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갤러리

[ET-ENT 갤러리] 이순구 개인전 ‘웃는다’ 왜 웃는지 이유를 찾기 전에 먼저 행복해진다

발행일 : 2018-08-31 23:34:52

올미아트스페이스 9월 기획 초대전인 이순구 개인전 <웃는다>가 8월 29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시 중이다. ‘플라톤(Platon)은 왜 데모크리토스(Democritos)에게서 웃음을 제거하려 했을까?’라는 화두를 작가는 던진다.
 
‘이순구는 왜 인물에게 웃음을 부여하려 했을까?’라고 작가에게 화답의 화두를 다시 던질 수도 있는데, 답을 듣기도 전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행복한 마음이 먼저 생긴다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 ‘평론-알레고리, 72.7×60.6cm, oil on canvas, 2018’
 
‘평론-알레고리, 72.7×60.6cm, oil on canvas, 2018’에는 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한 명은 액자 속에 있고, 두 명은 액자 밖에 있다. 액자 속 인물은 하얗게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고, 액자 밖 인물들은 웃음을 참고 있거나 억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평론-알레고리, 72.7×60.6cm, oil on canvas, 2018’. 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평론-알레고리, 72.7×60.6cm, oil on canvas, 2018’. 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웃지 않고 있더라도 입술을 닫고 있거나 입이 막혀 있지는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남자는 입이 막혀 있는 대신에 꽃을 물고 있고, 여자는 입이 표현되지 않아 입을 다물고 있다는 표현조차 해당되지 않다는 점이 주목된다.
 
액자 밖 남자와 여자는 공통적으로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있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사람은 두 명인데 그림자는 하나인 것처럼 표현한 것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 ‘웃다 함께, 116.8×91cm, oil on canvas, 2018’
 
‘웃다 함께, 116.8×91cm, oil on canvas, 2018’은 보는 순간 활짝 웃게 되는 작품이다. 일곱 명이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꽃 뒤에 한 명이 더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웃다 함께, 116.8×91cm, oil on canvas, 2018’. 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웃다 함께, 116.8×91cm, oil on canvas, 2018’. 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일곱 명은 손을 아래로 내린 채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지만, 한 명은 왼손을 들어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 다 웃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뒤에서 웃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웃는 일곱 명이 작가의 의지와 바람이라면 어쩌면 뒤에 있는 한 명은 작가 본인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일곱 명의 목의 각도와 그 조합을 보면 일곱 송이의 꽃이 피어있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사람의 배경에 꽃이 있는 것도 그런 상상을 뒷받침하게 만든다. 사람꽃과 꽃꽃 사이에 작가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도 있다.
 
◇ ‘웃다-봄봄, 72.7×60.6cm, oil on canvas, 2018’
 
‘웃다-봄봄, 72.7×60.6cm, oil on canvas, 2018’에서 두 사람은 머리카락만 제외하고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족이기 때문에 같은 얼굴일 수도 있고, 활짝 웃고 있기 때문에 같은 얼굴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웃다 함께, 116.8×91cm, oil on canvas, 2018’. 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웃다 함께, 116.8×91cm, oil on canvas, 2018’. 사진=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

두 사람이 웃는 방향을 보면 같은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여겨진다. 서로 마주 보고 웃기가 아닌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웃을 때의 아름다움이 그림에 정서적으로 담겨있다.
 
여자의 보라색 옷을 보면 어깨와 몸통이 분리돼 표현되지 않고 하나의 면처럼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작가는 입체적인 면을 평면적으로 단순화해 나타내기도 하는데, 활짝 웃는 얼굴 표정 하나만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입체적으로 느끼게 만든다는 점이 돋보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