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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자백’(14) 차중령을 죽인 사람은 박시강인가, 오택진인가? 누가 주범인가? 박명석이 진짜 악의 축 몸통인가?

발행일 : 2019-05-06 17:36:43

tvN 토일드라마 <자백> 제14회를 보면 차중령 살해 사건의 진짜 범인은 대통령 박명석의 조카인 국회의원 박시강(김영훈 분)인지 유광기업 오택진 회장(송영창 분)인지 추정할 수 있다.
 
박시강과 추명근(문성근 분)이 아닌 박명석이 진짜 악의 축 몸통일 수 있다는 가정은, 두 번의 방송을 남겨둔 채 최도현(이준호 분)이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말하는 모습과 연결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자백> 스타일의 공표
 
<자백> 제14회에서 기춘호(유재명 분)는 차중령 살해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기자들 앞에서 공표한다. 기자로 참석한 하유리(신현빈 분)는 이름을 거론하며 질문하고, 때맞춰 문을 열고 들어온 최도현은 재심에 대한 의지를 명확하게 기자들에게 밝힌다.
 
수사를 못 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공표하고 이슈화함과 동시에 상대방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자백>의 등장인물들은 이전에도 자신의 패를 직접 상대방에게 친절히 알려주었기 때문에, 이번 선택도 뜬금없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의지를 담은 판타지적 인물 설정인가, 현실에서 실제로는 없는 인물 미화인가?
 
<자백>을 보면 실제 저런 인물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저런 인물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불이익을 무릅쓴 형사 기춘호는 판타지적인 인물인가, 실제로는 없는 경찰 미화인가? 차중령 살인사건 재심의 필요성을 말하며 재판에서 공정성을 지키려고 하는 나판사(박미현 분)는 판타지적인 인물인가, 실제로는 없는 판사 미화인가?
 
양인범 부장검사(김중기 분)는 양심을 지켜 진실을 밝힐 것인가? 만약 밝힌다면 양인범은 판타지적 인물인가, 실제로는 없는 검사 미화인가? <자백>에서 양인범은 본인의 선택과 결단에 따라 구시대의 잘못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닌,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인물이 될 수 있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조기탁(윤경호 분)이 범행을 전부 자백하고 죗값을 치르겠다는 선택을 스스로 할 것인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 조기탁은 판타지적 인물인가, 실제로는 없는 살인범 미화인가? <자백>은 시청자가 서로 다른 해석을 해도 가능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자백>에서 은서경찰서 강력팀장 서근표(정희태 분)가 스파이인 것 같은 의심을 가진 시청자도 많다. 진실은 무엇일까? 인물 소개에서 보면 서근표는 앞부분에 배치돼 있는데, 아직까지 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하게 됐을 수도 있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최필수의 선택?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었을까?
 
<자백>에서 최도현의 아버지 최필수(최광일 분)는 눈앞에서 죽어가는 아들을 살릴 수 있다면, 살인자의 누명을 쓰는 것을 선택한다. 그러면서도 그 선택이 다른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을 때의 괴로움에 힘들어한다.
 
“세상 어느 아버지가 자식이 죽는 것을 보고만 있겠습니까?”라고 최필수는 말하는데, 실제로 현실에서는 모든 아버지가 그렇지는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자백>에서 부성애는 기본 정서일까, 판타지 코드 중 하나일까?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차중령을 죽인 사람은 박시강인가, 오택진인가? 누가 주범인가? 박명석이 진짜 악의 축 몸통인가?
 
차중령 살인사건에서는 세 발의 총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세 발이 모두 같은 방향이 아니고, 두 발만 같은 방향이고 다른 한 발은 다른 방향이었다는 점을 이전 회차의 방송에서 살짝 알려준 적이 있었다.
 
<자백> 제14회에서 단편적으로 보여준 장면에서 추정하면 박시강이 처음 두 발, 오택진이 마지막 한 발을 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주범일까? 최필수가 목격했을 때 차중령은 아직 살아있었다는 점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이전 회차에서 박시강은 오택진에게 죽인 사람이 당신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입하듯이 말했었다. 오택진은 그 말에 억울해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못했었는데, 제14회 방송에서 추정하면 단순히 지위 때문에 할 말을 못 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니송(김정화 분)은 죽기 전에 최도현에게 예약 메일로 비밀문서를 발송했다. 한국형 전투헬기 도입사업에 대한 이면계약서인 ‘블랙베어사업협약서’였는데, 최도현이 최필수에게 진실이 무엇인지 물으면서 꺼낸 자료에는 엄청난 것이 들어있었다. 16부작 드라마에서 마지막 두 번이 남은 상태에서 대반전의 암시일 수 있다.
 
‘블랙베어사업협약서’는 진짜 몸통, 진짜 원조 악의 축은 박시강이나 추명근이 아닌 대통령 박명석이라는 것을 알게 했다. 최도현과 최필수의 대화에서는 별도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협약서에는 삼천억 원의 리베이트와 비밀 유지 조항이 들어있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짧은 시간에 지나간 협약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날짜는 ‘2009년 02월 19일’이고 계약당사자는 ‘(갑) 대한민국 대통령(President) 박명석’과 ‘(을) 엔비테社 대표(CEO) Marco Kauftmann’이다. 정말 우연히 겹친 것이겠지만, 2009년이라는 시기, 갑의 이름과 을의 회사명은 실제 사건을 모자이크 처리해 일부만 보여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남은 두 번의 방송에서 박시강의 범죄와 박명석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있는 단서는, 지금까지 사건을 부인하고 있는 오택진의 양심선언으로 인한 번복이나 양인범의 양심선언으로 인한 결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예에 감춰진 녹음기 안에 무슨 내용일 들어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녹음기 설치자는 노선후 검사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오택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깨어나지 못한 한종구(류경수 분)가 제15회, 제16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아닐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검사는 왜 되신 거예요?”라고 양인범에게 진여사(남기애 분)는 묻는다. 진여사의 질문은 제작진이 시청자와 사회에 던지는 화두일 수도 있고, 양인범이 양심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드는 정서적 암시의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PPL 없는 드라마, 로맨스 없는 드라마
 
<자백>의 주인공들은 뜬금없이 샌드위치 먹으러 가지도 않고, 간판이 보이는 커피숍 창가에서 회의를 하지도 않는다. <자백>은 왜 PPL(Product Placement Advertisement) 광고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왜 PPL 없는 드라마라는 홍보를 하지 않는 것일까?
 
물론 ‘신현빈 패션’처럼 배우들의 의상과 소품이 관심을 받긴 하지만, 부자연스럽고 노골적으로 개인 PPL을 하지는 않는다. 시청자들은 PPL 없이 드라마에 집중할 수 있다. 여기서 PPL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뜬금없는 PPL이 드라마의 흐름을 끊고, 시청자의 감정선을 단절시키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는 점을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자백>은 로맨스 없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의 로맨스 코드는 시청자에 따라 호불호 갈리기도 한다. 대부분의 드라마에는 로맨스 코드가 기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로맨스 없는 드라마를 특히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자백>은 PPL도 로맨스도 없이 열네 번의 방송을 달려왔다. 두 회차가 남은 상태에서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최도현의 모습을 보면서,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에 대해 전체적인 면과 디테일, 연결 과정이 더욱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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