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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12번째 솔저’ 나라면 ‘얀’을 도울 수 있을까? 숨어있는 영웅들도 진짜 영웅들!

발행일 : 2019-04-01 11:39:30

해럴드 즈워트 감독의 <12번째 솔저(Den 12. mann, The 12th Man)>는 제2차 세계대전 나치에 점령된 노르웨이의 저항군 12명이 투입된 ‘마틴 레드 작전’의 실화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작전에 실패했을 때부터 영화는 시작되는데, 관객 또한 영화 초반부터 공격자가 아닌 수비자, 도망자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감독이 밝힌 바와 같이 전쟁 서사이기에 앞서 인물 드라마, 인물 중심의 액션 영화인데, 숨어있는 진짜 영웅들 또한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 작전이 실패했을 때부터의 이야기! 관객은 영화 초반부터 공격자가 아닌 수비자, 도망자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영화는 작전이 실패했을 때부터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굳은 의지와 결의로 작전을 시행하다가 좌절을 겪는 과정을 공유하기보다는 작전 실패 후 유일하게 생존해 탈출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공유하는 것이다.
 
노르웨이 저항군 12명 중 11명은 작전 도중 발각돼 체포되고, 얀 불스루드(토마스 굴레스타드 분)만 총상을 입은 채 탈출에 성공하지만, 혹독한 추위와 험난한 설산 속에서 냉혹한 나치 친위대 쿠르트 슈타게(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분)의 집요한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관객은 영화 초반부터 공격자가 아닌 수비자, 도망자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영화를 따라가며 반전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반전된 이후부터 따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전쟁 상황에서는 <12번째 솔저>와 같이 느낀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기는 과정에서는 실감하지 못하다가 준비하지 못한 채 피난을 가거나 도망을 가게 된 경험을 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 전쟁 서사이기에 앞서 인물 드라마! 인물 중심의 액션 영화!
 
“나에게 이 영화는 전쟁 서사이기에 앞서 인물 드라마다. 보편적인 전쟁 영화라기보다는 육체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을 모두 아우르는 인물 중심의 액션 영화로 그리고 싶었다.”라고 감독은 밝힌 바 있다.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관객은 사건과 상황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보다는 얀에 감정이입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영화 시작을 마틴 레드 작전 자체보다는 얀의 탈출로부터 시작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카메라는 얀의 시야로 바라보기보다는 얀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다. 감독은 얀의 내면을 무척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영화의 시선, 카메라의 시점은 전지적 시점, 전체적 시점은 아니고, 얀의 시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얀을 도운 사람들의 시점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할 수 있다.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그렇지만 두려움과 공포로 인한 환각에 시달릴 때는 얀의 시야로 바라본다. 얀의 내면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더욱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얀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12번째 솔저>는 실화라는 점이 더욱 감동적인데, 배우들은 정말 힘든 연기를 펼쳤다. 실존 인물에게는 실제 상황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아찔하게 느껴진다.
 
◇ 얀을 도운 사람들! 나라면 얀을 도울 수 있을까? 숨은 영웅들도 진짜 영웅들!
 
영화 속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라면 얀을 도울 수 있을까? 나와 내 가족들의 생명을 담보로 얀을 도울 수 있을까? 나라면 저런 잔인한 고문에 얀의 존재를 밝히지 않고 지켜줄 수 있을까? 해야만 한다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실제로 행하는 것은 다를 수 있기에, 사람들은 확신을 가질 수도 확신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얀도 영웅이지만, 얀의 말처럼 얀을 지켜준 사람들도 진정한 영웅이다. 얀은 특수훈련을 받은 군인이지만, 구드룬 그뢴볼(마리 블로쿠스 분)을 비롯해 얀을 도운 사람들은 그런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민간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탈출하는 과정 중에서 얀을 도운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돕지 않거나 배신하고 얀을 고발했으면, 다른 모든 사람들의 도움이 물거품이 됐을 수도 있다. 책임감 있는 순록 또한 중요한 영웅이다.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2번째 솔저’ 스틸사진.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12번째 솔저>에서 얀은 나치에 대항할 마지막 희망이었다. 얀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고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필요했다. 얀이 그들에게 희망이자 기적이었다는 점은, 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왜 얀을 도울 수 있었는지 왜 영웅적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 절절하게 공감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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