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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1) 프로이디안 슬립을 통해 지진희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알려준다

발행일 : 2019-07-02 14:08:35

유종선 연출, 김태희 극본,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첫 방송(제1회)의 부제는 ‘(60일) 권한대행’이다. 첫 방송에서 박무진(지진희 분) 캐릭터와 시대 상황, 드라마 속 설정을 명확하게 표현하며 압축미를 보여줬는데,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된 박무진이 앞으로 의식의 영역과 무의식의 영역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첫 방송에서 박무진의 캐릭터와 시대 상황, 드라마 속 설정을 명확하게 표현한 압축미!
 
<60일, 지정생존자> 제1회는 빠른 전개 속에서도 관객에게 개연성을 불어넣는 방법이 인상적이다. 테러 발생 당일 오전 9시로 시간이동했는데, 시간이동을 좋아하고 호기심 유발에 관심을 가지는 우리나라 시청자들 중에는 첫 회를 보고 계속 시청해야겠다고 결심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박무진 장관의 캐릭터를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소신 발언과 행동으로 인해 환경부장관에서 잘리게 된 입장에서, 갑작스럽게 전개된 비상상황으로 법률에 의해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됐다. 박무진의 추락과 부활을 포함해 첫 방송부터 확실한 반전을 펼치며 전개됐기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제1회에서 박무진의 발에 카메라가 집중한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는 태연해 보이는데 불안한 심리를 발로 표현해, 박무진 캐릭터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것이다.
 
손은 상대적으로 의식적이지만, 발은 좀 더 본질적이다. 손의 움직임은 나도 바로 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바로 보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발의 움직임에는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기 때문에 마음이 필터링 되지 않고 발의 움직임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이 유체이탈을 경험할 때 발을 땅에 대라고 조언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발을 땅에 대면 현실감각이 돌아오기 때문인데, 상징적인 것 같은 행동에 생물학적 반응이 들어있는 것이다. 동물적 신호에 심리적 해결책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구두 잘 어울립니다, 박장관!”이라는 대통령 양진만(김갑수 분)의 말에 박무진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건드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박무진이 어떤 선택을 할지를 알려주는 정서적인 암시일 수 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한 자릿수 지지율의 대통령이 선택하게 되는 비굴함으로 인해 박무진은 잘리게 됐다가, 전화위복으로 생명을 구하고 대통령 권한 대행에 오르게 되는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60일, 지정생존자>는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해진다. 왜 정치판에만 들어가면 타락하게 되는지, 박무진 또한 그렇게 될 건지, 박무진은 그렇지 않은 판타지적 존재로 남을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지진희의 프로이디안 슬립
 
프로이디안 슬립(프로이트의 말실수, Freudian slip)은 실수인 것 같은 실언 속에 은연중 속마음을 들켜버리는 것을 뜻한다. <60일, 지정생존자> 제1회에서 박무진은 갑질하는 미국 협상단에 대해 실수 혹은 돌발 상황인 것처럼 통쾌하게 한 방 먹였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실수 같기도 하지만 본심이 드러난 것처럼 보이는 박무진의 행동은 대표적인 프로이디안 슬립으로 보이지만, 무의식중에 한 행동인 프로이디안 슬립이 아닌 의도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한 드라마는 열어두고 있다.
 
프로이디안 슬립은 박무진이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행동하면서 실수인 것처럼 본심을 드러내는 행동을 더 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의식적인 레벨에서 의도적으로 했을 경우 술수를 쓰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프로이디안 슬립으로 잘 표현된다면 박무진은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을 수 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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