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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2018 부산국제영화제(4) ‘다운’ 생명에 대한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발행일 : 2018-09-27 05:14:52

이우수 감독의 <다운(Down)>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2018 BIFF) 와이드 앵글-한국단편 경쟁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상영되는 단편 영화이다. 늦은 나이에 임신한 부부는 태아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배는 점점 불러오는데, 이대로 낳을 수도 지울 수도 없다.
 
생명의 소중함,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에 대해 영화는 깊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누가 선택할 수 있을까? 그 선택에 대해 우리는 무어라 말할 자격이 있는가? 있다고 하더라고 말해도 되는가? 영화는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지속적인 질문을 던진다.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늦은 나이에 임신한 부부, 젊은 나이에 임신한 부부와의 공통점
 
<다운>에서 부인(김재화 분)과 남편(윤경호 분)은 늦은 나이에 임신한 부부이다. 임신을 할 경우 준비할 것이 많은데, 삶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늦은 나이에 임신할 경우 여유롭고 평안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영화는 부부의 나이와 상관없이 출산 후를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영화 뒷부분의 큰 갈등이 드러나기 전부터, 젊은 관객들이 먼저 공감하기 시작할 수 있다.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생명의 소중함!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누가 선택할 수 있을까?
 
태아가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알게 된 부인은 현실을 바로 인정할 수 없기에 마음속에서 부정하고 부인하는 단계를 거친다. 늦게 가진 아이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것을 바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태아가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아이를 낳는 것과 낳지 않는 것 중 어떤 선택이 아이를 위하는 것인지, 그리고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을 위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주관과 성향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것이다.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아이를 지우는 것은 불법이기에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의사(임시준 분)는 말한다. “선생님! 선생님이시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세요?”라고 부인은 의사에게 질문하는데, 부인이 의사에게 한 질문은 감독이 사회에 한 질문일 수도 있고, 영화가 관객에게 한 질문일 수도 있다.
 
생명의 소중함과 행복하게 살 권리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는 가치관과 생각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경제력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아이라도 나아서 키울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면 선택의 폭은 다양해질 수 있다. 요즘 젊은 세대가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경제력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누구의 앞에 서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두 사람
 
<다운>에서 남편과 부인은 어떤 사람 앞에 서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그들의 앞에 선 사람이 바뀌는 것이기도 한데, 현실에서의 우리의 삶도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아기용품집 직원(이현지 분) 앞에서 설렜던 그들은, 의사 앞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동네의원 간호사(박정원 분) 앞에 설 때는 이미 결심을 했다. 현실에서 나의 앞에 선 사람도 다른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앞에 서면 전혀 다른 감정과 정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깨닫게 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를 보면 누군가와 질문의 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다운’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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