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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이형곤 개인전 ‘떨림과 울림’ 작가의 내면과 우주의 생명력

발행일 : 2019-03-30 13:46:13

이형곤 개인전 <떨림과 울림(VIBRATION AND RESONANCE)>이 3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 전시 중이다. 전시 제목을 보면 인간 내면을 표현한 작품이 연상되는데, 우주의 생명력과 시공간을 표현한 작품을 보면서 관람객은 각자 내면의 떨림과 울림을 경험할 수도 있다.
 
◇ 이형곤 ‘떨림과 울림_11, 90×90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 옻칠’
 
‘떨림과 울림_11, 90×90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 옻칠’은 밝음과 어두움, 선명함과 중첩됨, 정사각형과 변형된 사각형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요소가 배타적으로 대립되지는 않고, 서로 다른 성질을 내면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떨림과 울림_11, 90×90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 옻칠’. 사진=이형곤 제공 <‘떨림과 울림_11, 90×90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 옻칠’. 사진=이형곤 제공>

그림 중앙의 밝은 부분에도 진하고 어둡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고, 그림 외곽의 어두운 부분에도 밝은 곳이 있다. 그림 속 사각형은 맨 가운데 정사각형 외, 그 정사각형을 둘러싸고 있는 사다리꼴에 가까운 사각형이 있는데, 사다리꼴에 가까운 사각형은 흰색의 굻은 테두리를 가진 하나의 사각형이라고 볼 수도 있고, 같은 모양 다른 크기의 두 개의 사각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밝은 공간에만 사각형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주변의 어두운 공간에서도 여러 개의 큰 정사각형을 찾을 수 있다.
 
울림과 떨림, 퍼져나감과 응축됨은 원 혹은 타원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흔히 생각할 수 있는데, ‘떨림과 울림_11’에서 작가는 네모의 세계에서 퍼져나가고 응축되는 사각형의 에너지 파장과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네모가 주는 파장과 에너지는 규칙 속에서 비대칭적 방향성을 갖는다고 작가가 생각했을 수도 있다.
 
◇ 이형곤 ‘떨림과 울림_37, 130×130cm, 장지, 분채, 옻칠’
 
‘떨림과 울림_37, 130×130cm, 장지, 분채, 옻칠’은 <떨림과 울림>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작품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원형이 명확하게 표현된 작품도 있고, 원형이 주변으로 퍼져나간 듯 표현된 작품도 있다.

‘떨림과 울림_37, 130×130cm, 장지, 분채, 옻칠’. 사진=이형곤 제공 <‘떨림과 울림_37, 130×130cm, 장지, 분채, 옻칠’. 사진=이형곤 제공>

원형에서부터 시작하는 떨림과 울림은 자연스러운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림 속 동그라미는 지구를 비롯한 행성으로 보이기도 하고, 사람의 눈으로 보이기도 하고, 만물 근원에 있는 핵심 물질이라고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우주와 생명의 떨림과 울림을 작품에 표현했는데, 창작 과정 중과 작품을 완성한 후 작가가 새롭게 느꼈을 떨림과 울림이 궁금해진다.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깨달음과 감동을 받았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림을 계속 쳐다보면 관람객 각자의 시선과 마음에 따라 새로운 게 보일 수도 있다.
 
◇ 이형곤 ‘떨림과 울림_34, 125×125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
 
‘떨림과 울림_34, 125×125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을 보면 하나의 떨림과 울림이 아닌 여러 가지, 여러 형태의 떨림과 울림의 존재와 모습을 인정하고 같은 크기와 비중으로 존중했다고 느껴진다.

‘떨림과 울림_34, 125×125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 사진=이형곤 제공 <‘떨림과 울림_34, 125×125cm, 장지, 분채, 아크릴물감’. 사진=이형곤 제공>

옻칠을 하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날 것의 느낌이 전달되기도 한다. 서로 비슷하지만 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고 작가가 생각하는 우주 혹은 시공간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떨림과 울림_34’에는 크게 두 가지 색이 사용됐는데, 빛과 에너지의 유무를 표현한 명암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다. 강한 빛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면 다른 영역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각자의 영역에서 비슷한 정도의 색과 밝기를 부여한 것을 보면 작가는 우주 속 떨림과 울림에도 보편적인 공평함이 있다고 여기거나 혹은 그러기를 바란다고 느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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