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반(反) 디젤 분위기가 고조되고, 강화되는 배기가스 배출량 규제를 맞추는 데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고군분투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심감을 보이고 있는 브랜드들이 있다. 푸조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푸조는 디젤차를 판매하는 브랜드 다수가 곤혹을 치뤘던 ‘디젤 게이트’ 때에도 유일하게 논란이 되지 않은 브랜드이다. 또한 지난해 8월 PSA그룹의 푸조, 시트로엥, DS 오토모빌의 모든 승용차량은 일찍이 해외 WLTP 기준을 통과했으며, 국내에서도 국내 판매되는 전 차종이 업계 최초로 WLTP인증 기준을 통과함에 따라 차질 없이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푸조는 ‘디젤의 명가’로 알려져 있다. 효율적인 디젤 엔진을 만들어왔을 뿐 아니라, 환경을 고려하는 모델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일찍부터 배기가스 후처리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었다. 지금의 디젤 차량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DPF(Diesel Particulate Filter, 미립자 필터)를 2000년에 처음으로 개발한 업체가 바로 푸조가 속해있는 PSA그룹이다.
또한 푸조는 2013년부터 모든 디젤 차량에 PSA그룹의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와 DPF(Diesel Particulate Filter, 디젤 미립자 필터)를 기본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전 차종에는 SCR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으며, 모든 주행 조건에서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100여개의 수 많은 특허를 취득한 PSA그룹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이렇듯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선진적인 디젤 엔진 및 배기가스 저감 장치 기술을 확보 하고 있었기에 디젤 게이트, WLTP 인증도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현재 푸조는 내년 강화되는 유로 6.d 기준까지 충분히 충족해 향후에도 환경을 고려하는 디젤 모델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 필립 임파라토(Jean-Philippe Imparato) 푸조 CEO는 “푸조의 모든 모델들은 강화되는 규제를 완벽하게 준수할 것이며, 이를 윤리적으로 접근해 해결해 나갈 것이다”라며,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데에 따른 벌금으로 단 1유로라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고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유럽은 2020년까지 배출량 95g/㎞를 맞추지 못하면 3억 유로를 내야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탈 디젤 흐름과 WLTP 인증으로 다수 브랜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던 가운데에서도, 2008, 3008, 그리고 5008 SUV 라인업은 유럽 SUV 판매량 1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디젤 모델만 판매하는 국내에서도 SUV 라인업을 주축으로 2018년 총 4478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1% 성장을 이끌어 냈다.
폭스바겐그룹, FCA 등 여타 브랜드들이 디젤차 또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푸조는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효율적인 디젤차를 만들겠다고 당당히 말한다.
푸조는 향후 동력 전략으로 ‘멀티 에너지 플랫폼’ 전략을 내세웠다. 내연기관의 단종이 아닌, 윤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내연기관차와 동시에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아우르는 파워트레인의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 국가별, 지역별, 도시별로 규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현지 시장의 규제나 활용도, 고객의 선호도, 필요도에 따라 디젤, 가솔린, 전동화 파워트레인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탈 디젤 현상 속, 환경 규제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효율성도 만족시키는 디젤 엔진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푸조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