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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2018 부산국제영화제(5) ‘서식지’ 갑작스러운 통일, 경제 대공황 겪는 한반도

발행일 : 2018-09-28 02:23:39

홍의정 감독의 <서식지(Habitat)>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2018 BIFF) 와이드 앵글-한국단편 경쟁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상영되는 단편 영화이다. 갑작스러운 통일로 경제 대공황을 겪고 있는 한반도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작품이다.
 
변희봉, 서동수, 조하석, 채드박이 출연해 진지한 연기를 선보인다. 몇 년 전에 나온 작품이었다면 통일을 가정한 판타지적 작품으로 여겨졌을 것인데, 최근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 현실적인 상황이라고 가정하게 만드는 작품
 
<서식지>가 몇 년 전에 나온 작품이었다면 통일을 가정해 만든 판타지적인 작품이라고 여겨졌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하는 마음과 호기심으로 영화를 보면서 진짜 저렇게 될까 이야기를 나눴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급격한 남북관계, 북미관계의 변화와 개선이 이뤄지면서 <서식지>는 무척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가정하면서 보게 된다. 충분히 저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람과 의지의 영역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새삼 놀라게 된다.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호기심과 기대감의 변화를 충족시킨 작품! 디테일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면?
 
몇 년 전부터 작년까지는 북한 특수요원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거의 대부분 큰 흥행을 거뒀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현실적인 히어로가 외국 사람일 경우 너무 먼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일 경우 판타지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와 외모가 비슷하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특수요원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에 관객들이 큰 호응을 보냈었다.
 
그런데,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남북관계가 급격히 개선되며 북한의 모습을 뉴스에서 TV를 통해 현실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호기심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판타지 또한 감소했다.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작년에 개봉했으면 기본으로 천만 영화가 됐을 여름 시즌 텐트폴 영화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점은, 관객의 호기심과 욕구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서식지>는 남다른 영웅적 업무를 수행하는 특수요원, 고위직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감독이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른 관객들의 성향 변화를 예상하고 작품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식지>가 시대적 변화를 충족하고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그렇지만, 단편 영화로 기획됐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통일의 과정과 영향, 경제 대공황을 어떻게 겪고 있는지에 대한 인과관계와 과정에 대한 안내를 충분히 할 시간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관객이 몰입해 공감하기 전에 영화가 벌써 끝날 수도 있다.
 
만약 설정과 디테일의 보강을 통해 공유와 공감이 더 커졌으면, <서식지>는 다른 작품들에게 모티브를 주는 영향력이 더 큰 영화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시대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사건 자체만으로도 주목되는데, 변화가 현실이 될 경우 사건은 당연한 것이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서식지’ 스틸사진.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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