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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권수영 교수의 영혼사용설명서 ‘나도 나를 모르겠다’ 남의 눈으로 살다 잃어버린 나, 어떻게 되찾을까?

발행일 : 2018-11-02 11:05:31

O tvN <어쩌다 어른> 상담학의 대가, 권수영 교수의 신간도서, 내 안의 자기를 지키기 위한 영혼사용설명서 <나도 나를 모르겠다>가 11월 14일 발행된다. 책의 부제는 ‘착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 보니’로, 청림출판의 문학·교양 도서 전문 브랜드 레드박스에서 발간한다.
 
25년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치유와 성장을 일궈온 상담학자 권수영 교수의 영혼을 깨우는 생각 수업. 신간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자기 자신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그동안 소홀히 여겼던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자신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용기를 전한다. 저자는 불안 심리와 버거운 인간관계 문제를 헤쳐 나가고 낮은 자존감과 잃어버린 주관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해법을 밝히면서,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사진=레드박스 제공 <‘나도 나를 모르겠다’. 사진=레드박스 제공>

 
◆ 책 소개
 
◇ 내가 아는 나, 평가받는 나, 되고 싶은 나… 진짜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오늘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매끄러운 인간관계를 위해서라면 그런 것쯤은 일도 아니다. 웬만한 일에는 얼굴 붉히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척 넘길 줄 아는 것도 성숙한 사회인의 미덕. 그렇게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자기’로 살아가다 보면 진짜 내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나도 나를 모를 지경이 된다.
 
분명 열심히 애쓰고 있긴 하지만 무언가를 상실한 듯한 느낌을 떨칠 수 없고, 몸만 지금 여기에 있을 뿐 영혼 없이 건성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버릇이 일상이 되어버렸다면? 이런 상태를 두고 저자 권수영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좀비의 예비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채로 신체만 존재하는 좀비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소리다.
 
25년 동안 심리상담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저자는 <나도 나를 모르겠다>에서 ‘자기’의 뿌리가 되는 ‘영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영혼’ 하면 죽었을 때 몸에서 빠져나오는 기운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영혼이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내면의 거울’로, 살아 있을 때 활발히 사용해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두뇌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많고, 튼튼한 신체를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영혼을 위해 무언가를 투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혼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79쪽)
 
내 영혼의 힘이 미미해지면 나를 둘러싼 사람들은 순식간에 대상화되고 만다. 그래서 내 안에서 영혼이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나 자신보다도 오히려 상대방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영혼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가치와 판단에 의거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평가받은 성적으로 살고, 학교 졸업장으로 살고, 상급자의 실적 평가로 살아야 하는 인생이 행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 써먹을 것인가, 썩힐 것인가? 나를 위한 숨은 영혼 찾기
 
나의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외부에 있는 한 아무리 마음을 다독이더라도 심리적인 갈등이나 삶의 허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저자는 “나 자신을 가장 안전하게 사랑하고 돌보아줄 대상은 내 안에 있”으므로 타인이 아닌 나만의 관점으로 자신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물론 이는 쉽지 않다. 대개 우리는 남이 보는 나를 생각하며 사는 데 익숙한지라, 타인의 영향권 밖에 있는 진짜 나에게 말을 걸어보는 일은 이제껏 해보지 못한 난제일 수 있다. 대학을 정하고 전공을 선택할 때도, 성인이 되어 직장을 구하고 결혼할 상대를 만날 때도 부모와 가족,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만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외부적인 시각의 영향권 바깥에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의 나, ‘나다운 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특히 자존감이 떨어져 있거나 감당하기 힘든 불안을 떠안고 있거나 인간관계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이들에겐 '나를 찾아가는 길'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만만치 않은 길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타인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느낌’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 그 '느낌’이 부정적으로 작용해 나를 오랫동안 짓누르고 괴롭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바로 그 ‘느낌’을 다시 새롭게 쌓아간다면 상황은 점차적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절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부분이 의외로 ‘생각’이 아닌 ‘느낌’에 달려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세상의 많은 책들이 '나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인생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지금 이대로 충분히 괜찮다”라며 섣부른 위로를 건네거나 언젠가는 반드시 괜찮은 나로 살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내 몸이 살아 움직이도록 애니메니션하고 나와 타인을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영혼'을 통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가능성을 탐색한다.
 
생명을 느끼고 나누는 호흡법을 틈틈이 실천하고, 어릴 시절에 이미 가지고 있었던 상상의 힘을 되살리고, 자기 자신에게 따뜻한 ‘말-숨’을 불어넣으며 사랑하는 이와 살갗의 온기로 어루만지는 일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며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설명한다.
 
◇ 나의 한계점은 지속적인 성장의 시작점이기에 “나는 새롭게 완성될 수 있다”
 
이 책을 쓴 권수영 교수는 여러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자로, 종교사회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정신분석학의 세계를 접한 뒤 기독교상담학을 전공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심리실험과 심리이론을 비롯해 철학, 신경과학, 신학 등을 바탕으로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다른 동물 또는 인공지능 로봇과는 어떤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면서, 자기(The Self)를 완성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흥미로운 영혼사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치유와 성장에 관한 심리서이면서, 상담학자이자 종교심리학자로서의 신념과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풍성하게 녹아 있는 인문 에세이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아는 나를 성급히 완료형으로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참 자기'를 지향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잘난 구석이 없는 것 같고 남에게 그럴듯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지는 말자. 분석과 비교에 능한 이성이 자꾸 그렇게 부추기더라도, 영혼의 지향성에 의해 나 자신이 오늘도 새롭게 완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다가올 내일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게 된다.
 
‘영혼’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신비로운 자산이지만 누구나 이를 십분 활용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잊고 있던 영혼의 위력을 일깨우는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나도 나를 모르겠다’라는 뻐근한 자각을 디디고 넘어서서 ‘이제 나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의욕을 싹 틔울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소개
 
◇ 권수영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장 겸 연합신학대학원장이며 상담·코칭지원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보스턴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종교와 심리학’으로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감성과 영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하고 여러 개의 기술 특허를 보유한 신학자이자 종교심리학자이며, 심리상담과 코칭 서비스를 실천하고 가르치는 상담학자이다. 방송 프로그램과 기업 리더십 강연을 통해 대중과 만나는 명강사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나쁜 감정은 나쁘지 않다>, <공감육아>, <한국인의 관계심리학>, <프로이트와 종교> 등이 있다.
 
학문적으로 애매하게 걸쳐 있는 학자로 살다 전공 분야 사이의 건널목이나 교차점에서 절묘한 통찰이 생기는 것을 발견하고 소위 ‘옆길 학습(sideway learning)’의 신봉자가 되었다. 기웃거리며 곁눈으로 배우는 것을 좋아해 종잡을 수 없는 글쓰기를 즐긴다. 그 결과 심리학, 상담학, 철학, 신학을 비롯해 정신분석학과 신경과학이 함께 만나는 <나도 나를 모르겠다>를 집필하게 됐다. 아무쪼록 이 책이 독자들에게 ‘나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일으켰으면 하고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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