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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9) 송중기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재미의 의미? 소문이라는 키워드?

발행일 : 2019-06-30 00:10:30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9회를 보면서 송중기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은섬 역을 소화하기도 힘들고, 사야 역을 소화하기도 힘든데, 그 이질적인 감정을 1인 2역으로 소화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재미의 의미와 소문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깊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너무 어렵게 전달되는 것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송중기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은섬 역을 소화하기도 힘들고, 사야 역을 소화하기도 힘든데, 그 이질적인 감정을 1인 2역으로 소화하다!
 
<아스달 연대기> 제7회에서 제9회까지 이어지는 인물의 감정에 집중하면 은섬과 사야, 1인 2역의 송중기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져 안쓰러워진다. 새나래가 죽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태알하(김옥빈 분)가 오길 기다렸고 그 앞에서 죽으려고 했던 모습을 보면서, 매우 안쓰럽게 느끼는 시청자도 있고 매우 무섭게 느끼는 시청자도 있었을 것이다.
 
사야가 얼마나 힘든지 눈치챈 탄야(김지원 분)는 너 도대체 뭘 기다리냐고 물으면서, 사야가 힘들지 않은 척하는 것을 알아본다. 사야는 거대한 한계 앞에서 감정을 죽이고, 그 분노를 완전히 응집하고 압축해 고밀도, 고강도의 복수와 반전을 실행한 것이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 사야의 모습은 사이코패스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사야가 반사회적 성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인 사이코패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이코패스가 무서운 것은 미쳐 날뛸 때도 정말 차갑고 이성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공감능력이 없기에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 즉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져 더 무서운 것이다. 내가 아파도 저 사람은 공감을 못하니까 더욱 무서운 것이다.
 
사야의 경우 미쳐 날뛰어야 되는데, 송중기는 사야를 너무 침착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 것이다. 가슴에 분노와 비수가 꽂혀서 철철 피 흘리고 있는데 그걸 연기에 쏟은 건가 싶어져, 감탄하게 되면서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은섬 역만 소화할 때보다 은섬과 사야의 1인 2역을 소화하면서 송중기 연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더욱 느껴진다. <아스달 연대기>에서 은섬이 물을 먹지 못하는 등 기본적인 삶이 침해받을 때의 감정을 송중기는 몰입해 보여줬고, 자신의 앞에서 동료가 자살하는 것을 봤을 때 미칠 것 같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절절한 연기를 보여줬는데 연기가 아닌 현실의 마음을 반영한 것 같은 진정성이 느껴졌다.
 
◇ 재미라는 단어가 계속 나온다! <아스달 연대기>에서 재미의 의미는?
 
<아스달 연대기> 제9회에는 ‘재미’라는 단어가 여러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반복해 나왔다. 인간에게 재미와 호기심은 어떤 의미일까? 재미와 호기심은 발전과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고, 타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여기서 인간에게 재미가 왜 필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두뇌 능력이 높아 생존으로 만족을 못 한다. 재미가 없으면 모든 게 다 있어도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듯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을 짐승과 구별하게 한 그 지능이 짐승을 지배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이런 모든 비극을 낳게 한다는 것을 <아스달 연대기>의 제작진은 말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권력의 암투, 전쟁 등에도 재미라는 요인이 강하게 작용해 파괴력을 키울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재미로 한다는 말처럼 무서운 게 있을까? 어린아이도 재미로 개미 한 군집을 다 죽일 수도 있다. 재미로 한 일이기 때문에 정작 본인은 가해자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잔인함을 느끼지도 않을 수 있다. 도덕, 논리, 당위, 이걸 다 뛰어넘어서 재미로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더 무서운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에 재미로 사람을 죽인다면,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보다 무서울 수 있을까? 뛰어나게 발달된 두뇌의 잉여작용으로 인해 인간만이 느끼는 재미와 유희가 있을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는 재미는 폭력과 잔인함의 극치를 만들 수도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어쩌면 <아스달 연대기>는 재미를 한 축, 인간에 대한 존중을 한 축으로 한 인간군상의 분포를 드라마에서 다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살기 위해 사야의 말을 따르겠다고 일단 결정한 탄야가, 사야의 말을 어기고 사야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알아본 이유는 궁금해서였는데, 궁금함과 호기심이 재미와 자극추구를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아스달 연대기>는 알려주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 제9회에 나온 ‘소문’이란 키워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야는 소문이 가장 무서운 신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두려움, 그를 이용한 신성, 어리석은 대중의 연결고리에 사야가 내민 소문이라는 카드가 어떤 작용을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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