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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군의 재팬 골프 리뽀또] 페어웨이 한복판 갤러리 플라자의 행복

발행일 : 2018-09-17 16:51:18
△9일 일본 도야마(富山)현 이미즈(射水)시 고스기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51회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 코니카 미놀타배 갤러리 플라자 전경. (사진=오상민 기자) 
<△9일 일본 도야마(富山)현 이미즈(射水)시 고스기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51회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 코니카 미놀타배 갤러리 플라자 전경. (사진=오상민 기자) >

왁자지껄한 잔치였다. 길게 늘어선 부스에선 각 지역 먹을거리 판촉전이 열렸고, 거대한 텐트 안은 맥주잔을 부딪치며 흥겨운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다.

아이들은 푸른 잔디 위를 신이 나서 뛰어다니거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스내그골프(어린아이들이 골프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고안한 프로그램)를 체험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난 9일 끝난 제51회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 코니카 미놀타배 대회장 일본 도야마(富山)현 이미즈(射水)시 고스기컨트리클럽 갤러리 플라자 풍경이다.

일본 프로골프 대회장의 갤러리 플라자는 대부분 주차장 여분 공간을 활용하는 국내 대회장과는 많이 다르다. 특히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최고(最古) 대회를 자랑하는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는 갤러리 플라자 조성에도 통 큰 인심을 발휘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대회장은 대부분 코스 안에 갤러리 플라자가 마련된다. 갤러리 플라자에는 각 지역 먹을거리 부스와 기념품 판매 부스, 대형 텐트 등이 설치된다. (사진=오상민 기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대회장은 대부분 코스 안에 갤러리 플라자가 마련된다. 갤러리 플라자에는 각 지역 먹을거리 부스와 기념품 판매 부스, 대형 텐트 등이 설치된다. (사진=오상민 기자) >

고스기컨트리클럽은 동ㆍ남ㆍ북 코스가 각각 9홀씩 27홀로 구성된 퍼블릭 골프장이다. 대회 기간에는 남ㆍ북 코스(18홀)만 사용하고 동 코스 9홀은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에서 가까운 동 코스 1번홀엔 갤러리 플라자를 마련해 플레이를 관전하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철저하게 골프팬 편의를 고려한 통 큰 결정이었다.

갤러리 플라자엔 각 지역별 먹을거리 부스와 가벼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골프용품 및 기념품 판매 부스,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대형 텐트, 페어웨이에서 프로골퍼 레슨을 받을 수 있는 레슨 회장이 마련됐다. 잔디 광장 한복판엔 LED 전광판을 설치해 굳이 코스를 돌지 않아도 선수들의 플레이와 스코어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갤러리 플라자가 페어웨이 한복판에 마련된 건 이 대회만이 아니다. 일본의 모든 프로골프 대회장은 갤러리 플라자는를 코스 내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대회장이 18홀 규모로 선수들 플레이 이외의 여분 홀이 없다면 홀과 홀 사이 평평한 공간을 활용해 갤러리 플라자를 조성, 최소한의 피크닉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는 10월 사이타마(埼玉)현 무사시가오카골프코스에서 열리는 히구치 히사코 미쓰비시전기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8000만엔ㆍ우승상금 1440만엔) 등이 대표적인 예다.

△갤러리 플라자에는 대형 LED 모니터도 설치돼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오상민 기자)
<△갤러리 플라자에는 대형 LED 모니터도 설치돼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오상민 기자) >

올 시즌 JLPGA 투어 38개 대회 중 갤러리 플라자가 코스 내에 조성되지 않은 대회는 지난 6월 효고(兵庫)현 롯코국제골프클럽에서 열린 미야자토 아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골프 토너먼트가 유일하다. 롯코국제골프클럽은 갤러리 플라자를 주차장에 마련했는데, 이로 인해 주차장이 협소해지면서 선수 및 관계자 외에는 대중교통과 전철역 앞 갤러리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JLPGA 투어가 갤러리 플라자의 코스 내 설치를 고집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주차장 내 갤러리 플라자를 설치할 경우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공간 활동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에 조성된 갤러리 플라자에서는 피크닉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이벤트 체험도 가능하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전하다 뜨거운 햇볕이나 비를 피할 수 있고,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스내그골프, 어프로치 경연대회, 어린이 골프교실 등 갤러리 대상 참여 이벤트도 푸른 잔디 위에서 만끽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스내그골프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사진=오상민 기자)
<△어린아이들을 위한 스내그골프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사진=오상민 기자) >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했다. JLPGA 투어는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을 권장하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공간 마련을 위해 고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대회장에서는 항시 정숙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어린아이들에게는 답답하고 무거운 장소로 비춰질 수 있지만 코스 내 갤러리 플라자가 설치된다면 온전히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이 만들어지고, 골프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골프팬 입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후원사 및 대회 관계자와 골프팬 편의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우리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다. 수년간 이어진 스타 부재와 자국 선수 부진 속에서도 6년 연속 최다 상금 규모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던 보이지 않는 힘이다.

[오군의 재팬 골프 리뽀또] 페어웨이 한복판 갤러리 플라자의 행복

필자소개 / 오상민

골프·스포츠 칼럼니스트(ohsm31@yahoo.co.jp). 일본 데일리사 한국지사장 겸 일본 골프전문지 월간 ‘슈퍼골프’의 한국어판 발행인·편집장 출신이다. 주로 일본 현지 골프업계 및 대회장을 취재한다. 일본 가압골프추진기구에서 골프 전문 트레이너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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