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드라마

[ET-ENT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문지인과 안재현은 서현진을 톱배우가 아닌 사람으로 대하다

발행일 : 2018-10-29 00:18:22

송현욱, 남기훈 연출, 임메아리 극본,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서 유우미(문지인 분)와 류은호(안재현 분)는 한세계(서현진 분)를 톱배우 한세계로만 대하는 게 아니라 사람 한세계, 인간 한세계로 대한다.
 
톱배우가 되는 순간 처음부터 팬이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조차 이제 더 이상 한 인간이 아닌 특정화된 존재로 여긴다. ‘원래의 나’와 ‘스타가 된 나’가 엄연히 공존하는 것인데, ‘원래의 나’는 더 이상 인정받지도 내세우지도 못하고 ‘스타가 된 나’만 남는 것이다.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만 더 이상 내가, 내가 아닌 느낌을 가지게 될 수 있는데, <뷰티 인사이드>에서 세계는 우미와 은호가 톱배우와 사람으로 모두 대해주기 때문에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도 잘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아티스트는 외롭다! 주변 사람들이 진가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기도 하고, 아티스트들끼리는 잘 칭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뷰티 인사이드>의 한세계의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연예계를 비롯한 아티스트의 세상을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아티스트는 외롭다. 특히, 아직 톱클래스에 오르기 전 아티스트들은 더욱 그렇다.
 
배우의 경우 아직 주연은 아니지만 조연이나, 의미 있는 단역으로 뜨기 시작할 때 더욱 그렇다. 나를 배우로 처음 만난 사람들은 나의 연기에 감명받고 칭찬하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배우가 되기 전에 나를 알았던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인 내가 망가졌던 과거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배우들을 바라볼 때 촉촉한 눈으로 동경하며 바라보던 나의 가족이나 친구도 내 연기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이유는, 배우인 나를 인정하기에 이전에 알고 있던 사람으로서의 내가 너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티스트들끼리는 서로 알아보고 인정하고 칭찬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른 아티스트가 하는 예술에 대해 감탄하지만, 뜨기 시작하는 아티스트를 칭찬하는 것은 아직 나의 예술성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의 나의 무능함과 무력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뜨고 난 아티스트 또한 외롭고 공허할 수 있다! 고유의 사람으로서, 맥락으로서의 나를 인정받지 못하고, 스타로서의, 개념화된 나만 요구받기 때문이다!
 
그럼 배우가 주연급으로 뜨고 나면 인정받기 때문에 외롭지 않을까?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또 다른 외로움과 공허함에 쌓일 수 있다. 내가 톱배우가 되면 주변 사람들도 더 이상 나를 무시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대하지 않을 수 있다.
 
집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게 되면서, 부모 또한 혼내기보다는 떠받들 것이다. 친구들도 잘 나가는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며, 나와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지난 모습을 알아서 미화하며 칭송할 수 있다.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이런 겉모습을 막연히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그 위치가 되면 좋기만 할까? 나는 톱배우에 맞는 모습과 행동을 보여줘야 하고, 나다운 나로 사는 것을 버려야 한다. 그만한 보상을 받는다면 그런 모습과 행동을 보여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음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한세계에게는 톱배우가 된 이후에도 한세계에게 할 말 다 하는 친구인 유우미와 류은호가 있다
 
한세계의 친구인 유우미는 세계가 소속된 1인 기획사에서 세계의 매니저 업무부터 대표로서의 일까지 완벽하게 처리한다. 업무적으로 철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세계에게 할 말은 다 한다. 아티스트로 인정하면서도 친구로서의 마음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유치원 동기 류은호 또한 한세계의 존재 자체를 인정한다. 톱배우 한세계와 친구 한세계를 모두 인정하고 존중한다. 둘 중 하나를 인정받지 못해 외롭고 공허해질 수 있는데, 한세계에게는 둘 다 인정해주는 의미 있는 타자(상대방)가 두 명이나 있는 것이다.
 
톱배우라는 개념화된 한세계와 맥락으로서의 인간 한세계를 동시에 인정해주고 지지하고 보호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모습이 바뀌는 힘든 시간도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유우미와 류은호는 매니지먼트의 모범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유무미만 매니지먼트에 종사하지만, 류은호 또한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개념화된 자기 vs. 맥락으로서의 자기! 드라마에서 톱스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념화된 자기와 맥락으로서의 자기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는 문제는, <뷰티 인사이드>처럼 드라마에서 톱스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사항이다.
 
회사, 특히 대기업에서 부장이면 부장다운 역할을 하기를 요구받는다. 자신의 원래 모습인 맥락화된 자기를 내세우는 것을 억제당하고, 부장으로서의 개념화된 자기를 강요받는다. 신입사원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회사를 들어가면 그 회사 사원으로서의 역할과 이미지를 요구받는다. 개념화된 자기를 요구받고 강요받기까지 한다.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뷰티 인사이드’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맥락으로서의 자기를 숨겨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내세우지 않아도 되는 동호회에 자신의 여가시간을 매진할 수도 있다. 차장급, 부장급 이상의 사람의 경우 일반적인 동호회에 가는 것조차 실질적이고 심리적인 저항을 받기 때문에,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동문들로 구성된 동호회에 열심히 참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미지를 너무 깨끗하게 만든 사람, 좀 더 정확하게 만들면 맥락으로서의 자기를 철저히 숨기고 개념화된 자기만을 전면에 내세운 사람은 속된 말로 한 큐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개념화된 자기와 맥락으로서의 자기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은 톱배우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모두 무척 중요한 사항이다. 나는 현재 개념화된 자기로만 살고 있는지, 맥락으로서의 자기로도 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