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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무섭고 모범적인 엄마가, 어릴 때 나보다 더 사고뭉치였다면?

발행일 : 2018-07-24 20:12:52

김병갑 감독의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The Haunted House: The Secret of the Cave)>(이하 <신비아파트>)은 100년이 넘는 신비아파트에 살고 있는 ‘하리’, ‘두리’ 남매와 102살 도깨비 ‘신비’가 우연히 숲속에 숨겨진 비밀의 동굴을 발견하면서 펼쳐지는, 판타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 기존 국내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오싹한 판타지
 
<신비아파트>의 시작은 2014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CJ ENM의 파일럿 프로그램 <신비아파트 444호>로, 시즌1 <신비아파트: 고스트볼의 비밀>(2016), 시즌2 <신비아파트: 고스트볼X의 탄생>(2017)으로 이어지며 TV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선도했다.
 
2017년 뮤지컬로 만들어졌으며, 2018년 7월 14일부터 8월 26일까지 <신비아파트 2 EPISODE-고스트볼X의 탄생>이 가족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그 외에도 완구/출판/생활용품 등 200여 종 이상의 관련 제품이 제작되고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전 지식이 없을 경우 이렇게 친근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정서를 위해 부드러운 내용을 담았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는데, 기존 국내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오싹한 판타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송될 때 소파나 의자 뒤에서 시청한다고 밝힌 어린이도 꽤 있었는데,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숨거나 도망가기 위해서이다. 웬만한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시도하지 못했던 무서운 판타지를 다루면서도 끊지 못하고 계속 시청하게 만들 정도로 미묘하게 무서움의 수위가 조절됐다는 점이 돋보인다.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장판 <신비아파트> 또한 어른이 볼 때는 크게 무섭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린이의 동심으로 볼 때는 무서운 부분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관람하는 어른의 경우 무심하게 있기보다는 어린이 관객의 정서에 맞춰서 같은 호흡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다.
 
◇ 결정적인 순간에 훅 들어오는 클로즈업 기법
 
<신비아파트>는 3D 효과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2D 애니메이션으로, TV 애니메이션에 근간을 둔 만큼 캐릭터의 묘사와 움직임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훅 들어오는 클로즈업 기법은 인상적이다.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만화의 경우 미국식 만화는 각 장면을 표현할 때 기존에 나누어진 동일한 공간을 계속 사용하는데, 반면에 일본식 만화는 중요한 장면의 경우 기존에 짜인 공간을 벗어나기도 하고 한 장면이 한 페이지를 모두 채우기도 한다.
 
즉, 만약 한 페이지에 기본적으로 6개의 그림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졌다면, 미국식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페이지마다 6개의 그림이 그려지는데, 일본식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이 놀라거나 급격하게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그 틀을 벗어나 3개의 그림이 그려질 공간에 하나의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고, 한 페이지 전체를 하나의 그림으로 채우기도 하는 것인데, <신비아파트>에서도 그런 느낌이 전달되는 시간이 있다.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비아파트>는 2D 애니메이션으로 3D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태생적으로 입체성은 강조되지 못하지만, 중요한 장면에서 클로즈업 효과를 발휘해 마치 정해진 프레임을 벗어난 것처럼 표현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 과거로 이동해 내 또래의 엄마를 만나다? 엄마와 자식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선사하다
 
<신비아파트>에서 엄마는 “밤에 뭐 하느라고 이렇게 졸리냐?”라고 하리와 두리를 혼낼 정도로 일반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타임슬립을 통한 시간이동 후 만난 어릴 적 엄마는 어른 엄마보다는 하리, 두리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스틸사진,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엄마도 어릴 적에 똑같았다고 볼 수 있고, 하리, 두리보다 더 사고뭉치 소녀였다고 볼 수도 있다. 어릴 적 엄마는 하리와 두리의 정체를 모르고 하리와 두리는 어릴 적 엄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래라는 입장에서 볼 때 엄마보다 하리와 두리가 더 어른스럽게 묘사된 점이 주목된다.
 
같은 위치에 놓고 봤을 때 엄마보다 자식이 더 어른스럽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엄마와 자식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같은 눈높이에서 볼 때 더욱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신비아파트>는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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