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영화

[ET-ENT 영화] ‘배심원들’ 박형식! 관객과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인물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디테일 강한 연기력

발행일 : 2019-05-04 22:21:33

홍승완 감독의 <배심원들(Juror 8)>은 2008년 국민참여재판을 재구성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8번 배심원인 권남우(박형식 분)는 가장 관객에 가깝게 느껴지는 인물이다. 영화 속 인물인 권남우의 장점이 배우 박형식의 장점으로 느껴질 정도로, 박형식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디테일 강하고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다.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제도! 진실을 바라보려는 또 다른 눈인가, 감정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또 다른 변수인가?
 
<배심원들>은 2008년 국민참여재판의 첫 재판을 재구성해 만든 작품이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 제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서 깨닫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영화에는 등장하지는 않지만, 일반 재판에 판사, 검사, 변호사가 관여한다면, 배심원 제도의 재판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배심원 외에 법정전략가가 등장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검사와 변호사는 법에 기준을 두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맞지만 일반적인 국민정서에는 부합하지 않은 의견이나 주장을 내세울 수도 있다.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일반 재판에서는 법리적 검토만 하면 되지만, 배심원 제도의 경우 아무리 법리적으로 맞는 논리와 증거일지라도 배심원의 정서에 맞지 않으면 재판에 근거로 들지 않는 것만 못한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변호사가 법리적 검토를 한다면, 그 법리적 검토 결과가 배심원들의 정서를 해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법정전략가가 한다.
 
<배심원들>은 일반 사람들의 시야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권리를 살펴보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의 구제책을 다루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다. 영화가 흥행할 경우 후속편 영화에 대한 관객 요구가 이어질 수 있는데,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이기 때문에 다른 사건으로 후속편을 만들기보다는 배심원과 법정전략가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오가는 작품을 만들 경우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 드라마, 뮤지컬에 이어 영화까지! 박형식의 시대가 온다!
 
<배심원들>에서 8번 배심원인 권남우는 가장 관객에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이다. 영화를 직접 보면 일반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들 중에서도, 박형식이 가장 관객과 같은 인물이라고 느껴진다.
 
그렇지만 권남우는 근본적인 것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을 던진다. 상황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보여주면서도, 사건과 사람을 꿰뚫어보고 내면 심리에도 뛰어남을 발휘해 눈에 보이는 것 이전에 있는 더 근본적인 것을 건드린다.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박형식의 힘을 빼고 하는 연기, 연기하지 않는 것 같은 연기는 박형식이 그냥 권남우 같다고 느껴지게 만든다. 근본을 건드리고, 모른다는 것에 솔직하고, 확신이 없을 때 있는 척하진 않는 모습은 권남우 캐릭터의 매력인데, 박형식의 진짜 매력으로 느껴질 정도로 박형식의 연기 몰입도는 뛰어나다.
 
톡톡 튀는 존재감을 발휘하기보다는, 몇 십 년 연기한 베테랑 연기자들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도 디테일한 감정을 놓치지 않는 박형식을 보면서 앞으로 박형식의 시대가 펼쳐질 수도 있겠다고 기대하게 된다.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 정말 억울한 상황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 살면서 누구나 정말로 억울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한 번은 있다. 살인죄의 누명까지는 아닐지라도 진짜 억울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정말 억울한 상황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파렴치한 범죄자처럼 보였던 피고인(서현우 분)이 억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관객은 점점 감정이입하게 돼, 영화에서처럼 정말 내가 억울할 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갈망을 더욱 크게 할 수도 있다.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권남우와 함께 배심원인 윤그림(백수장 분), 양춘옥(김미경 분), 조진식(윤경호 분), 변상미(서정연 분), 최영재(조한철 분), 장기백(김홍파 분), 오수정(조수향 분)의 모습을 보며 관객은 각자 자신의 주변 인물을 떠올릴 수도 있고, 재판장 김준겸(문소리 분)처럼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기를 바랄 수도 있을 것이다.
 
◇ <배심원들>은 특A급 배우 없이 대흥행하는 또 다른 기록을 남길 것인가?
 
<배심원들>은 음악의 사용이 절묘하다.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극적 긴장감 부여해 관객이 바로 몰입하게 만드는데 탁월함을 발휘한다. 평범한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강한 감동을 전달하는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배심원들’ 스틸사진. 사진=CGV 아트하우스, 반짝반짝영화사 제공>

법원장(권해효 분)과 경위(최영우 분)가 철저하게 업무지향적이지는 않고 인간적인 매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다소 허당기도 있어 보인다는 점은, 관객들에게 불필요한 껄끄러움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라고 생각되는데 흥행의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선택이라고 여겨진다.
 
<배심원들>은 특A급 배우 없이 대흥행하는 또 다른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 만약 <배심원들> 또한 괄목할만한 흥행을 한다면, 한국 영화가 스토리텔링에 더욱 집중하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