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규 연출, 김성민 극본, MBC 월화드라마 <배드파파> 제21회, 제22회에서 장혁(유지철 역)과 권동원(강상문 역)은 실제 격투기 못지않은 생생한 결투 장면을 몸 사리지 않는 액션과 치밀한 내면 연기로 표현했다.
권동원은 실제로 이기고 싶어 분노하면서 질주한다고 느껴졌다. 장혁은 권동원이 마음껏 연기력을 발휘하도록 배려했고, 권동원은 장혁이 드라마틱하게 반전을 선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다. 거칠지만 밀착된 케미를 보인 장혁과 권동원이 대립하는 상대역이 아닌 협조하는 파트너로 케미를 맞춰도 무척 잘 어울릴 것이라고 사료된다.
◇ 실제 경기 장면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 장혁과 권동원
<배드파파>에서 장혁과 권동원은 실제 경기 장면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드라마 속 경기 장면은 실제 경기 장면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한 호흡을 필요로 하는데, 장혁의 훌륭한 리드에 권동원은 장혁에게 톤과 정서, 속도를 맞추는 호흡을 보여줬다.
실제 격투기를 할 때 두 선수가 같은 속도와 리듬으로 호흡을 할 수도 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서 장혁과 권동원은 거칠지만 밀착된 케미를 보여줬다. 경기 초반에 장혁보다 강한 상대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결국 장혁이 더 빛날 수 있는데, 권동원은 드라마 초반부터 장혁과 날선 라이벌로 계속 등장했던 것처럼 대등한 균형을 만들었다는 게 주목된다.
◇ 실제로 이기고 싶어 분노하면서 질주한다고 느껴지는 권동원
<배드파파> 제21회와 제22회에서는 권동원이 격투기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다른 등장인물들의 표현에 의해 강상문 캐릭터가 얼마나 무서운지 시청자들에게 알려줬다. 악질 괴물로 꼭지가 돌면 시합과 상관없이 상대 선수를 죽이려고 하며, 파워도 파워이지만 잔인하고 살벌해 약점을 보이면 거기만 물어뜯는 들개 같은 놈이라는 이미지를 미리 구축했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반복되는 강상문 캐릭터에 맞게 강렬함과 무자비함을 권동원은 표현해야 했다. 시청자가 장혁을 응원하게 만들고 장혁의 재기에 인상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권동원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배드파파>를 직접 보면 권동원은 실제로 이기고 싶어 분노하면서 질주한다고 느껴졌다. 권동원의 분노와 광기가 폭발할수록 시청자들은 손에 땀을 쥐며 장혁을 더 응원하게 되는데, 연기가 아닌 실제 분노와 광기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잔인하고 무자비함에 시청자들은 무서웠을 수도 있는데, 강상문의 잔인함과 무자비함이 아닌 권동원의 잔인함과 무자비함으로 보이기도 했다. 장혁이 약 기운을 발휘하면서 강해졌을 때, 권동원은 예상치 못한 반전에 놀라며 진짜 겁을 먹은 표정을 지었는데 실제 상황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권동원은 강자에서 약자로 바로 무너지지 않고, 무너지기 직전에 두려움에 쌓인 모습의 디테일한 표현 연기를 보여줬다. 장혁을 응원하던 시청자들이 순간적으로 본인에게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포인트를 무척 잘 살린 것이다.
◇ 권동원이 마음껏 질주할 수 있게 배려한 장혁! 두 사람이 만드는 또 다른 케미를 기대하며!
권동원이 마음껏 질주할 수 있게 한 장혁의 배려심은 눈에 띄었다. 두 배우는 격투의 합, 액션의 합, 감정의 합, 분노의 합을 맞추었는데, 다른 드라마에서 다시 만나 케미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대립하는 상대역이 아닌 협조하는 파트너로도 잘 어울릴 것이라고 기대된다. 형과 동생, 선배와 후배로도 어울릴 것이라고 예상되고,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그냥 친구처럼 지내는 역할을 해도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장혁이 불타오를 때 권동원은 기름을 부으며 감정과 상황을 증폭할 수 있을 것이다. <배드파파>를 통해 강렬한 결투의 합을 맞췄기 때문에 함께 하는 액션신을 통해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