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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남자친구’(4) 박보검처럼 행동한다면 현실 상황에서 송혜교는 정말 좋아할까?

발행일 : 2018-12-10 00:12:42

박신우 연출, 유영아 극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제4회의 부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아가는 건, 여전히...’이다. 시작부터의 작은 반전은 시청자들을 상황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는데, 마지막에 위기에 처한 송혜교(차수연 역)를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박보검(김진혁 역)의 행동이 드라마 속 상황이 아닌 현실이라면 어땠을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시작부터 여러 번 반복되는 작은 반전! 오히려 몰아쳤을 때보다 박보검의 고백을 더욱 절절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남자친구> 제4회는 시작부터 여러 반전을 거듭한다. 유리창 밖에서 카메라는 안에 있는 송혜교와 박보검을 바라보는데, 유리창에는 ‘따로’라고 쓰여 있다. 간판 또는 메뉴의 일부를 노출시킨 것이기도 하고, 이번 회에 두 사람이 따로 가게 될 것이라고 부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따로’라는 큰 글자를 포착한 시청자가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됐을 때 송혜교는 “김진혁씨, 우리라는 표현은 좀”이라고 말한다. 빠르게 판단하는 성향이 있는 시청자는 두 사람 사이에 큰 위기가 생겼구나 생각했을 것인데, 뒤이어 박보검의 반전 멘트가 사이다처럼 청량감을 준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보고 싶어서 왔어요”라고 말한 뒤 잠시 사이를 둔 후 박보검은 다시 “보고 싶어서, 그래서 왔어요”라고 말한다. 만약 사이를 두지 않고 대사가 이어졌으면 작은 반전에 시청자는 놀란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인데, 사이를 두고 대사가 이어져 첫 대사에 놀라고 두 번째 대사에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남자친구>는 작은 디테일로 감정에 깊게 들어가게 만드는 것에 뛰어난데, 작가의 힘인지 연출의 힘인지 연기자의 힘인지 궁금해진다. 얼굴을 바라보던 카메라는 두 사람의 신발로 시선을 옮기고, 송혜교가 내밀었던 발을 앉은 채로 약간 뒤로 빼는 모습을 보여준다. 감정의 작은 변화와 갈등 또한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본방뿐만 아니라 재방, 삼방 또한 사수하는 시청자들은 처음 시청할 때 못 봤던 것들을 추가로 보게 되면서 더욱 감동할 수 있다. 디테일은 처음에 인식보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반복 시청하는 사람들은 그런 디테일 자체를 인식함으로써 드라마에 더욱 무한신뢰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 ‘함께’와 ‘따로’! 헤어지는 상처를 감당하고 싶지 않은 송혜교!
 
<남자친구> 제4회에서 시작하고 2분까지의 박보검 대사와 행동, 송혜교의 대사와 표정은 엄청나게 압축된 밀도를 가지고 있다. ‘함께’와 ‘따로’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대화는 무척 인상적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어릴 적부터 친구랑 친하게 지내는 걸 엄마가 싫어해 친구가 없었다고 송혜교는 말한다. “좋아하는 친구랑 하루아침에 멀어지는 건 아주 괴로운 일이거든요.”라고 말하며 이별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자기개방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는 학습된 무기력을 송혜교는 가지고 있는 것인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헤어졌을 때 상처를 감당할 수 없어서 친구를 사귈 수 없다는 말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박보검을 향한 송혜교의 이런 자기개방은 다가오지 말라는 강력한 신호일 수도 있지만, 헤어지지 않을 수 있으면 다가와도 된다는 일종의 꿀팁 정보를 주는 것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송혜교의 자기개방에 좌절하고 물러날 수도 있는데, 박보검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16부작 드라마 초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 마지막의 박보검 행동! 실제 상황이라면 상대방 여자는 좋아할까?
 
<남자친구> 제4회 마지막에는 곤란한 상황에 놓인 송혜교 앞에 공개적으로 박보검이 등장해 보호를 하는 심쿵한 반전이 펼쳐져 제5회 방송을 애타게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데 이런 박보검의 행동은 용기 있는 보호일까, 아니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더욱 난처하고 난감하게 만든 행동일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송혜교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누가 나를 구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무조건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 박보검처럼 행동하면 상대방 여자는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고, 그 상황에 더욱 빠지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상황에서 내가 박보검 같은 행동을 했을 때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이전의 조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제4회 마지막 상황에 드라마 속 송혜교는 민망하지 않은데 실제로 본인은 엄청 민망해한 시청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논란을 대비해 제작진은 드라마 속 송혜교의 마음을 여러 차례 알려주는 암시를 했었다는 점을 떠올려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드라마 속에서 송혜교는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매번 혼자 해결했기 때문에 누가 나서주는 것에 기쁜 것인데, 만약 그렇다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음이 아프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박보검과 송혜교가 이어질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중요하겠지만, 박보검이 송혜교의 마음속 상처를 어떻게 위로하고 치유할 지도 이 드라마의 중요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더 많은 것을 가져야 상대방을 포용하고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남자친구>는 솔직하고 진정한 마음과 용기만 있으면 충분히 치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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