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 감독의 <리벤져(Revenger)>는 극악무도한 사형수들을 격리시킨 죽음의 섬 ‘수라도’를 지배하는 절대악 쿤(박희순 분)을 잡기 위해 스스로 악마의 길을 선택해 사형수가 된 전직 특수경찰 율(브루스 칸 분)의 복수를 다룬 영화이다.
관상용 액션이 아닌 진짜 무술을 보여준 브루스 칸은 절도 있고 신속하고 깔끔한 액션을 신선하게 보여준다. <리벤져>는 불필요하게 화려한 동작이 없는 대신, 진짜 결투를 하는 듯한 생동감과 현실감을 진하게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 관상용 액션이 아닌 진짜 무술이다! 진짜 브루스 칸의 마셜 아트가 돋보이는 영화!
<리벤져>에서의 무술은 관상용 액션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 동작이 크지 않고, 빠르고 신속하게 펼쳐진다. 빠르고 절도 있는 액션, 군더더기가 없는 액션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핵심적인 동작만 사용해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관상용 액션에 익숙해진 관객은 채 마음의 준비도 하지 전에 동작이 끝난다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반면에 마셜 아트의 본질을 아는 사람은 진짜 무술이 어떤 것인지 <리벤져>를 보면서 감탄하게 될 것이다.
불필요하게 화려한 액션만 계속 보다가 진짜 액션을 보면 정말 신선할 수 있다. 보이기 위한 무술이 아닌 진짜 결투라는 느낌은 영화를 보는 몰입감을 높인다. 브루스 칸의 직진, 정면 돌파가 돋보이는 액션은 한 번쯤 제대로 배워서 따라 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브루스 칸의 눈빛 연기 또한 일품인데, <리벤져> 초반에 손과 팔, 몸통이 하나로 묶인 채, 다리로만 하는 액션 시간에는 다리의 움직임에만 집중하게 된다. 브루스 칸은 얼굴, 몸통, 팔, 손, 다리, 발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아이솔레이션을 분명하게 보여주는데, 무술에 종사하는 관객뿐만 아니라 무용에 종사하는 관객 또한 더욱 감탄하며 관람하게 될 것이다.
◇ 시리즈로 창작이 가능한 참신하고 흥미로운 소재
아시아 12개국 사형수들의 공동 격리 구역에 사형수들만 모여 있다는 <리벤져>의 설정은 시리즈로 창작이 가능하게 만드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소재이다. 모두 다 사형수이면 관객은 누구에게 감정이입해 누구를 응원해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재미로 사람을 죽이는 쿤 무리는 관객이 생지옥인 수라도에서 누구를 응원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리벤져>에서는 롱테이크 영상 또한 돋보였는데, 브루스 칸 무술의 진정성을 더욱 느끼게 만들었다. 간결한 액션에 대한 관객의 수요가 얼마나 될지, 국내 관객과 해외 관객의 반응에 따라 이 작품의 흥행 여부와 후속편 제작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진서, 김인권, 박철민, 김나연, T.J. 스톰, 밀러 칸 등 모든 출연진은 액션과 연기를 소화하면서 모두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데, 이 작품이 시리즈로 이어진다면 첫 편의 등장인물로 뿌듯함이 더욱 생길 것이다.
율과 칸이 수라도에 오기 전 이야기를 프리퀄로 만들 수도 있다. 복수가 복수를 낳는다는 이야기로 전개되면, 후속편은 수라도를 배경으로 할 수도 있고 새로운 곳을 배경으로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 진정성 있는 마셜 아트에 대한 관객들의 실제 반응이 궁금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