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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자백’(10) 최도현 변호사의 눈에 흐르는 눈물은, 노선후 검사가 흘리는 눈물인가?

발행일 : 2019-04-22 14:04:45

김철규, 윤현기 연출, 임희철 극본, tvN 토일드라마 <자백> 제10회에서 최도현(이준호 분)이 노선후의 카메라를 경찰, 검찰에 제출하지 않고 챙긴 이유는 무엇일까? 증거인멸, 증거조작에 대한 우려는 단지 드라마적 설정이 아닌 현실과 너무 닮아있다. 제10회 마지막에 진여사(남기애 분)와 대화하면서 최도현이 흘린 눈물은 노선후 검사의 심장이 울어서 흘린 눈물일 수도 있다고 느껴져 매우 마음이 아프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최도현 변호사가 노선후 검사의 카메라를 챙긴 이유는? 경찰, 검찰에 제출하지 않은 이유는?
 
허재만으로 신분세탁한 조기탁(윤경호 분)의 비밀 공간을 발견한 최도현은 노선후 검사의 카메라를 그곳에서 찾게 된다. 최도현과 기춘호(유재명 분)는 범죄의 증거물이 될 수도 있는 카메라를 경찰이나 검찰에 제출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제8회 방송에서 하유리(신현빈 분)가 “모든 게 다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거잖아. 김선희 살인 사건, 한종구, 10년 전 창현동 살인 사건, 거기에 도현이 아빠랑 우리 아빠, 노선후 검사 사고까지”라고 말했던 것처럼, <자백>의 모슨 사건은 하나의 거대한 악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을 최도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예상할 수 있다. 증거인멸과 증거조작이 뻔하게 예상되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더욱 큰 문제는, 최도현의 선택과 시청자들의 공감이 단지 드라마적 설정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백>에서의 증거인멸과 증거조작이 현실과 너무 닮아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더욱 분노할 수도 있고 과하게 몰입, 감정이입돼 더 힘들 수도 있다.
 
16부작 드라마이기 때문에 여섯 번의 방송이 남았는데, 시청자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가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하게 된다. 열혈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비해서는 시청률이 높다고 할 수는 없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역주행 가능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살인자 전문 변호사 최도현? 최도현의 눈에 흐르는 눈물은, 노선후가 흘리는 눈물인가?
 
진여사가 스스로 심장외과 전문의였고, 10년 전 자기 아들인 노선후 검사의 심장 이식 수술을 마지막으로 했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그 심장이 최도현이 이식받은 심장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이 장면에서 남기애와 이준호가 서로의 감정을 강한 어조로 표현했으면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내뿜는 감정을 받았을 것인데, 겉으로 발산하기보다는 안으로 더욱 깊게 들어가는 감정을 전달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마음속으로 더욱 깊게 빨려 들어가게 된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에서 이준호와 남기애의 연기력에 더욱 감탄하게 되는 이유는 강약 조절, 완급 조절이 강하다는 것이다. 질주할 때의 연기뿐만 아니라, 외적으로 질주할 것 같을 때 멈춰서서 내면으로 더욱 깊숙하게 들어가는 연기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은 두 배우에 대해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두 배우의 디테일한 감정 표현과 감정 소통이 연출의 디렉팅에 의한 것인지, 배우 각자의 해석과 표현력에 의한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또 다른 작품에서, 이준호와 남기애가 서로 반대편에서 대결하는 연기를 펼친다면 어떤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할지도 궁금해진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설희와 김정화의 관계는? 무기 로비스트 제니 송은 빈 공간을 채우는 역할이 아니라 큰 사건의 연결고리를 잇는 역할일 수도 있다!
 
<자백> 제10회는 설희/김선희(심민 분)와 무기 로비스트 제니 송(김정화 분)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제니 송은 김선희 살해범이 누구인지를 찾고 싶어 하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10억 원, 20억 원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알고 싶은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복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제니 송은 설희의 친언니인가? 아니면 같은 일을 했던 동료였을까? 제니 송은 무기 로비스트이기 때문에 계약의 성사를 위해 계약 당사자들과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맞춰줘야 하는데, 김선희 살해범이 누구인지에 따라 제니 송의 자세와 위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니 송은 업무지향적인 일을 하면서도 다분히 감정지향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자백> 제10회는 보여주고 있는데, 시키는 대로 살인을 저지르던 업무지향적인 인물인 조기탁의 감정이 흔들리고 있는 것과 함께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에 변화와 반전을 줄 수 있다고 예상된다.
 
<자백> 전반부가 누가 범인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후반부는 왜 범행을 저질렀고 그것을 어떻게 증명하고 단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질 수도 있다. 이 또한 현실과 너무 닮아있다는 점은 매우 씁쓸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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