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뮤지컬

[ET-ENT 뮤지컬] ‘오!캐롤’ 미워하려고 해도 레오나드가 생각나는 마지의 양가감정

발행일 : 2018-08-31 21:32:40

쇼미디어그룹(SMG) 제작 <오!캐롤>이 8월 16일부터 10월 21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로 2016년 한국에서 제작돼 초연됐던 작품이다.
 
레오나드와 결혼하기로 했던 마지는 결혼식 당일 바람을 맞는다. 영문을 알지 못하는 마지는 절친 로이스와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찾는데, 마지는 미워하려고 해도 레오나드가 생각나는 양가감정에 빠진다.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 마지의 양가감정!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찾은 이유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양가감정(兩價感情, ambivalence)은 두 가지 상호 대립되거나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오!캐롤>에서의 마지처럼 미워하면서도 계속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레오나드에 대한 현재 마지의 감정은 배신감, 분노, 화남, 의아함 등일 것이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사랑했던 사이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다시 레오나드가 돌아오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을 것이다.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마지가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찾는 것은 비용을 이미 지불했기 때문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그렇지만, 결혼식 당일 깨진 결혼의 신혼여행지를 간다는 것은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고, 마지에게 너무 잔인한 상황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마지가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순간에도 왜 레오나드가 보고 싶은 거야? 바보같이”라고 마지는 말한다.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고, 미워하려고 해도 레오나드가 생각나는데, 내면이 아직 이런 갈등을 하고 있다면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찾은 것은 상당히 개연성 있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 양가감정은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알려주면서 스토리텔링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양가감정은 극 마지막 스토리텔링의 반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암시한다. 양가감정은 현재의 주된 감정과 반대의 감정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의 감정은 반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암시의 기능을 할 수 있다.
 
<오!캐롤>에서 양가감정은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알려주면서 스토리텔링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만든다. 마지는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친 로이스의 부추김에 리조트의 가수 델과 엮이는 것도 자연스럽고, 레오나드와의 재회 또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것이다.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실제로 현실에서도 마음이 한쪽의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될 때, 반대의 바람도 함께 가지고 있는 양가감정의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양가감정을 가졌는지를 본인은 잘 모르고 주변에 있는 가까운 사람은 알 수도 있다.
 
현재의 분노와 상처, 울분과 억울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내면이 정말 바라는 것을 바라보면 양가감정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알 수 있다. 내 양가감정 중 하나는 진짜이고 하나는 가짜인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두 감정 모두 진짜이다. 최종적으로 어떤 감정을 취할 것인지 선택의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오!캐롤’ 공연사진, 사진=쇼미디어그룹(SMG)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