나 역할의 리나는 공연 중에 발레 동작을 관객에게 설명하면서 용어도 같이 알려주는데, 발레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더욱 와닿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발레에 초집중된 공연을 원했던 관객이 볼 때는 발레 비중이 기대했던 것보다 크지 않다고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을 줄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캐릭터와 발레의 만남이 눈에 띄는데, 똥방이는 물론 뿌직이 캐릭터도 귀여움을 전달한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뿌직이를 불편할 정도로 표현하지는 않았다는 점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클래식에서 케릭터송까지 다양한 음악이 사용됐는데, 어른들은 공연에서 대화가 펼쳐질 때 집중하지만, 어린이들은 대화가 길어지면 산만해지고 음악을 비롯한 소리가 나오거나 등장인물의 움직임에 눈이 갈 때 떠들거나 움직이지 않고 집중한다는 점을 적용하면, <똥방이와 리나>에서 음악과 춤의 적정한 배치는 아동극과 잘 어울린다.

‘똥방이와 리나’.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똥방이와 리나’.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 어린이 관객을 위한 두 가지 이벤트
 
<똥방이와 리나>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두 가지 이벤트가 펼쳐졌는데, 찰흙으로 똥방이 만들기 체험을 하는 공연 전 이벤트와 리나 및 똥방이와 사진을 같이 찍는 공연 후 이벤트이다.
 
공연 후 로비에서 리나와 똥방이 사이에서 양손을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는 거의 전 어린이 관객이 참여한다고 생각됐는데, 리나와는 손을 잡으려고 하면서 똥방이는 착한 캐릭터이지만 어쨌든 ‘똥’이기 때문에 손을 잡지 않으려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똥방이 인형 속에 있는 배우는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본의 아니게 상처받을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언니와 같이 온 어린이 자매도 많았는데 그중 언니와 동생 중 한 명은 리나의 손을 잡고 한 명은 똥방이의 손을 잡고 사진을 같이 찍은 자매가 있었다. 똥방이와 손을 잡고 사진 찍은 어린이가 계속 아쉽고 속상함을 표현하자 사진 찍기 이벤트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 리나에게 손을 잡아달라고 엄마는 부탁했다.
 
리나는 친절하게 웃으면서 사진도 같이 찍어줬다. 그러자, 리나와 사진을 찍은 어린이의 마음을 풀렸는데 다른 아이는 같이 사진을 찍었지 자신은 독사진을 못 찍었다고 아쉬워했다. 아쉬움을 더 느끼는 어린이가 바뀐 것이다.
 
아이 두 명을 데리고 관람하는 엄마는 아이 한 명을 데리고 공연을 관람하는 엄마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배려의 미묘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도 얼마나 에너지를 사용해 자신을 소진시키는지 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아이가 세 명인 엄마는 얼마나 더 힘들까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가 두 명인 엄마가 부러울 정도로 세 명의 아이와 함께 온 엄마는 더더욱 정신이 없을 것인데, 이 경우 공연을 보러 갈 엄두 자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린이 가족 공연에서 이벤트를 할 때 엄마의 노고를 위로하는 이벤트도 함께 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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