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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8) 조우리는 애정결핍인가? 리플리 증후군인가?

발행일 : 2018-08-21 00:51:47

최성범 연출, 최수영 극본,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8회의 부제는 ‘가능할까? 남사친으로 생각한다는 게’이다. ‘남자와 생애 첫 영화’를 보는 임수향(강미래 역)의 내면 갈등이 재미있게 전개됐다.
 
애초에 마음에 없었으면서도 다른 여자가 남자랑 친하게 지내면 그 여자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조우리(현수아 역)는 애정결핍인지, 아니면 리플리 증후군인지 시청자들을 의심하게 만든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설거지를 대신 해주는 마음 : 곽동연 ← 임수향 ← 차은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8회에서는 곽동연(연우영 역) 집에 집들이를 온 사람들은 서로 설거지를 하겠다며 마음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임수향은 곽동연 대신에 설거지를 하겠다고 하고, 그런 모습을 본 차은우는 임수향 대신에 설거지를 하겠다고 나선다. 이런 관계 속에서 곽동연과 차은우의 신경전은 흥미롭다.
 
다들 하는 화장을, 다들 하는 앞머리 말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임수향은 어눌한 말투와 핑크색 옷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답답하게 보는 시청자들도 있고, 그런 모습을 무척 현실적인 모습이라고 하면서 공감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제7회에서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하늘을 보는 임수향의 얼굴을 차은우가 바라봤는데, 제8회에서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차은우의 얼굴을 임수향이 바라봐 서로 대비되는 장면을 연출했다.
 
임수향이 말과 행동을 귀엽게 표현한다면, 차은우는 질투하는 모습을 통해 귀여움을 전달한다. 상대방이 올 때까지 안 먹고 기다리는 차은우는 매너남의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조우리는 애정결핍인가? 리플리 증후군인가?
 
이예림(김태희 역)이 류기산(구태영 역)과 사귀는 것을 안 조우리는 류기산에게 접근해 호감을 표시했다. 조우리는 “학생회장 하기 힘드시죠. 제가 도와드릴 거 있음 언제든 말해주세요. 술 한 잔 하고 싶을 때 연락해주셔도 좋고. 저 선배님 왕팬.”이라고 말해 류기산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류기산에게 1도 관심이 없었으면서 이예림이 마음을 표현하자 류기산의 마음을 빼앗고 싶어 하는 조우리의 이런 모습은 이전에도 반복됐는데,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조우리의 공허한 내면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아직 그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애정결핍인가, 아니면 리플리 증후군인가 의심하게 만든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은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에서 유래된 말로,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믿으며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한다.
 
리플리 증후군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의 조우리처럼 다른 사람이 돼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조우리는 본인이 원해서 누군가를 좋아하고 호감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자가 관심을 받으면 그 여자가 되기를 바라며 그 여자에게 호감을 표시한 남자에게 관심을 표시하며 매력을 흘리는 것이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리플리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자신보다 매력적이고 좋아 보이는 대상으로 살기를 바라며 그 사람이 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인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조우리는 최강의 자연미인이면서도 그런 행동을 한다는 점이 더욱 안타깝게 여겨진다.
 
어떤 누구보다도 자신감이 넘칠 것 같지만 자신의 모습 그대로에 대한 자존감이 현저하게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다. 외모 하나만 가지고도 최고로 대접받으면서도, 집이 도곡동이라고 하는 등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조우리의 모습은 안 좋게 보이면서도 안쓰럽게 보이기도 한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차은우가 영화를 같이 보러 갈 사람으로 임수향을 선택했을 때, 시청자들은 영화관에서 두 사람이 어떻게 데이트를 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보다 조우리가 그 장소에 나타날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는데,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모르더라도 많은 시청자들은 조우리가 리플리 증후군을 보인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조우리가 끝까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빼앗으려는 행동을 할지, 아니면 스스로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할지 궁금해진다. 조우리의 내면에는 도대체 어떤 결핍이 있는 것일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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