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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남자친구’(3) 박보검의 문학적 어필, 귀여운 작업, 귀여운 허세

발행일 : 2018-12-09 00:09:38

박신우 연출, 유영아 극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제3회의 부제는 ‘시간을 보내는 걸까요 아니면... 버티는 걸까요?’이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박보검(김진혁 역)은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송혜교(차수연 역)에 대한 박보검의 문학적 어필, 귀여운 작업, 귀여운 허세는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있지 않고 상대에게 초점이 맞춰있기에 더욱 효과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박보검의 문학적 어필! 작업 멘트 같은 말 또한 문학적으로 들릴 수 있게 만든다
 
<남자친구>에서 박보검은 소설과 시를 읽거나 내용을 언급함으로써 본인을 소설, 시와 융합해 문학소년 이미지를 만든다. 이는 송혜교의 억눌려진 감성을 자극해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문학적 공감을 통해 마음의 공감, 생각의 공유, 감정의 향유를 하게 되는 것이다.
 
“김진혁씨는 특별한 문장 사전이 있는 것 같아요.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라는 송혜교의 이야기에 박보검은 “남다른 감수성이라고 해 두시죠.”라고 어필한다. 상대의 말을 인정하면서 자신 또한 살리고 있는 것인데,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할 말을 다하는 모습은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에서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줄 것으로 기대하게 만든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박보검의 귀여운 작업! 처음에는 상대를 애타게 만들 수 있으나, 반복될 경우 오히려 마음을 닫게 만들 수도 있다
 
작업인 듯 아닌 듯, 관심인 듯 호기심인 듯한 박보검의 귀여운 작업은 절묘한 줄타기를 한다. 송혜교와의 줄타기일 수도 있지만, 감정이입한 시청자들과의 줄타기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래저래 잘 통해요, 대표님이랑 저랑”이라고 먼저 말을 꺼냈을 때 “감자떡 하나로 잘 통한다고 하기에는 그렇지 않나?”라고 하며 송혜교가 동의하지 않자 박보검은 “그럼 아닌 걸로”라고 바로 말한다. 일단 액셀러레이터를 가동한 뒤 언제든 살짝 브레이크를 밝아 완급 조절. 속도 조절을 하는 모습은 더욱 심쿵하게 만든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송혜교를 쳐다보며 뜬금없이 “오늘부터 1일입니다.”라고 말한 뒤, “누가요?”라는 송혜교의 질문에 “저랑, 요 감자떡이랑”이라고 하면서 귀엽게 웃는 모습은 감탄스럽다. 다분히 장난스러운 말이면서도 송혜교를 통째로 흔들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바로 깊게 들어갈 수도 있고, 바로 빠져나올 수도 있는 상태를 박보검은 유지한다. 경계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박보검은 그렇기 때문에 작업인지 아닌지 상대방을 더욱 헛갈리게 만들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 경계의 두려움에 집중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데 이런 방법은 처음에는 상대를 무척 애타게 만들 수 있으나, 반복할 경우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닫게 만들 수도 있다. 설렜던 마음에 기대감을 가졌다가 아닌 것이 확인되고 반복되면, 학습된 좌절이 생기고 학습된 좌절은 아예 마음을 닫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김칫국을 마셨다고 멋쩍어질 수도 있다.
 
박보검의 가벼운 스킨십도 무척 인상적이다. 트럭에 오를 때 잡을 수 있게 팔을 내미는 등 배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스킨십을 무척 인상적으로 사용한다. 능수능란한 느낌보다는 설레는 느낌을 전하면서 그렇게 한다는 점이 더욱 주목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있잖아요, 대표님. 우리는 무슨 사이가 맞을까요?”, “보고 싶어서 왔어요, 보고 싶어서. 그래서 왔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쉽지 않은 용기임에는 분명한데, 다른 사람에 비해 경계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실행할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된다.
 
◇ 박보검의 귀여운 허세! 상대방을 긴장에서 이완시키고, 편하게 만들 수 있다
 
“제가 홍제동 포클레인이거든요.”라고 말하는 등 박보검은 귀여운 허세를 부린다. 새벽에 차를 빌려 다시 속초로 달려갈 수 있는 허세가 귀여운 이유는, 분명히 허세 넘치는 행동을 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허세가 아닌 멋진 행동으로 보이게 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드셔 보시면 제 맘 아실걸요, 어마어마하게 맛있어요.”라고 귀여운 허세를 부릴 때, 송혜교는 “일단 먹어보죠, 김진혁씨 맘 알게 될지 어떨지.”라고 대답하는데, 박보검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장난 아닙니다, 두 그릇 드실지도 몰라요.”라고 맞받아친다.
 
박보검의 귀여운 거침없음이 불편한 시청자도 있겠지만,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고 좋아하는 시청자가 더 많을 것이다. 만약 내 남자친구가 박보검처럼 한다면 어떨까? 아니면 내가 여자친구에게 박보검처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몰입해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은 <남자친구>를 보면서 박보검이 될 수도, 송혜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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