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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라플라스의 마녀’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연출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는?

발행일 : 2019-05-08 07:05:41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라플라스의 마녀(ラプラスの魔女, Laplace's Witch)>는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30주년 기념 대작이자 한국과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불가사의한 사망 사건, 자연현상을 예측한 살인은 첨단 과학기술과 윤리의 상충 문제를 일으키기에 관객의 호기심과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됐다.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그렇지만 직접 관람하면 연출에 대한 예비 관객의 우려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는데, 좋은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 우리나라나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다면 훨씬 좋은 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라플라스의 마녀? 불확실성이 없기 때문에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존재가 주는 호기심!
 
‘라플라스의 마녀’는 19세기 프랑스 천재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가 제창한 ‘라플라스의 악마’ 가설에서 나왔다. 라플라스는 모든 물질의 역학적 상태와 에너지를 알고 그 모든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능력과 지성을 갖춘 존재라면 미래까지 완벽히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계산을 통해 미래를 모두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를 ‘라플라스의 마녀’라고 불렀다.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즉, 불확실성이 없기 때문에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존재라는 뜻이다. 영화에 등장할 경우 미래 예측만 할 것인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기에 현재에 변수를 줘 미래를 바꿀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과학적 존재가 될 것인지 슈퍼 히어로가 될 것인지 결정될 수 있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는 영화이다.
 
◇ 일본의 초특급 배우들의 초호화 캐스팅, 겹치지 않는 배역의 캐릭터
 
<라플라스의 마녀>는 일본 초특급 배우들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배우들도 초특급이고, 배역의 캐릭터도 겹치지 않기에 뛰어난 연기 호흡을 기대할 수 있는데, 실제 관람하면 기대하는 바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형적 특성상, 단순 사고를 확신하는 지구화학 교수 아오에 슈스케(사쿠라이 쇼 분)와 보험금을 노린 살인 사건으로 의심하는 형사 나카오카 유지(타마키 히로시 분)의 대립에 관객들은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울지 따져볼 수 있다.
 
그렇지만 연쇄 살인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미스터리한 소녀 우하라 마도카(히로세 스즈 분)의 등장은 두 사람의 의견 중 하나를 선택하려 했던 관객을 흔들어 놓는다. 과거 황화수소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아마카스 켄토(후쿠시 소우타 분)와 영화감독 아마카스 사이세이(토요카와 에츠시 분)는 실질적으로 의문에 싸인 존재이다.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우하라 젠타로(릴리 프랭키 분)는 의사이자 뇌과학 박사인데, 관객이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을 의심스러운 불법 연구를 하는 인물로만 비치게 만든 이유는 의문스럽다.
 
◇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연출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는?
 
<라플라스의 마녀>는 무척 몰입감 있는 소재와 이야기인데, 노력하지 않으면 영화 초반에 쉽게 집중이 되지 않는다. 직접 관람하면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연출에 대한 우려가 왜 공존하는지 알 수 있다.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일본 초특급 배우들의 초호화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인 것을 보여주는데 집중한 나머지 내면 깊숙이 들어간다고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점은 보는 내내 아쉽게 느껴진다. 라플라스의 마녀가 개연성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책으로 먼저 이야기를 접한 관객들은 더 아쉬워할 것이다.
 
우리나라나 할리우드에서 만들었으면 정말 몰입감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시간이 지나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게 연출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마지막의 감동적인 메시지를 들으면 찡하는 마음에 눈물을 흘릴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너무 일본식 연출 구도에 갇혀 마지막 메시지도 잘 살리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라플라스의 마녀’ 스틸사진. 사진=루믹스미디어 제공>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처럼 보였지만, 디스토피아를 설파하려 했던 거 아니냐 느껴지는 반전은 충격적일 수 있는데, 너무 밋밋하게 표현돼 머리로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지 확 와닿지는 않는다는 점 또한 안타깝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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