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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댄스시어터샤하르 넌버벌 발레극 ‘신소공녀’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발행일 : 2018-11-22 12:39:25

관악구청 주최로 초청된 댄스시어터샤하르(DTS)의 아동권리주제 넌버벌 발레 <신소공녀>가 관악문화관도서관 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공연됐다. 지우영 안무/연출로 진행된 이번 작품은 20일 덕성여대아트홀에서 공연됐고, 30일에 서울중현초등학교 대강당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실제 공연을 관람한 학생 관객들 중에는 눈물을 흘린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동권리’라는 큰 틀보다는 그냥 ‘내 이야기’로 느꼈기 때문이다. 가족단위의 관람 후 재관람하는 어른들도 많은 공연인데,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도 결국 부모의 마음 또한 반영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 ‘아동권리’라는 큰 틀에서 볼 수도 있지만, 그냥 ‘내 이야기’로 보이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신소공녀>는 아동권리, 아동인권을 몸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여가를 즐기며 놀 수 있는 권리인 레크리에이션권, 행복추구권을 담고 있다. 베개에 집착하는 아이인 소공녀(김하영 분)는 더 자고 싶고 침대에서 놀고 싶다. 엄마(이한나 분)를 비롯한 어른들은 베개를 던져버리고 가방만 들고 나타나 소공녀가 가방을 들게 만든다.
 
영상으로 표현된 영어학원, 미술학원, 음악학원, 수학학원 등 많은 학원 간판은 보기만 해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하루 종일 뭔가를 배워야 하는 소공녀의 모습에 학생 관객들은 정말 강하게 감정이입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관객석에서 느껴진다.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이날 낮 공연에는 훌쩍이는 학생 관객과 더 크게 울먹이는 학생 관객이 많았는데,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도 많았다. ‘아동권리’라는 큰 틀에서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을 수도 있지만, 무대 위에서의 모습이 그냥 ‘내 이야기’로 보이기에 울 수밖에 없었다고 느껴진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왜 놀고 싶은지를 이야기할 수도 없을 것인데, 어른들이 받아주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는 자기 자신이 미웠을 수도 있다. <신소공녀>는 그런 학생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기회, 답답한 마음을 울면서 풀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 복합공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시간
 
영상과 함께 지선영의 피아노 라이브 연주로 시작한 <신소공녀>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복합공연이다. 이동건, 이규완, 조수아, 김찬양, 송진, 김한샘, 차용현은 다양한 종류의 안무와 연기를 펼치고, 테너 민현기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노래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신소공녀>는 전형적인 아동극의 형태로 안무와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고,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수준급으로 진행된다. 레이저쇼를 비롯해 많은 볼거리가 공연에 녹아있는데, 불이 나는 장면을 묘사할 때는 무척 인상적이다.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 부모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지만, 결국 부모의 마음을 반영한 이야기
 
직접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 넌버벌극인 <신소공녀>에서 ‘엄마가 얼마나 널 사랑하는지 알지?’라는 영상 속 자막은 엄마의 억울함을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아이를 괴롭히기 위한 행동과 선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노력과 배려를 인정받기보다는 반감에 대응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단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신소공녀>를 직접 관람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입장만 반영한 공연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지만, 억울한 부모의 마음과 아이를 위한 사랑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단위로 관람했던 학부모들이 아이들 없이 재관람을 신청한다고 한다.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신소공녀’ 공연사진. 사진=댄스시어터샤하르 제공>

기존의 소공녀와는 다른 신소공녀의 모습은 어른들의 입장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많이 보내는 게 미안한 게 아니라 더 많이 못 보내는 게 미안하다고 느끼는 부모들은, <신소공녀>를 보면서 스스로 아이에게 미안해하던 마음에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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