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SUV가 인기가 좋은 건 넉넉한 공간만큼이나 풍부한 첨단 기능도 한몫을 한다. 덩치가 커 다양한 기능을 넣을 수 있고, 여러 명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 기능이 잔뜩 들어있다. 풍요로움은 중형차가 주는 큰 즐거움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차마다 특색은 다르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유사한 기능들을 볼 수 있다. 과거 고급 선택 사양으로 들어갔던 웬만한 첨단 안전 보조 장치는 이제 신차에 기본 사양으로 달려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같은 듯 다른 중형 SUV의 똑똑한 기능들은 무엇이 있을까?
르노삼성 QM6에는 르노와 닛산이 협업해 만든 첨단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이를 ‘올 모드(All Mode) 4×4-i’라고 부르는데, 단순히 험로를 달리기 위한 네바퀴굴림이 아닌 일상에서도 알아서 안정적으로 달리기 위한 기능에 초점을 두었다.
다시 말해 모두를 위한 네바퀴굴림 시스템이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각도와 차의 속도, 커브 길을 돌 때의 기울기, 네 바퀴가 땅에 맞닿아 있는 정도 등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앞뒤 구동축에서 힘이 부족한 곳을 채워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운전자의 의도와 차의 움직임이 항상 일치하도록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다.
스위치 조작만으로 앞바퀴굴림인 ‘2WD’와 ‘오토’, ‘4×4 Lock’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2WD 모드에선 말 그대로 앞바퀴에만 힘을 보낸다. 우리가 일상에서 달리는 마른 도로처럼 굳이 뒷바퀴로 동력을 보낼 필요가 없을 때 사용하면 된다. 힘을 앞바퀴에만 보내기 때문에 네 바퀴로 달릴 때보다 연료를 적게 쓴다.
이와 함께 자동 긴급 제동(Active Emergency Braking System), 전방 추돌 경보(Forward Collision Warning), 차선 이탈 경보(Lane Departure Warning), 오토매틱 하이빔(Automatic High Low Beam), 사각 지대 경보(Blind Spot Warning), 운전 피로도 경보(Unstable Trajectory Alert) 등 첨단 안전 기능이 들어가 있다.
또한, 계기반 역할을 하는 7인치 풀 컬러 TFT 클러스터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네 가지 스타일과 다섯 가지 컬러를 조합해 총 스무 가지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는 ‘멀티 센스’와 연동된다. 뒤 범퍼 하단에 발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테일 게이트를 열 수 있어 양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때 편리하다.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은 스스로 주차 공간을 탐색하고 자동으로 운전대를 조작해 신속하고 정확한 주차를 돕는다. 평행·직선·사선 주차 모두 가능하다. 스마트키를 가지고 차를 떠나면 차가 스스로 문을 잠그는데, 짐을 들고 있거나 아이와 동반했을 때 특히 편리하다.
이 밖에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8.7인치 '에스-링크(S-Link)' 스크린, 실내 소음을 줄여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활성수소와 음이온을 만들어 실내 유해 물질을 제거해주는 이오나이저와 자동 탈취 시스템 등 모두가 쾌적한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첨단 기능이 들어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2019년형 싼타페를 내놓았다.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전 트림에 기본화하고 후측방 모니터, 후석 취침 모드 등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방향지시등 조작과 연동해 차로 변경 시 사각지대를 포함한 해당차선의 후측방 영역을 클러스터에 표시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 후측방 모니터(BVM, Blind-Spot View Monitor),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터널 진입 약 5초 전에 내기로 공조를 자동 전환해 실내 공기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돕고 앞유리 워셔액 작동 시에도 내기 공조로 자동 전환해 냄새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주는 터널/워셔액 연동 자동 내기전환 시스템, 스마트키로 시동을 걸 수 있는 원격 시동 기능 등을 신규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이와 더불어 국산 SUV 최초로 2열에 고화질 DMB 시청, 유튜브, 음악 및 영상 감상, 인터넷, 스마트폰 미러링 등이 가능한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간단한 조작으로 후석 스피커의 사운드를 줄여 후석에서 잠든 승객을 배려하는 ‘후석 취침모드’ 등 패밀리 SUV에 필요한 사양도 대폭 강화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초 2020년형 쏘렌토를 일찍 내놓았다. 디젤 모델 전 트림에 기존 기본사양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및 전방 충돌 경고(FCW),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이탈 경고(LDW),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 각종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을 기본 장착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 테일게이트에 속도조절기능을 탑재해 트렁크가 열고 닫히는 시간을 ‘보통’과 ‘빠르게’ 2가지 모드로 선택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이외에도 기아자동차는 쏘렌토 판매량의 1/4을 차지하는 인기트림인 ‘마스터’ 트림에 후석 승객 알림(ROA),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첨단사양을 추가한 프리미엄 콘셉트의 ‘마스터 스페셜’ 트림을 신설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갖춘 SUV가 늘어나면서 올해도 국내 시장에서 SUV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새로 출시되는 모델 역시 SUV 비중이 커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