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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넷플릭스 ‘킹덤’(3) 배두나에 대한 전석호의 호감! 뜬금없음인가, 반전의 단초인가, 완급 조절인가?

발행일 : 2019-02-02 00:10:00

김성훈 연출, 김은희 극본,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KINGDOM)> 시즌1 제3화에서 범팔(전석호 분)은 자신을 구해준 서비(배두나 분)에게 마음이 끌린다. 뜬금없이 마음이 동한 것일 수도 있지만, 반전의 단초일 수도 있고, 단순히 완급 조절을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 좀비가 무서운 이유는? <킹덤>의 좀비와 이전의 좀비들의 차이점은?
 
방금 전까지도 멀쩡했던 사람이 좀비가 된다. 좀비에게 물린다는 것은 피해자가 된다는 것인데, 피해자의 입장에 오래 머물지 않고 좀비가 되면서 또 다른 가해자가 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악인이 아니었기에 대놓고 미워할 수도 없다. 게다가 본인의 의지에 의해 그렇게 된 게 아니니까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동정하거나 안심하는 순간 나도 위험하다. 극한 상황에서 희열을 느끼는 성향이 아니라면, 시청자들은 이런 상황에 힘들어할 수 있다.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낮에는 어두운 곳에 숨고, 밤이 되면 활동한다는 것은 다른 작품에서의 좀비와 공통점인데, <킹덤>에 나오는 좀비들은 차이점도 가지고 있다. 움직이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물린 후 좀비가 되기까지 변화하는 시간 또한 무척 빠르다.
 
물린 사람의 감정변화를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좀비가 됐다는 사건 자체가 부각되고, 자신이 좀비가 될 것을 알게 된 사람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강하게 표출되지는 않는다. 동정심을 가지지 않게 하려는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대신, <킹덤>은 엄마가 좀비로 변화하는 것을 어린 딸의 눈을 통해 보게 만든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각각의 사람이 좀비가 되는 과정에서의 감정을 아껴뒀다가 한 번에 쏟아부은 것이다.
 
실제상황이라면 저 아이는 무엇을 느낄 것인지 상상이 돼 너무 괴롭다. 자신이 본 것을 절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인데, 평생 어떻게 그 고통 속에서 살 수 있을지에 이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창(주지훈 분) 또한 그러할 것이다.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 영상보다 캡처한 스틸사진으로 봤을 때 더 잔혹하다? 잔혹함에 머물지 않게 만든 촬영과 편집
 
<킹덤>은 영상을 볼 때보다 캡처한 스틸사진으로 봤을 때 더 잔혹함이 느껴진다. 영상이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맥락 속에서는 잔혹함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게 된다.
 
많은 단역, 보조출연자들의 열연 또한 흐름 속에서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캡처한 스틸사진으로 봤을 때 더 와닿는다. 다른 드라마 같았으면 슬로모션으로 표현됐을 장면도, <킹덤>은 속도를 유지하며 정직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조선시대 양반들의 허례, 허식에 대한 조소, 조롱을 할 때도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입해 시청자들의 감정을 쥐어짜지 않는다. 그렇지만 할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가지는 않는데, 빠른 전개 속에서도 표현할 것을 다 표현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나를 구해준 사람에 대해 생긴 호감! 반전의 단초?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나를 구해준 사람에게 호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킹덤> 제3화에서 범팔은 자신을 구해준 서비에게 호감이 생긴다. 약간 적극적이기도 하고 약간 소극적이기도 한 어필을 서비에게 하는데, 서비는 못 알아듣는 건지 아니면 못 알아듣는 척하는 건지 회피하는 행동을 한다.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킹덤’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뜬금없이 마음이 동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반전을 위한 암시일 수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범팔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 이유를 서비에게서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개연성 없는 상황을 통해 더 큰 개연성을 만들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극중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 쉬어가는 시간으로 설정된 장면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범팔은 앞으로도 드라마 속에서 그런 역할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 반전의 단초일지, 완급 조절일지 이어지는 이야기가 궁금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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