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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시댄스 난민 특집(4) ‘부유하는 이들의 시’ 모두 이어진 사람들인가? 각각 개별적인 존재인가?

발행일 : 2018-10-06 08:38:20

윤성은 안무, 더 무브(The MOVE)의 <부유하는 이들의 시(Poem of the Floating)>는 10월 5일 KOCCA 콘텐츠문화광장 공연된, 제21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18, 시댄스 2018) 난민 특집의 네 번째 작품이다.
 
다큐 형상의 전시와 영상은 관객들이 현실에 직면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난민 사진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성남훈 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안무를 지속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공연에 참여한 열 명의 무용수는 모두 이어진 사람들인가, 각각 개별적인 존재인가를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부유하는 이들의 시’. 사진=성남훈 제공 <‘부유하는 이들의 시’. 사진=성남훈 제공>

◇ 전시와 영상, 천장에서 내려온 조명과 측면 조명, 음산한 음악을 통해 불안한 정서를 구축하고 시작한다
 
<부유하는 이들의 시>의 공연장 로비에는 사진이 전시됐고, 공연에는 바닥에 6개의 작품, 공중에 1개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방석석 두 줄이 스페셜 좌석으로 마련돼 무대와 관객석을 가깝게 만들었는데, 천장이 무척 높은 공연장인 KOCCA 콘텐츠문화광장에서의 이러한 세팅은 다른 요소들과 어울려 불안한 느낌을 공연 전부터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부유하는 이들의 시>는 무대 위에 한 명의 어린아이가 등장한 상태에서 영상으로 시작한다. 본격적인 안무가 펼쳐지기 전에 분위기와 정서를 관객들과 미리 공유하는 것이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천장에서 내려온 네 개의 조명은 밝음을 통해 공간을 불안하게 느끼게 만들었는데, 같은 색깔의 측면 조명도 같은 톤을 유지했다. 한 명의 여자 무용수를 따라 걷는 아홉 명의 무용수의 움직임은 음산한 음악과 함께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한 정서를 유지했다.
 
국내 체류 중인 난민 당사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안무가는 관객이 작품의 정서에 빠르게 몰입하기를 바라며 여러 장치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부유하는 이들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공감하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면, 안무가는 이렇게 알려주려고 노력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부유하는 이들의 시’. 사진=성남훈 제공 <‘부유하는 이들의 시’. 사진=성남훈 제공>

방글라데시에서 왔는데 한국이 안전해서 좋다는 한 무용수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들이 바라보는 우리가 안전한 것인지, 한국은 그들에게도 안전한 공간인지, 아니면 그렇게 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인지 궁금해진다.
 
본인이 속한 민족이 소수민족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 또한 던진다. 힘의 균형을 이용한 안무는 안무가가 생각하는 대답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서로의 텐션이 조화를 이룬 균형은, 무용수들의 힘의 크기가 똑같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이 가진 힘의 크기에 맞춰 자신의 텐션을 조절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관객은 중요하게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느껴진다.
 
◇ 모두 이어진 사람들인가? 각각 개별적인 존재인가?
 
<부유하는 이들의 시>의 안무를 보면 각자가 고유한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하고, 각각의 무용수는 무용수 전체를 아우르는 생명체의 일부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모두 이어진 사람들인가, 각각 개별적인 존재인가 생각하게 만드는데, 즉흥춤, 커뮤니티 댄스가 주는 효과라고 볼 수도 있다.
 
유연하면서도 역동적인 단체 안무는 인상적이다. 그러나 군무는 아니라는 점이 주목된다. 같이 춤을 추지만 모두 동시에 같은 동작을 하지 않는 시간이 더 많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고 같이 춤을 추고 있지만, 모두 같은 춤으로 제약하지 않는다는 것에는 분명히 안무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생각된다.
 
무용수들은 한 줄로 섰다가 뛰기도 한다. 따라하기 안무도 많다. 그 따라하기 안무는 처음에는 반영이라기보다는 추종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안무가 계속될수록 반영의 요소가 점점 늘어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부유하는 이들의 시’. 사진=성남훈 제공 <‘부유하는 이들의 시’. 사진=성남훈 제공>

자리 바꾸기 안무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자리를 내 안에 온 무용수에게 내어줘야 한다. 어떤 사람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결정할 수 있지만, 상대편에 있는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빈 공간을 찾아 자신의 위치를 바꿔야 한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유하는 이들’의 움직임을 ‘시’로 표현한 안무라고 생각된다.
 
무대 위 작품 뒤에 서서 팔 또는 다리만 보여주는 안무도 있다. 다 같이 쓰러지는 장면은 몰입해 이어지는 감정선을 따라가고 있는 관객을 잠시 멈칫하게 만든다. 쓰러진 모습은 어쩌면 서 있을 때보다 편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서 있을 때의 삶의 무게가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흰 천에 그린 그림과 글씨! 어린아이의 등장을 통한 정서의 전환!
 
열 명의 무용수가 집중하는 <부유하는 이들의 시>는 어린아이의 등장으로 정서의 전환, 완급 조절이 이뤄진다. 공연 시작 때 잠시 나온 어린아이의 등장은 암시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소급해서 깨달을 수 있다.
 
흰색의 천 위에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물건을 내려놓고, 누군가는 그 물건들을 정리한다.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천 위에서 본인의 흔적을 남기거나, 다른 사람의 흔적을 지움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이다. 나는 내 삶에서 그 흰 천 위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여운으로 남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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