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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 ‘미스터 젠틀맨’ 기아 스팅어

발행일 : 2018-10-11 15:47:32
[임의택의 車車車] ‘미스터 젠틀맨’ 기아 스팅어

자동차 전문기자로 살아오면서 많은 차를 시승한다. 시승기가 술술 써지는 차가 있는가 하면, 어떤 차는 무슨 얘기를 써야할지 모를 정도로 애매한 차도 있다.

최근 시승한 2019년형 기아 스팅어 3.3은 전자에 해당하는 차다. 지난해 시승회 때 3.3 모델을 시승하고 이후 2.0 후륜 모델을 시승한 뒤 이번이 세 번째 만남.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연식 변경 모델은 시승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스팅어는 달랐다. 앞서 두 번의 시승에서 아주 좋은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2019년형에서 공통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리어 LED 턴시그널 램프와 심리스(Seam-less) 플로팅 타입 8인치 내비게이션, 6칼라 인테리어 무드조명 등 세 가지의 신규 적용이다. 그 외의 사양들은 3.3 모델에 적용되던 것을 2.0이나 2.2 모델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게 많다.

[임의택의 車車車] ‘미스터 젠틀맨’ 기아 스팅어

심리스 플로팅 내비게이션은 초창기 모델에 비해 테두리를 줄이는 한편, 직사각형 디자인을 사다리꼴로 바꾼 것이다. 구형의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신형은 더욱 세련돼 보인다.

여섯 가지로 변화하는 무드 조명도 세련미를 높이는 요소. 조명 면적을 더 키우면 더 확실한 변화가 보일 텐데 슬며시 보여주는 정도에 그쳤다.

스팅어에서 가장 높게 평가할 수 있는 건 엔진과 변속기의 조화, 안정된 주행성능이다. 2.0 모델에서 살짝 아쉬웠던 가속력은 3.3 모델이 만회하고도 남는다. 트윈 터보는 가속 지체현상이 거의 없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패들 시프터의 조작감과 상당히 우수하다.

[임의택의 車車車] ‘미스터 젠틀맨’ 기아 스팅어

드라이브 모드는 스팅어에서 특히 돋보인다. 에코 모드라고 둔하지도 않고, 스포츠 모드라고 마냥 기름을 펑펑 쓰진 않는다. 확실한 변화가 느껴지면서도 합리적으로 설계한 느낌.

2019년형에 추가된 전면 차음 글라스 덕에 정숙성은 한결 좋아졌다. 다만 데뷔 때부터 지적하던 것이지만 스포츠 모드에서의 사운드는 어딘가 부족하다. 2019년형 모델은 개선된 액티브 사운드를 적용했지만 여전히 얌전한 느낌이다. 벨로스터 N에서 보여줬던 팝콘 사운드를 내는 건 무리였을까. 아니면 이 부분을 튜닝의 영역으로 남긴 것일까.

또 한 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세분화한 건 아주 칭찬할 일이지만 각 모드에 따른 계기반의 시각적 변화는 부족해 보인다. 스포츠 모드라면 계기반 전체가 붉은색으로 변하고 글자 배치도 달라지는 스타일로 하면 어떨까. 상위 모델인 더 K9만 하더라도 가변형 전자식 계기반을 채용하고 있는데, 스팅어에도 옵션으로 장착된다면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

[임의택의 車車車] ‘미스터 젠틀맨’ 기아 스팅어

드라이브 모드 컨트롤러는 크기를 좀 더 키우는 건 어떨까. 주행 중에 조작하는 기능의 특성을 감안하면, 기어 레버 뒤쪽으로 손을 옮겨 찾는 것보다는 앞쪽에 배치하는 게 더 합리적으로 보이고, 그게 힘들다면 컨트롤러의 크기를 키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승 모델인 3.3 AWD의 인증 연비는 복합 8.4㎞/ℓ인데, 고속도로 위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 8.5㎞/ℓ를 기록했다.

3.3 GT(4938만원)에 AWD와 와이드 선루프를 더한 가격은 5262만원이다. 초기형과 비교해 트림을 하나로 줄이고 드라이브 와이즈 기능을 기본화한 게 차이점이다.

[임의택의 車車車] ‘미스터 젠틀맨’ 기아 스팅어

스팅어는 올해 9월까지 4515대가 팔렸다. 지난해보다 7.3% 늘어난 실적이다. 같은 그룹의 경쟁모델인 제네시스 G70은 같은 기간 9870대가 판매됐다. G70의 데뷔에도 스팅어 판매가 감소되지 않은 건 기아차 입장에서 고무적이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라면 G70보다는 스팅어를 선택하겠다. 20~30대의 나이라면 G70이 더 끌릴 수 있겠으나, 가족을 자주 태우는 40대 이상의 가장이라면 스팅어가 훨씬 매력적이다. 골프백 4개가 들어가는 넓은 트렁크 용량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스팅어는 데뷔 이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했거나 최종 후보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낸 차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G70의 그늘에 살짝 가린 느낌이지만, 상품성만 보면 국산차 중에 근래 보기 드문 수작(秀作)이다. 새롭게 추가된 커스터마이징 패키지를 더한다면 훨씬 더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최고의 국산차. 벤츠 부럽지 않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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