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형 박사는 학사, 석사, 박사 모두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노인복지, 농촌복지, 정신보건사회복지 등과 관련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논문 및 통계 관련 서적과 7-8편의 학술논문을 매년 출판 및 발표하고 있으며, ‘나는 대한민국 대학원생이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역량 있는 연구자이다. 그럼에도 항상 부족한 글쟁이라며 자신을 낮추는 정규형 박사를 소개한다.

이하 정규형 박사와의 일문일답
Q1.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복지학 박사, 작가, 논문과 통계 강사이며, 한 아이의 아빠 정규형입니다. 박사학위논문은 ‘지역 노인자살률 변화에 관한 연구 - 사회자본관점을 중심으로 -’입니다.
Q2. 작성하신 박사학위논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어요?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2016년까지 13년간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와 함께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노인자살률은 2016년 기준 노인인구 10만 명 당 53.3명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2~3배 이상 높아 심각한 상황입니다.
물론 노인자살률은 2010년 81.9명에서 2016년 53.3명으로 2010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치상 파악할 수 있으나,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노인자살률 변화 양상을 검증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노인자살률의 변화와 사회자본과의 관계도 함께 확인해 보았습니다. 2014년 기준 자살에 대한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은 6조 4,769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굉장히 큰 비용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손실비용을 줄이고 자살예방에 효과적,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는데, 사회자본이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자살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이나 인력 투입 등을 위해 예산이 투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지역사회에 있는 사회자본 즉 신뢰, 호혜성, 연결망, 참여 등을 높여주는데 초점을 둔다면 자살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실제 많은 연구들을 통해서 사회자본이 자살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자본과 노인자살률의 변화와의 관계를 검증하여 어떠한 사회자본 요인이 노인자살률 변화에 효과적인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사망원인통계와 주인등록연앙인구자료를 통해 251곳 지자체의 노인자살률을 계산하였고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전반적인 경향성을 검증한 결과 자유모수변화모형 즉 각 년도마다 감소 속도는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노인자살률을 전체노인자살률, 남성노인자살률, 여성노인자살률로 구분지어 확인해본 결과, 남성노인자살률이 다른 노인자살률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사회자본 요인 중 노인자살률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조이혼율과 노인복지시설 비율, 노인사회참여율이었습니다. 즉 조이혼율이 낮을수록, 노인복지시설비율이 높을수록, 노인사회참여율이 높을수록 노인자살률이 더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복지시설의 경우 노인의 사회참여를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이므로 결국 노인사회참여라는 키워드에 주된 포커스를 둘 수 있습니다. 즉 노인사회참여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높여 사회적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장치로 정부에서는 노인자살과 관련된 계획이나 전략을 세울 때 노인의 사회참여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정책설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Q3. 앞으로 어떤 연구를 계획하고 있나요?
박사학위논문에서는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어떠한 변화를 갖는지 확인했다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노인자살률 변화 양상을 지자체별로 유형화하는 것입니다. 노인자살률 변화를 지자체 별로 유형화 한다면 노인자살률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하고 지자체 단위 노인자살예방 정책을 계획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합니다.
주요 분석 결과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지자체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감소형, 고수준 유지형, 중수준 유지형으로 크게 3유형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지금은 이 3유형으로 구분하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생애주기에 따른 한국의 자살률 유형화’입니다. 제3차 자살예방기본계획에서는 ‘생애주기별 자살예방 대책 추진’을 10대 과제로 선정할 정도로 중요시하고는 있으나 각각의 지자체가 생애주기별 자살률 현황을 정확하게 인식하여 대응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서 생애주기별 자살예방정책을 계획할 때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생애주기별 자살률 유형화라는 연구를 기획했습니다. 주요 연구 결과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생애주기별 자살률이 평균 수준인 ‘평균 자살률집단’과 청소년기 자살률이 다른 자살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청소년기 고자살률집단’, 청년기 자살률이 다른 자살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청년기 고자살률집단’로 지자체 250곳이 총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지금은 도출된 3유형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Q4. 연구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첫 아이가 태어난 지 이제 막 1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러니까 아빠가 된지 1개월이 지났는데요. ‘산모’, ‘엄마’, ‘아빠’라는 것을 직접 겪으면서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사회적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즉 겪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겪어보니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진짜 문제를 알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제 학위논문의 연구대상은 ‘노인’입니다. 연구를 하면서 ‘내가 노인을 정말 알고 연구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즉 아직 노인이 되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정말 노인을 이해하고 연구를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학부 때부터 노인복지와 관련된 일을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박사학위논문 주제를 정할 때는 노인의 심리 등이 아니라 노인에 대한 정책을 생각하면서 선정을 했습니다.
또 제 학위논문의 주된 키워드가 ‘자살’이잖아요. 이 전에도 자살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했었는데 특히 학위논문을 쓰면서 자살이라는 주제는 정말 무겁고 또 버겁기도 했습니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너무 쉽게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구가 끝난 후 이러한 심정을 글로 담아내고자 윤동주 시인의 ‘쉽게 쓰여진 시’를 오마주하여 작성했습니다.
자살과 관련된 논문을 썼다.
논문을 쓴다는 것.
내 생각을 온전히 글로 옮긴다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논문(論文)이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Q5. 소개하실 때 작가, 강사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이와 관련하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한번에 통과하는 논문’이라는 책을 시리즈로 해서 양적논문작성, SPSS 통계프로그램, Amos 통계프로그램으로 총 3권 저술하였습니다. 대학원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책 저자라고 하면 굉장히 높이 평가해주더라고요. 자랑하자면, 네이버 기준 베스트셀러입니다. 현재는 Stata 통계프로그램에 대한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 외에 논문과 통계, 그리고 대학원생활과 관련된 강의를 나가기도 하고 제가 직접 강의를 열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Q6.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의 좌우명은 ‘게을러질거면 죽어버려라’입니다. 게으른 것과 여유를 즐기는 것은 다른데, 이 전에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기 위해서 했던 행동들이 결국 여유조차 없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갖고 연구, 강의, 책 출판 등을 기획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최근에 저에게 커다란 변화가 생겼는데 바로 아이입니다. 여유? 그건 생각할 수도 없더라고요. 그래도 행복하게 여유가 없는 것이니 만족합니다.
추가적으로 부족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고자 직접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Qbrother의 논문과 통계, 그리고 대학원이야기’와 페이스북 페이지 ‘나는 대한민국 대학원생이다’에 제가 작성한 글을 모아서 책 출판과 유튜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규형이라는 학자를 계속 지켜봐주세요.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