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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AGF 2018(3)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이시카와 카이토, 세토 아사미

발행일 : 2018-10-30 00:51:32

마스이 소이치 감독의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의 성우 이시카와 카이토, 세토 아사미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KINTEX 제2전시장 9홀에서 열리는 Anime X Game Festival 2018(AGF 2018)에 3일 게스트로 참여한다.
 
주인공이 주위 사람들에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면서 그 원인을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인간 심리에 깊숙이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아즈사가와 사쿠타와 사쿠라지마 마이는 서로의 마음을 비추는 자화상이자, 서로의 비밀, 상처와 결핍을 공유하는 대상이다. 감정이입해 따라가면 마음이 짠해지면서 눈물이 나는데, 슬퍼서 나기도 하고 감동적이어서 나기도 한다.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 이야기로 들어가지 않고, 이야기 속 이야기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야기 속 이야기는 이야기 속 이야기가 아니다!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전해지는 이야기라는 판타지로 시작해, 일단 믿고 들어보자는 개연성 부여한다. 주인공과 관객이 같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작품 초반에 관객을 훅 데리고 들어가는 것이다.
 
내 눈에만 보이는 여자가 있는데, 보통 여자가 아니라 연예인이다. 귀신을 보는 이야기보다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이다. 놀라운 점은 이야기 속 이야기가 이야기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반전이 있다는 것이다. 반전을 눈치채지 못해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지만, 반전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작품 설정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다시 감탄하게 된다.

감히 넘볼 수 없는 대상이 내 눈에만 보이고 나와만 대화가 가능하다면 어떨까? 남학생의 시야로 본 이야기는 마냥 행복할 것처럼 예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슬픔과 아픔을 보고 느낀다는 것은 상대가 아픈 만큼 나도 아파진다는 것을 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 데이트인 듯 아닌 듯, 썸인 듯 아닌 듯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인간 심리에 깊숙이 들어가는 대화!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젊은 남녀의 호감,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한다는 면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제목만 보면 B급 작품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관람하면 행간의 의미를 음미하면서 재관람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말로는 지루하다고 하면서 변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의 속성,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한 불편 등은 익숙해도 뭔가 소모된다는 표현을 들으면 주인공이 그냥 멋진 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 정서적으로 중요한 암시의 기능을 한다.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 사쿠타와 마이는 서로의 마음을 비추는 자화상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정신 나간 이야기처럼 들리는 사춘기 증후군의 실체를 찾아나간다. ‘관측 이론’은 ‘이 세상에 있는 건 누군가 관측함으로써 존재가 확정된다는 이론’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관측 이론을 등장인물에 적용하면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면 이 세상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 속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련해진다.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스틸사진. 사진=애니플러스 제공>

사쿠타와 마이는 서로의 마음을 비추는 자화상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상처와 결핍의 공유한다. 투명인간 취급당한 경험도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 곤란한 상황인데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을 때 의지가 돼 주는 사람을 찾고 있으면서도 그런 불안을 숨긴다.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는 이야기 속에서 원리와 법칙을 찾는 것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선물 같은 작품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이어 라플라스의 악마가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추리소설을 보듯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재미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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