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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남자친구’(8-1) 반전과 진심이 있지만 결국 이기적인 사랑의 장승조

발행일 : 2018-12-23 00:01:23

박신우 연출, 유영아 극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제8회의 부제는 ‘뭐든 둘이 하면 용기가 나니까’이다. 송혜교(차수연 역)와 박보검(김진혁 역)의 포옹신과 키스신 못지않게 장승조(정우석 역)의 본심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남자친구>는 제8회까지 방송 후 한 주 결방될 예정이다. 드라마가 '몇부작'인 것이 왜 중요할까? 송혜교, 박보검의 감성을 따라가려면 감정이입해 따라온 시청자는 자신의 감정선이 어디에 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송혜교와 박보검의 키스신! 드디어 드러난 장승조의 순애보!
 
제3회 방송에서 송혜교를 만나 장승조는 “수연아, 너나 나나 우리가 우리 인생이라고 산 적 있었니?”라고 말했고, 송혜교가 재결합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낸 후 자리를 떠난 후 “나는 언제 너한테 말이 되는 사람이 되는 거냐? 내 진심 말하면 너 힘들어질 텐데.”라고 독백을 했다.
 
제8회 방송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의 포옹신, 키스신 못지않게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든 것은 장승조의 이혼에 숨겨진 사연이었다. 장승조는 운명의 사랑인 장희령(장수아 역)을 만나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사실은 태경그룹으로부터 송혜교를 해방시켜주기 위해 장희령과의 사랑을 거짓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송혜교를 향한 장승조의 사랑은 지고지순한 자기희생에 근거한 숭고한 사랑이라고 생각되기도 하나, 감동을 파괴하고 냉정하게 보면 전혀 반대로 해석할 수도 있다. 순애보처럼 보이게 하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지만, 결국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직면해 돌파하지 않고 송혜교에게 다 떠넘긴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 내가 원하는 사랑을 하는 장승조, 상대가 원하는 사랑을 하는 박보검
 
<남자친구>에서 장승조는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자신의 방식으로 송혜교에게 전달하고, 박보검은 상대가 원하는 사랑을 자신의 방식으로 송혜교에게 전달한다. 둘 다 자신의 방식을 사용했다는 것, 리드했다는 점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준 것이냐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만 준 것이냐는 엄청난 차이점이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선물을 줄 때 내가 주고 싶은 선물을 주는 것과 상대방이 받고 싶은 선물을 주는 것의 차이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선물을 줄 때가 아니라, 내가 선물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답은 의외로 쉽게 나올 수도 있다. 역지사지하면 답은 분명해진다.
 
어쩌면 박보검의 사랑도 송혜교가 원하는 사랑을 준 것이라기보다는, 박보검은 박보검의 사랑을 했는데 그 사랑을 송혜교가 원했다고 볼 수도 있다. 박보검의 사랑도 송혜교를 난감하게 만드는 방식의 사랑 표현과 방법이고 철저한 배려와 맞춤형 사랑은 아니라 치더라도, 결국 상대가 원하는 사랑을 한다는 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박보검의 사랑은 송혜교와 시청자를 감동시키지만. 장승조의 사랑은 시청자만 감동시킨다. 장승조의 사랑은 송혜교에게 오히려 불편함만 줄 수 있다, 장승조도 이런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은 드라마 곳곳에서 나온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장승조의 사랑은 치명적인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당사자가 됐을 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랑을 받고 싶은 남자라기보다는 그의 진심에 연민이 느껴지는 남자라고 장승조가 생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반전과 진심이 있지만 결국 이기적인 사랑의 장승조
 
<남자친구>에서 장승조는 진심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송혜교를 향해 제대로 마음을 전달하지도 못하고 사랑을 통해 행복을 주지도 못했다. 왜 그럴까? 재벌의 후계자인 장승조는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이 모든 것을 얻어왔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최고의 것들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가 원하는 대로 잘해주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정말 자신의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나고도 자신의 기준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사랑을 하는 장승조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질 수는 있지만, <남자친구>에서 장승조의 사랑이 더욱 훌륭하고 매력적인 것이라고 느끼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송혜교와 결혼해서 살면서도 그 시간 동안 진정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뭘 해야 상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몰랐고 그래서 못 했던 것이다. 장승조는 상대가 진정으로 뭘 원하는지 제대로 몰랐다고 볼 수도 있다. 현재도 아직까지 과거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인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상황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의지와 용기, 실행력이 없어서, 자신의 바람을 투사한 송혜교만 탈출시킨 것일 수도 있다
 
장승조는 자신을 희생해서 이혼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부모를 거스를 수 없기에 송혜교에게 자신의 마음을 투사해 태경그룹으로부터 대리 탈출하게 만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송혜교를 진정으로 사랑해 송혜교를 탈출하게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부모로부터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송혜교의 탈출을 통해 대리만족하려고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송혜교를 향한 장승조의 사랑은 보는 시야에 따라 반전과 진심이 있는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상대방보다 나를 위한 이기적인 사랑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남자친구’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송혜교의 입장을 떠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때 장승조에게 냉정하고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행동을 보면 좋게 볼 수도 그렇지 않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제는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점,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남자친구>에서 장승조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있는 위치에 따라 그에게 예의를 차리거나 혹은 강요하는 사람들만 보인다. 현재까지의 스토리텔링으로 봤을 때 장승조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시청자들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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