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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군의 재팬 골프 리뽀또] 김하늘이 꽃피운 한국형 팬클럽 문화

발행일 : 2018-10-10 13:32:16
△한ㆍ일 ‘한일사랑’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팬미팅이 지난 6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렸다. (사진=오상민 기자)
<△한ㆍ일 ‘한일사랑’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팬미팅이 지난 6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렸다. (사진=오상민 기자) >

꿈같은 나흘이었다. 프로골퍼 김하늘(30ㆍ하이트진로)을 따라 한국을 찾은 일본인 갤러리들이 나흘간의 한국 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나흘간 김하늘의 플레이를 관전한 후 팬미팅에 참가했고, 김하늘 이니셜과 사인이 들어간 골프클럽ㆍ골프백ㆍ모자 등을 선물로 받았다. 일본에선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 꿈같은 일정이었다.

일본인 갤러리들이 한국을 방문한 건 지난 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관전하기 위해서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하늘은 이 대회가 1년 만에 출전하는 국내 대회이자 스폰서 대회였다.

‘하늘사랑(김하늘 팬클럽)’ 일본지부엔 약 2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번에 김하늘을 따라 한국으로 날아온 팬들은 일본지부 회원 중에서도 알아주는 골수팬이다.

지부장인 오히가시 후미히로 씨는 나라(奈良)현에 살고 있는 정년퇴직자다. 김하늘 출전 대회는 연간 20개 정도 대회를 관전하는데 집에서 근거리 대회장은 자가용을 이용한다. 하지만 집에선 먼 대회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뒤 갤러리 버스로 대회장에 입장한다. 입장권은 JLPGA 클럽 카드(1만8000엔ㆍ10개 대회 관전)를 활용하고, 숙소는 최대한 저렴한 곳을 찾지만 연간 약 150만엔(약 1500만원)의 경비를 지출하고 있다.

△팬미팅에 참가한 한ㆍ일 ‘하늘사랑’ 회원들은 삼겹살 파티 후 어프로치 경연대회로 친목을 다졌다. (사진=오상민 기자)

<△팬미팅에 참가한 한ㆍ일 ‘하늘사랑’ 회원들은 삼겹살 파티 후 어프로치 경연대회로 친목을 다졌다. (사진=오상민 기자) >

오히가시 씨에게 ‘한ㆍ일 대항전에서 김하늘이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면 누굴 응원하겠냐’고 물었더니 “김하늘이 한국 대표로 나온다면 김하늘을 응원한다. 만약 김하늘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본을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오사카(大阪)에 사는 시라에 히데노리 씨는 일본지부 회원 중 가장 많은 대회를 관전했다. 김하늘이 출전하는 모든 대회를 관전한단다. 가장 많은 대회를 관전하는 만큼 지출도 가장 많았다. 시라에 씨 본인도 계산해본 적은 없지만 약 200만엔(약 2000만원)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왜 김하늘의 갤러리를 하냐고 묻자, “김하늘 선수의 우승 모습을 TV가 아닌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하늘은 JLPGA 투어 통산 6승을 기록 중인데, 시라에 씨는 2015년 9월 우승한 먼싱웨어 레이디스 도카이 클래식을 제외한 5개 대회 우승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이들의 활동은 적극적이면서 조직적이다. 김하늘의 상징 컬러인 하늘색 모자에 김하늘 캐리커처가 들어간 패치를 붙이고 무리를 지어 응원한다. 개중에는 하늘색 르꼬끄(김하늘 후원 브랜드) 골프웨어와 신발을 신고 김하늘과 호흡을 같이하는 사람도 있다. 몇몇 홀에서는 2~3명이 짝을 이뤄 플랜카드를 들어 보이기도 한다.

△이번에 한국에 온 일본인 갤러리 중 홍일점인 마쓰사와 아유미 씨. 어프로치 경연대회 후 김하늘 이니셜과 사인이 들어간 골프백을 선물로 받았다. (사진=오상민 기자)
<△이번에 한국에 온 일본인 갤러리 중 홍일점인 마쓰사와 아유미 씨. 어프로치 경연대회 후 김하늘 이니셜과 사인이 들어간 골프백을 선물로 받았다. (사진=오상민 기자) >

요즘 한국 프로골프 대회장에선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단체 행동을 낯설어 하는 일본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류 리쓰코(31), 호리 고토네(22), 고즈마 고토노(26), 후지타 히카리(24) 등 팬클럽을 보유한 일본선수는 여럿 있지만 응원도구를 활용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팬클럽은 없다.

사실 김하늘이 처음 일본 땅을 밟았을 땐 날카로운 이미지 때문에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다. 출중한 실력과 귀여운 이미지로 일본 팬을 사로잡은 이보미(30ㆍ노부타 그룹)와 비교되는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보미 버금가는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하늘사랑’ 문영재 회장의 팬클럽 문화 수출 노력과 김하늘 양친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컸다. ‘김하늘표’ 밝은 미소와 팬을 대하는 진정성도 감동을 줬다.

△매 대회 성적에 상관없이 밝은 미소를 발산하는 김하늘. 그의 미소는 일본에서도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사진=오상민 기자) 

<△매 대회 성적에 상관없이 밝은 미소를 발산하는 김하늘. 그의 미소는 일본에서도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사진=오상민 기자) >

성적에 상관없이 밝은 표정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은 이제 일본에서도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경기 후에는 응원해준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거나 기념촬영을 한 후 일일이 악수하는 모습은 일본선수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이번에 김하늘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하늘사랑’ 회원만 7명이다. 이들은 김하늘을 응원하면서 간단한 한국어를 익히고 한국문화와 음식을 접했다. 이번에는 한국까지 날아와 마지막까지 김하늘과 함께했다. 한국형 팬클럽 문화 수출의 결실이다. 김하늘이 꽃피운 아름다운 골프한류다.

[오군의 재팬 골프 리뽀또] 김하늘이 꽃피운 한국형 팬클럽 문화

필자소개 / 오상민

골프·스포츠 칼럼니스트(ohsm31@yahoo.co.jp). 일본 데일리사 한국지사장 겸 일본 골프전문지 월간 ‘슈퍼골프’의 한국어판 발행인·편집장 출신이다. 주로 일본 현지 골프업계 및 대회장을 취재한다. 일본 가압골프추진기구에서 골프 전문 트레이너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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