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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국립현대무용단 ‘스텝업’(3) ‘0g’(정철인 안무)

발행일 : 2018-09-08 09:56:58

9월 6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국립현대무용단 픽업스테이지(PICK-UP DANCESTAGE) <스텝업(STEP UP)>의 마지막 리뷰는 <0g>(안무 정철인)이다. <백지에 가닿기까지>(안무 배효섭), <무용학시리즈 vol. 2: 말, 같지 않은 말>(안무 이은경)과 함께 공연된 작품이다.
 
네 명의 남자 무용수 정철인, 류지수, 전중근, 문경재가 출연하는데 동적인 안무, 묘기와 같은 안무, 정적인 안무, 균형과 협력이 필요한 안무를 거쳐 상의 탈의에 의한 복근 노출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담은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스텝업’ 중 ‘0g’ 공연사진. 사진=국립현대무용단(황승택 촬영) 제공 <‘스텝업’ 중 ‘0g’ 공연사진. 사진=국립현대무용단(황승택 촬영) 제공>

◇ 빠르게 움직이는 안무, 자유낙하에 대처하는 자세
 
<0g>에서 불안감을 증폭하는 조명과 음악이 무대에 흘러나오면, 무용수는 무대를 빠르게 원형으로 뛰어서 도는 것을 반복한다. 속도감으로 시작한 안무는 리듬감, 균형감을 차례로 전달한다.
 
<0g>에서는 다른 사람의 팔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또 다른 사람이 받치면서 위로 올리는 동작이 반복된다. 낙하 운동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중력을 거스르는 행동을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낙하 운동을 하기 위해 팔이 끝까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안무라고 볼 수도 있다.
 
무척 역동적인 안무, 지구력이 필요한 안무를 보면서 많은 연습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된다. 이번 여름은 어떤 때보다도 무더웠는데, 뛰고 달리는 안무를 땀 흘리며 연습하면서 많은 것을 몸으로 느꼈을 것이다.

‘스텝업’ 중 ‘0g’ 공연사진. 사진=국립현대무용단(황승택 촬영) 제공 <‘스텝업’ 중 ‘0g’ 공연사진. 사진=국립현대무용단(황승택 촬영) 제공>

◇ 묘기 같기도 한 신발 안무
 
사과를 이용한 안무는 상징적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4명의 무용수가 힘의 균형을 이뤄 만드는 안무 동작에 이은 안개 효과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공연 후반의 정적은 균형잡기 동작에 집중하게 만든다.
 
다른 것보다 묘기 같기도 한 신발 안무는 인상적인데, 신발은 회전과 공간의 확장, 무용수들을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간단한 물리적 원리를 안무에 적용할 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0g>은 보여준다.

‘스텝업’ 중 ‘0g’ 공연사진. 사진=국립현대무용단(황승택 촬영) 제공 <‘스텝업’ 중 ‘0g’ 공연사진. 사진=국립현대무용단(황승택 촬영) 제공>

공연 마지막 무용수들의 상의 노출을 통한 복근 노출에 관객들의 큰 호응을 보였는데, 마지막에 상의가 담당하는 의상의 무게가 ‘0g’, 복근이 담당하는 의상의 무게가 ‘0g’이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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