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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홈쇼핑 주식회사’ 고백타임의 김영희, 비언어적 메시지를 캐치하는 홍현희, 역할을 위해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보여준 김나희

발행일 : 2019-01-05 11:32:40

이매진D아츠팩토리(이매진디아츠팩토리) 주최, 바라이엔티컴퍼니 제작,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이하 <홈쇼핑 주식회사>)가 2018년 9월 14일부터 2019년 2월 17일까지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정말 웃기고 재미있는 공연 속에 희극인의 비애를 전달한 김영희의 고백타임은 공감과 감동을 전달했다. 홍현희는 말이 아닌 몸이 말하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캐치하는데 탁월함을 발휘했고,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김나희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공을 보여줬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 기본 대본은 있지만 관객과의 호흡, 애드리브로 풍성해지는 예측 불가 현장 리얼리티 쇼, 버라이어티 무대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방송가 최고의 스타 신데라(박미선, 김영희 분)는 시상식에서의 말실수, 구설수로 폭망하는데, 제작피디 김팀장(이선영, 박지훈 분)이 의리로 ‘홈쇼핑 주식회사’라는 마지막 카드를 제안한다. 라이징 스타 나대자(권진영, 홍현희 분)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으며 완판 여왕 자리에 오른 백장미(김나희, 이은지 분)에게 신데라가 반가울 수는 없다.
 
<홈쇼핑 주식회사>는 기본 대본은 있지만 관객과의 호흡, 애드리브로 풍성해지는 공연이다. ‘여자의 쇼핑에 드립을 더하다’라는 포스터의 문구를 실감할 수 있다. 관객과 직접 대화를 하기도 하고, 관객을 무대로 불러 공연에 참여하게 하는 등 예측 불가 현장 리얼리티 쇼를 만든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코미디 프로그램을 라이브로 보는 것을 능가하는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적극적인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데, 민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관객들이 대부분 적극적인 참여를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개인 SNS, 1인 방송 등으로 자신을 노출하는데 두려움이 없어진 사람들과 분위기가 관객 참여형 공연인 <홈쇼핑 주식회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관객은 관객석 1열을 예매하면 된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 김영희의 고백타임! 희극인의 비애!
 
필자는 김영희, 홍현희, 김나희, 박지훈이 출연한 회차에 관람했다. 대본과 애드리브를 넘나드는 김영희는 관객들과 적극적인 호흡을 하며 공연을 이끌었다. 방송이 아닌 라이브 공연답게, 관객에 대한 확실한 개입을 통해 재미와 아찔함을 묘하게 전달했다.
 
계속 웃음을 주던 김영희는 신데라 캐릭터의 고백인지 자신의 고백인지 모르는 고백타임을 가져 관객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는데, 희극인의 비애를 말하는 그녀는 무척 진지했는데 그렇다고 분위기를 너무 침체하지는 않게 조절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자신의 현재 상황, 마음과는 상관없이 웃음을 줘야 하고, 상대방 또한 그것을 원하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갈등과 상처에 대한 김영희의 고백타임은 숙연하게 공감한 후 그 의미를 되새기며 다시 <홈쇼핑 주식회사>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사진=김영희 인스타그램 캡처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사진=김영희 인스타그램 캡처>

◇ 몸이 말하는 메시지를 캐치하는데 뛰어남을 발휘한 홍현희!
 
홍현희의 망가짐을 불사한 의상은 시작부터 인상적이었다. 예쁘고 날씬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공연을 위해 적극적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홍현희의 매력과 가치는 독립적인 연기에도 있지만, 김영희와의 케미에서 더욱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김영희는 라이브 공연을 하면서 관객과의 거리와 벽을 좁히려고 하면서 때로는 아찔하게 깊숙이 들어가기도 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재미있어 했지만, 당사자인 관객 또는 당사자은 아니지만 당사자에 감정이입한 또 다른 관객은 순간적으로 불편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를 완충하는 역할을 홍현희가 한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바라이엔티컴퍼니 제공>

홍현희는 김영희가 너무 많이 나가는 것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본인의 완충과 보호로 인해 김영희가 마음 놓고 많이 나갈 수 있게 멍석과 보호막을 깔아주기도 한 것이다. 홍현희의 보호막은 때로는 김영희를 보호하기도 하고, 때로는 관객들을 보호하기도 해 전체적인 케미와 시너지를 높였다.
 
홍현희 구시렁구시렁 개그에 관객들이 환호하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한 방의 큰 개그보다는 작은 멘트를 끊이지 않게 던지던 홍현희는 분위기가 탈 때 더 크게 폭발시키는 역할도 했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홍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홍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너무 잘 오셨어요”라는 대사를 상황에 맞춰서 반복했고 처음에는 그냥 받아들였던 관객들이 나중에는 그 대사가 나오기 시작하면 바로 웃었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알고 봤을 때, 아는 대사가 나올 때 더 재미있어지는 것처럼 홍현희가 처음으로 “너무 잘 오셨어요”라는 대사를 했을 때보다 같은 대사를 계속 반복할 때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홍현희의 또 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움직임과 표정 속에서 관객의 비언어적 메시지를 정말 빠르게 찾는다는 것이었다. 즉흥력이 좋은 사람은 자신의 상황에 대한 즉흥력이 좋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홍현희는 타인에 대한 즉흥력도 뛰어남을 발휘했다. 타인에 대한 애정과 관찰력, 집중력의 힘이라고 생각된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사진=홍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사진=홍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 진짜 쇼호스트 느낌의 김나희!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다!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김나희는 진짜 쇼호스트 느낌으로 설정과 정서의 중심을 잡았다. 정말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져 관객들의 웃음이 끊어지지 않고 김영희와 홍현희 또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김나희는 자신의 역할을 위해 흔들리지 않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녀의 내공은 연습의 힘인지, 역할에 대한 몰입력인지, 살아온 경험으로 인해 단단해짐인지 궁금하다.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김나희를 처음 본 관객은 코미디보다는 미모로 승부하는 희극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필자도 <드립걸즈>에서 김나희의 희극 연기를 못 봤더라면 은연중에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김나희 인스타그램 캡처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공연사진. 사진=김나희 인스타그램 캡처>

코미디에 대한 욕심이 강하고 뼈그맨의 피가 흐르는 김나희는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본인도 빵빵 터뜨리는 포텐을 발휘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가진 걸 빼앗기고 추락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신데라인데, 신데라 캐릭터보다 백장미 캐릭터가 더 추락에 대해 훨씬 더 두려워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데라보다 부족한 게 많은 백장미가 더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고 구차함을 극복하려는 시도와 도전 또한 많이 했을 것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 사진=김나희 인스타그램 캡처 <‘Shop on the Stage 홈쇼핑 주식회사’ . 사진=김나희 인스타그램 캡처>

<드립걸즈>에서의 코미디에 대한 열정, <홈쇼핑 주식회사>에서 역할에 대한 집중을 보여준 김나희가 원톱 주연으로 무대에 서는 모습은 어떨까? 코미디 임프라브 쇼 형태의 단독 공연 또한 기대가 된다. 미모에 갇히지 않는 뼈그맨 김나희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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