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드라마

[ET-ENT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3) 은섬은 아라문의 재림인가? 타곤이 데려간, 은섬의 형은 어디에?

발행일 : 2019-06-08 23:48:22

김원석 연출, 김영현, 박상연 극본,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3회까지 시청하면,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대사전달력보다 뉘앙스 전달력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섬(송중기 분)과 아라문이 비슷한 이미지를 지닌 존재인지 아니면 아라문이 진짜 재림한 인물이 은섬인지 제3회까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타곤(정제원, 장동건 분)이 데려간 아이와 은섬, 아라문과의 관계도 스토리텔링에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타곤이 아이를 데려간 이유 또한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데, 단지 호기심을 주기 위해 알려주지 않는 것인지 중요한 이유가 나중에 나올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대사전달력보다 뉘앙스 전달력에 더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이는 대사! 김옥빈과 고보결의 대사가 잘 들리는 이유는?
 
<아스달 연대기> 제3회는 아스달이 와한족을 잡아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반복하면서 느린 전개를 보여주다 갑자기 잔인한 장면으로 전환했다. 정말 신경을 많이 쓴 배경과 소품, 의상 등의 스펙터클한 미장센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받아들이는 시청자도 있고, 스토리텔링에 더 큰 의미를 둘 경우 지루하다고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제3회까지 진행된 <아스달 연대기>를 보면 대사전달력보다는 뉘앙스 전달력에 더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막으로 보는 외국 사람들이 더 많이 이해할 수도 있다. 이름을 비롯한 용어들이 너무 어려우면서도 비슷하기도 해 말로 들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자막으로 볼 때는 훨씬 편하게 이해가 될 수도 있다. tvN 본방사수가 아닌 넷플릭스로 볼 경우 이해가 바로 되지 않는 부분에서 잠시 멈추거나 다시 돌려볼 수 있기 때문에 자막을 통한 이해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는 판타지를 주기 위해 일부러 잘 들리지 않게 했을 수도 있다. 현대극과의 차별을 두기 위해 어투를 바꾼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김옥빈(태알하 역)과 고보결(채은 역)의 대사는 엄청 잘 들리는데, 태알하와 채은의 대사 속에 강력한 암시나 복선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클리셰로 느껴지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해 만든 <아스달 연대기>의 신선함을 저하시킨다는 점은 안타깝다. 클리셰는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나 이야기의 흐름을 뜻한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만들다’가 아닌 ‘만나다’라는 개념을 선택한 <아스달 연대기>, 적극적 성취와 창출 대신 소극적 수용을 채택한 이유는?
 
‘아직 국가와 왕을 만나지는 못했던 멀고 먼 옛날’이라는 표현으로 <아스달 연대기>는 시작했다. 국가와 왕의 개념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이야기를 만나지 못했던 시대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꿈을 꾼다고 표현하지 않고 꿈을 만난다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수련을 통해 꿈을 만나야 한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주체적으로 개념을 정립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신 혹은 다른 누군가가 만든 것)을 만난다는 개념을 <아스달 연대기>는 채택한다. 적극적 성취, 창출 대신 소극적 수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스달에게 침범 당할 수밖에 없었던 와한족의 성향을 나타내기 위함이었을까?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의 침략을 지속적으로 받은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아스달 연대기>의 이런 세계관은 불편하고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와한족이 사는 이아르크는 아직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땅이고, 그렇다고 야생의 에너지가 넘치는 땅도 아니다. 와한족도 마찬가지이다. 평화롭지만 나약하기에 언제든 무너질 위험이 있게 설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국가가 형성되기 이전인데, 연맹장의 힘은 왕 이상으로 강력하고 과학기술도 엄청난 발전을 했다는 점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청동기 시대인지, 철기 시대인지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유지했으면 확인하면서 시청하는 것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은섬과 아라문의 관계는? 이미지적 연결인가, 진짜 재림인가?
 
<아스달 연대기> 제1회에서는 아라문을 아이로 표현했다. 죽기 전 아사혼(추자현 분)의 눈에는 꿈에서 만났던 아이가 은섬과 겹쳐 보였고, 은섬을 아라문이라고 불렀다. 아라문이 나를 여기로 이끈 것인지, 내가 아라문을 여기로 이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는데,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복선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제3회까지는 아직 분명하게 알려주지는 않고 있다.
 
은섬이 탄 말 도우리가 ‘아스달의 창시자’ 아라문 해슬라의 말일 수 있다는 뉘앙스를 <아스달 연대기>는 시청자들에게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다. ‘전설 속의 말, 칸모르를 타고 달리는 은섬! 그는 전설의 재림인가?’라는 말은 의도적인 스포일러일지 아니면 역정보일지는 스토리텔링상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은섬이 아라문과 단순히 이미지적으로 비슷하다는 의미라면 아라문처럼 새로움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고, 아라문의 진짜 재림이라면 아라문이 창시했을 때의 초심과는 달리 지금의 아스달 연맹이 변질돼 있기 때문에 바로잡으러 온 것이 아닐까 예상할 수 있다.
 
타곤이 데려간 아이와의 관계는 무엇일까? 은섬과 아라문, 타곤이 데려간 아이와의 관계는 무엇일까? 타곤이 아이를 죽이지 않고 데려간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를 살리기 위해 두 명의 아스달 병사를 죽였는데 그럴만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혹시 아라문 또한 이그트였을까?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타곤이 데려간 아이, 은섬, 아라문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본격적으로 은섬과 타곤의 결투가 시작된다면 <아스달 연대기> 제3회까지의 논란은 작은 논란으로 그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을 것이다. <아스달 연대기>의 묘한 매력은 제4회를 무척 기대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