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40의 발표회장에 탤런트가 등장하자 기자들이 수군댄다. 기자보다는 ‘팬심’을 앞세워 너도나도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댄다. 요즘 잘 나가는, ‘국민 연하남’ 정해인이 주인공이다.
정해인의 깔끔하고 순수한 인상은 XC40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모델 선정이 탁월했다는 느낌. 이만식 마케팅 담당 상무는 “우리가 모델을 섭외한 이후 몸값이 엄청 올랐다”며 웃는다. 그만큼 모델 선정을 잘했다는 깨알 같은 홍보다.
XC40의 트림은 모멘텀, 인스크립션, R-디자인 등 세 가지가 나온다. 가장 먼저 만난 차는 R-디자인이다.
R-디자인의 실내는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이다. 털이나 수모섬유를 두드려 시트 모양으로 압축한 펠트에 오렌지색을 입혀 발랄한 분위기로 만든 게 색다르다.
고급스러움을 중시한다면 인스크립션이 더 낫다. 모멘텀과 R-디자인에는 스피커가 8개 장착되는데, 인스크립션은 우퍼와 서브 우퍼를 포함해 13개의 하만 카돈 스피커가 장착된다. 물론 8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R-디자인의 음 재생 능력도 상당히 좋다. 예전부터 볼보는 카오디오에 남다른 공을 들여온 브랜드였는데, XC40도 마찬가지다.
운전석 공간은 상위 모델인 XC90, XC60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리면서도 XC40만의 효율성을 잘 완성했다. 스마트폰 화면 전환 방식을 택한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시원한 시인성이 인상적이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전용 공간이나 글로브 박스 도어의 접이식 고리, 갑티슈 보관 공간 등의 아이디어도 신선하다.
다만 뒷좌석은 등받이가 앞으로 서 있는 탓에 다소 불편하다. 차체 구조를 보면 등받이를 더 눕힐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 트렁크 크기를 확보하기 위해 이 정도에서 타협한 것으로 보인다. 볼보자동차 이현기 매니저는 “XC40에 적용된 새로운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CMA)에서 지적 받는 부분”이라고 인정한다.
여러 사양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T4 가솔린 한 가지로 통일했다. 최근 디젤 모델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당한 선택으로 보인다.
차체가 작고 가볍고 가속감은 경쾌하다. 직렬 4기통 2.0ℓ 싱글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0.6㎏·m다. 최고출력은 4700rpm에서 나오지만, 최대토크가 1400~4000rpm의 넓은 구간에서 나오는 덕에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다.
게다가 과거 볼보 엔진에서 느껴졌던 다소 큰 흡기음이 사라졌다. 정숙성에도 크게 신경 쓴 티가 역력하다.
앞 서스펜션은 스트럿, 뒤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타입을 택했다. R-디자인의 승차감은 다소 튄다. 스포티함을 살리기 위한 세팅이겠지만,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다. 235/50R 19인치 타이어가 다소 오버 스펙인 건 아닐까. 이어서 탄 모멘텀은 235/55R 18인치 타이어가 장착돼 있는데, 이 차의 승차감이 훨씬 낫게 느껴진다. 너무 물렁거리지 않으면서도 좌우 롤링을 잘 억제해 놓고 있다. 볼보자동차 이현기 매니저는 “R-디자인은 다른 트림과 서스펜션 세팅의 차이가 크다”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해서 다소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XC40은 전 트림에 4륜 구동이 기본이고, 조향 지원 충돌 회피 기능과 시티 세이프티,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Ⅱ 등 동급에서 가장 풍부한 안전장비가 기본으로 마련된다.
조향 지원충돌 회피 기능은 역주행으로 달려오는 맞은 편 차량을 피하게 해주는 것으로, 시속 60~140㎞ 사이에서 작동한다. 파일럿 어시스트Ⅱ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동안에 최고시속 140㎞까지 안전하게 차선을 유지하게 달릴 수 있게 도와준다. 이번 시승회에서는 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보지 못했는데, 추가 시승을 통해 확인해볼 예정이다.
인증 연비는 도심 9.2㎞/ℓ, 고속도로 12.2㎞/ℓ, 복합 10.3㎞/ℓ다. 이 부분 역시 추후 좀 더 길게 타보고 제대로 평가를 하고 싶다.
요즘 볼보는 과거의 묵직함을 벗어던지고 젊은 감각을 뽐내고 있다. 가격은 모멘텀이 4620만원, R-디자인이 4880만원, 인스크립션이 5080만원. 차의 완성도와 안전·편의장비를 고려하면 경쟁력도 상당히 높다.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직장인이나 어린 아이를 둔 가장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차다. 물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연하의 남친을 태워도 아주 잘 어울린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잘 생겼고 믿음직하다. 연상녀에게 사랑 받고 싶은 남자들에게 ‘강추’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