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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로켓맨’ 부모에게 사랑, 관심, 인정을 받지 못한 엘튼 존의 결핍

발행일 : 2019-05-31 13:35:14

덱스터 플레처 감독의 <로켓맨(Rocketman)>은 엘튼 존(태런 에저튼 분)의 위대한 음악과 함께 그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았던 아픔과 상처를 바라본다. 부모에게 사랑, 관심, 인정을 받지 못한 엘튼 존의 결핍에 공감하는 관객은 많을 것인데, 영화를 보면서 치유와 힐링의 카타르시스와 여운을 선물받기를 기원한다.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무거운 소재를 담은, 신나고 즐거운 음악영화! 엘튼 존을 노래하라!
 
<로켓맨>은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영화 제목만 보면 슈퍼히어로 영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영화 또한 그런 분위기로 시작해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곧바로 엘튼 존의 이야기로 깊숙이 들어간다.
 
무거운 소재를 담은 신나고 즐거운 음악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뮤지컬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신 등 뮤지컬 영화적 요소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따라 부르고 싶게 만드는데 싱어롱 상영을 원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너무 빨리 악상이 떠올라 손이 못 따라갈 지경이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엘튼 존의 천재성을 영화는 보여주는데, 노래가 주변의 공기와 중력까지도 왜곡해버리는 감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은 무척 인상적이다.
 
◇ 부모에게 사랑, 관심, 인정을 받지 못한 엘튼 존의 결핍
 
<로켓맨>은 음악 못지않게 부모에게 사랑, 관심, 인정을 받지 못했던 엘튼 존의 내면에 관심을 가진다. 무책임한 아버지로 인해 사랑을 원했던 아들이 느낀 결핍에 공감할 수 있게 영화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엘튼 존의 아버지는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 아버지를 메마른 사람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아버지는 스스로 자신의 감정 자체를 막았을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마음을 주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주기 싫어서 더욱 모질 게 굴었을 수도 있고, 후에 아티스트가 될 정도로 민감한 아이에게는 그런 면이 느껴져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의 결핍, 동성애, 마약 등 <로켓맨>에는 불편한 요소가 있다. 영화를 보면 어쩌면 엘튼 존의 동성애는 생물학적 성향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받지 못한 사랑의 결핍이 원인이었을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추측되기도 한다.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약도 마찬가지이고,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광대 같은 모습과 광기로 무대에 오르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알아보고 스타가 되는 순간의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누군가 나를 쳐다봐주기를 바라는 내면의 갈증이 채워지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로켓맨>을 보면 어릴 적에 음악적 재능을 발휘했을 때도, 엘튼 존의 진가를 할머니는 인정해도 아버지는 인정하지 않았다. 어머니라도 사랑을 듬뿍 줬으면 좋았겠지만, 영원히 외로운 삶을 선택해서 계속 외로울 것이라는 저주 같은 말을 아들에게 던진다.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래와 음악 자체로는 부모가 자신을 쳐다보지 않았던 어릴 적 상처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엘튼 존은, 특이한 복장을 입음으로써 자신을 감추고 슬픔과 아픔, 분노를 분출했을 수도 있다. 본명이 아닌 예명 뒤에 숨었다는 것도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다.
 
치유 모임에 간 엘튼 존이 점점 특이한 복장을 하나씩 몸에서 떼어내는 모습은 그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원하는 사람이 되려면 과거의 너 자신을 버려야 한다는 영화 속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켓맨’ 스틸사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자기 자신을 부정하며 살았던, 아니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영화 속 엘튼 존의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많이 울 수 있다. 힘들지만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내 주변에 많을 수 있다. 내 의식은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각자의 나 또한 그런 사람일 수 있다.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게 두렵고, 자신의 감정에 직면하는 게 두려웠던 엘튼 존을 보면서, 아티스트로서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예민함을 가진 사람이 저런 두려움을 가졌으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공감하게 되고 마음이 더 아파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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